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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빅테크칼럼] 앤트로픽 "어려운 질문 다 받습니다"… 700조원 '몸값' AI기업의 '안정성 논란'에 정면 승부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앤트로픽이 AI 안전성 논쟁의 정면에 서겠다며 대중에게 가장 껄끄러운 질문을 직접 던져달라고 요청하는 초유의 이니셔티브를 가동했다. 726조원(약 4,830억 달러 환율 기준) 안팎으로 평가받는 이 회사가 스스로 비판의 도마 위에 오르겠다고 선언한 배경에는 치밀하게 계산된 신뢰 전략이 깔려 있다.


어려운 AI 질문 공개 모집 "직접 물어봐라"… 두 번째 대중 참여 실험

 

CNBC, investing, potato-ai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7월 9일 뉴스룸을 통해 'Inviting Hard Questions(어려운 질문 초대하기)' 캠페인을 공개하고, AI 안전성부터 경제·사회적 파급효과까지 대중이 가장 우려하는 질문을 접수해 그 해결 과정을 공개적으로 추적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2월 진행돼 올해 3월 결과가 나온 대규모 정성 조사의 후속편으로, 당시 앤트로픽은 클로드(Claude) 사용자 8만 508명을 대상으로 159개국, 70개 언어에 걸쳐 AI에 대한 희망과 두려움을 물었다. 이 조사는 사람이 아닌, 인터뷰 전용으로 설계된 'Anthropic Interviewer'라는 AI가 직접 인간을 인터뷰했다는 점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다국어 정성 연구로 기록됐다.

 

당시 결과에서 응답자의 81%가 AI가 이미 자신의 삶을 변화시켰다고 답했으며, 19%는 직업적 성취를 AI 활용의 핵심 기대로 꼽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번 'Hard Questions' 캠페인은 이 정서적 데이터베이스를 넘어, 대중이 직접 회사의 안전성·거버넌스 정책에 도전하는 질문을 제기하도록 문을 여는 두 번째 단계에 해당한다.

 

벤 버냉키 영입과 726조원 밸류에이션이 만든 타이밍


이 이니셔티브의 시점이 우연이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앤트로픽은 같은 날인 7월 9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진두지휘했던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회사의 독립 지배구조 기구인 '장기공익신탁(Long-Term Benefit Trust)' 위원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버냉키는 닐 버디 샤(클린턴 헬스 액세스 이니셔티브 CEO), 리처드 폰테인(국가안보 전문가), 마리아노-플로렌티노 쿠엘라르(국제관계 전문가)에 이어 신탁의 네 번째 위원으로 합류했으며, 위원들은 지분을 보유하지 않고 시간과 서비스에 대한 보수만 받는 구조다.

 

버냉키는 임명 소식에서 "인공지능의 잠재력은 엄청나며 그 결과의 범위도 마찬가지"라며 "앤트로픽은 AI의 장기적 혜택이 위험보다 훨씬 크도록 보장하기 위한 독특한 거버넌스 구조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앤트로픽 공동창업자이자 사장인 다니엘라 아모데이는 버냉키가 세계 최대 경제를 위기 속에서 이끈 경험이 첨단 AI가 노동시장과 경제에 미칠 영향을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초대는 회사가 5월 말 SEC에 비공개 S-1을 제출하고, 시리즈 H 펀딩으로 650억 달러를 조달해 기업가치 9,650억 달러(약 1450조원)를 인정받은 직후 나온 조치라는 점에서 상장을 앞둔 신뢰도 관리 전략으로 해석된다.

 

브랜드 캠페인 'Keep Thinking'과의 연계


이번 캠페인은 90초 분량의 영상 'There's Hope in Hard Questions'와 함께 클로드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됐으며, 이는 지난해 9월 시작된 앤트로픽의 첫 유료 광고 플랫폼 'Keep Thinking'의 연장선이다. 해당 플랫폼은 광고 대행사 Mother London이 제작을 맡아 올해 초 앤트로픽의 첫 슈퍼볼 광고까지 이어졌으며, 클로드를 인간 사고의 대체재가 아닌 '문제 해결사를 위한 도구'로 포지셔닝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신호인가, 실질적 책임인가


650억 달러 규모의 자금과 거의 1조 달러에 육박하는 밸류에이션을 등에 업은 앤트로픽이 스스로 비판의 화살을 자청하는 모습은, 상장을 앞둔 시점에서 "안전 최우선"이라는 브랜드 정체성을 시장과 규제 당국에 재확인시키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관건은 접수된 '어려운 질문'들에 대해 회사가 얼마나 구체적이고 검증 가능한 답변을 지속적으로 공개하느냐에 달려 있으며, 이는 AI 업계 전반의 회의론이 커지는 가운데 벤치마크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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