[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아성다이소(이하 다이소)가 한 뷰티 유튜버의 영상으로 자외선 차단 지수(SPF) 미달 논란에 휩싸였다.
'피부는 민동성'의 유튜버는 다이소에서 판매 중인 인기 선크림 10종에 대한 임상시험을 의뢰한 결과, 이 중 8개 제품이 'SPF 50+' 기준에 미달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다이소 측은 14일 "해당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식약처 기준을 철저히 준수한 안전한 제품이다. 객관적 재검증을 통해 강력히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이소 선크림 논란의 본질은 ‘누가 더 큰 목소리를 냈느냐’가 아니라, ‘어떤 데이터가 공식 검증을 통과할 수 있느냐’에 있다. 유튜브 채널 ‘피부는 민동성’은 다이소에서 판매 중인 선크림 10종을 시험한 결과 8개 제품이 ‘SPF 50+’ 기준에 미달했다고 주장했고, 시험 과정에서 일부 피험자에게 홍반과 화상 우려가 나타나 시험이 중단됐다고 폭로했다.
이 숫자만 놓고 보면 파장은 작지 않다. 10개 중 8개, 즉 80%가 표시 성능에 못 미쳤다는 주장은 단순 품질 이슈를 넘어 다이소의 초저가 뷰티 전략 전반에 대한 신뢰를 흔들 수 있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유튜버는 이 시험에 약 3000만원을 투입했다고 밝혔고, 대출까지 받아 검증을 진행했다는 서사를 더하면서 소비자 불안을 급속히 증폭시켰다.
그러나 현재까지 공개된 정황만 보면, 유튜버 측 데이터는 ‘문제 제기용 자료’일 수는 있어도 ‘공식 판정용 자료’로 보기에는 구조적 한계가 뚜렷하다. 다이소에 따르면 유튜버 측이 제시한 자료는 제품별 2~3명 수준의 가임상 결과이며, 시험기관명, 시험책임자, 성적서 번호, 로트번호, 사용기한 등이 확인되지 않는 엑셀 형태 문서였다고 주장한다. 만약 이 설명이 사실이라면, 이는 규제기관이나 법원이 채택할 수 있는 증거 수준과는 거리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핵심은 식품의약품안전처 기준이다. 식약처 ‘자외선 차단효과 측정방법 및 기준’은 자외선차단지수 측정 시 제품당 10명 이상의 피험자를 선정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도포량은 2.0mg/cm² 또는 2.0μL/cm²로 맞춰야 하며, 최종 SPF의 95% 신뢰구간은 평균값의 ±20% 이내여야 한다고 명시한다. 다시 말해 SPF 시험은 몇 명에게 발라보고 붉어졌는지를 보는 단순 체험이 아니라, 표본 수와 도포량, 판독 시간, 신뢰구간까지 관리하는 통계형 인체시험이라는 뜻이다.
이 대목에서 다이소의 반박은 형식 논리가 아니라 제도 논리와 맞닿아 있다. 실제로 공개된 법령 문구를 보면 SPF는 제품 미도포 부위의 최소홍반량과 도포 부위의 최소홍반량을 비교해 계산하며, 홍반 판정도 16~24시간 후 두 명 이상의 숙련자가 충분한 광원 아래에서 판독하도록 돼 있다. 따라서 2~3명 수준의 예비시험만으로 ‘SPF 50+ 허위 표시’라고 단정할 경우, 통계적 유의성과 시험 재현성 모두에서 반론 여지가 커진다.
그렇다고 다이소가 곧바로 면책되는 것도 아니다. 다이소는 논란이 된 8개 제품이 판매 전 기능성화장품 심사 제외 품목 보고서, 완제품 시험성적서, 인체적용시험 본 임상 결과 등을 확인한 안전한 제품이라고 설명했고, 국가공인 시험기관을 통한 공동 재검증도 제안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기존에 문제가 없었다”는 기업 설명보다 “그 자료를 지금 공개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해진다.
이번 사안을 더 민감하게 만든 것은 ‘화상’이라는 표현이다. 식약처 기준상 SPF 측정은 본질적으로 최소홍반량, 즉 피부에 홍반이 생기는 자외선 조사량을 확인하는 절차를 포함한다. 따라서 시험 중 홍반이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제품 자체가 위험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즉 그 홍반이 정상적인 시험 프로토콜 내 반응인지, 과도한 조사나 도포 불균일, 피험자 선정 오류 때문인지는 원자료 없이는 판단이 어렵다.
업계 내부에서도 유튜버 주장에 대한 의구심은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가시험 결과를 전체 제품의 SPF 미달을 입증한 확정 자료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고, 뷰티 전문가들 역시 "가임상 결과만으로 본 임상 통과 여부를 단정하는 것은 무리"라고 비판했다. 특히 국내 22개 임상기관 협의체 중 해당 의뢰를 받아 시험을 진행한 곳이 없다는 보도는, 시험 수행 주체와 프로토콜의 실체에 대한 추가 검증 필요성을 키우는 대목이다.
국제 기준을 봐도 방향은 같다. ISO 24444:2019는 선크림 SPF의 in vivo 측정법을 규정하는 국제표준으로, 사람 피부에 대한 자외선 차단 성능을 체계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기준을 제공한다. 실제 ISO 기반 시험 예시 자료에서도 유효 피험자 수 12명, 도포량 2.0mg/cm², 16~24시간 후 MED 판정 같은 조건이 제시되는데, 이는 한국 식약처 체계와 큰 틀에서 같은 검증 철학을 공유한다.
따라서 이번 논란의 진실게임은 감정전이 아니라 문서전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
첫째, 유튜버 측은 시험기관명, 시험책임자 서명, 원본 성적서, 제품 로트번호, 사용기한, 구매처와 보관 조건을 공개해야 하고, 둘째, 다이소는 자사 보유 본 임상 성적서의 핵심 수치와 시험기관 정보를 제3의 공인기관 검증과 함께 투명하게 제시해야 한다. 이 두 축이 맞물려야만 ‘소비자 경고’와 ‘기업 방어’ 중 어느 쪽이 사실에 더 가까운지 판별할 수 있다.
즉 유튜버의 폭로는 공적 검증을 촉발한 문제 제기로서 의미가 있지만, 지금 공개된 자료만으로 다이소 제품이 허위 표시 또는 위해 제품이라고 확정하기는 어렵다. 다이소 역시 자사 해명만 반복할 것이 아니라 원시험 데이터의 투명 공개로 신뢰를 입증해야 한다. 결국 둘 중 하나가 ‘거짓말쟁이’인지 여부는 말이 아니라 재시험 결과, 그리고 원본 데이터 공개 수준가 가를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