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그리스 데살로니키를 출발한 라이언에어 보잉 737-800 여객기에서 비행 중 객실 창문이 산산이 깨지며 승객 한 명이 기체 밖으로 일부 빨려 나가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급격한 감압 상황에서 승무원과 동승한 아내의 제때 대응으로 참사는 가까스로 피했지만, 저비용항공사(LCC)·보잉 737 계열기 안전성·정비 체계 전반에 경고음을 울렸다는 평가다.
이륙 직후 ‘창문 파손–급감압–비상회항’ 3단계
라이언에어 자회사 몰타 에어가 운항한 FR-1879편은 그리스 테살로니키 마케도니아 공항을 이륙해 독일 메밍겐으로 향하던 중 사고를 겪었다. 그리스 현지 언론과 AFP 통신, BBC에 따르면 이 항공기는 이륙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객실 창문 한 개가 ‘이탈(disloged)’하면서 기내 압력이 급격히 떨어졌고, 기장은 즉시 출발 공항으로 회항을 결정했다.
문제가 된 기체는 단일 통로 협동체 기종인 보잉 737-800으로, 전 세계에서 수천 대가 운항 중인 737NG(Next Generation) 계열의 대표 기종이다. 라이언에어는 400대 이상 737-800을 운영하는 유럽 최대 LCC 중 하나로, 이번 사고는 항공사 핵심 주력 기단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크다.
“머리와 어깨가 밖으로” 승객 부분 흡출…‘2018 사우스웨스트’ 악몽 재현
사고 당시 창문 인접 좌석에 앉아 있던 61세 남성 승객은 창문 파손과 함께 발생한 급감압으로 인해 머리와 어깨가 기체 밖으로 빨려 나가는 ‘부분 흡출(partial ejection)’ 상황에 놓였다. 동승한 아내와 객실 승무원이 즉각 몸을 붙잡아 안쪽으로 끌어당기며 기체 밖으로 완전히 배출되는 최악의 상황은 막을 수 있었다.
목격 승객들은 “창문이 깨진 직후 객실이 공황 상태에 빠졌다”, “남성의 상반신이 창밖으로 나와 있는 충격적인 장면을 봤다”고 증언했다. 산소 마스크가 떨어지고 승무원들이 해당 좌석 주변 승객을 낮은 자세로 안내하며 긴급 조치를 취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번 상황은 2018년 미국 사우스웨스트항공 보잉 737-700편에서 엔진 팬 블레이드 파손으로 파편이 객실 창문을 강타, 여성 승객 한 명이 부분 흡출 뒤 사망한 사건을 연상시킨다. 당시에도 기내 승객 140여 명과 승무원 5명을 태운 상태에서 창문 파손–급감압–비상착륙이라는 유사한 흐름이 전개됐다.
“엔진 파편이 창문 강타 추정”…보잉 737, 또 도마 위
그리스 언론은 이번 사고에 대해 “여객기 엔진에서 떨어져 나온 파편이 객실 창문을 파손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아직 그리스 당국의 공식 조사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사고 초동 분석의 초점은 엔진 구조적 결함, 정비 불량, 이물질 충돌(FOD) 가능성 등에 맞춰질 전망이다.
최근 몇 년간 보잉 737 계열기는 기종을 달리하며 반복적인 기체 구조·압력 관련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2024년 1월에는 알래스카항공 보잉 737 맥스 9 여객기에서 비행 중 동체 측면 도어 플러그가 통째로 떨어져 나가 객실 벽에 ‘구멍’이 생기는 사고가 발생했고,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같은 기종 171대에 대한 운항 중지와 전수 검사 명령을 내렸다.
비록 이번 라이언에어 사고 기종은 맥스가 아닌 737-800(NG)이지만, 최근 한국에서도 737-800 착륙 과정에서 랜딩기어 타이어 파손·이탈이 연달아 발생해 국토교통부가 관련 타이어에 전수 점검을 지시하는 등, 737NG 라인 전반의 안전성·노후화 이슈가 재부각되는 상황이다.
LCC 안전투자·보잉 리스크 재부각
라이언에어는 짧은 성명을 통해 “비행 중 객실 창문이 이탈해 승객 1명이 부상을 입었고, 항공기는 테살로니키로 안전하게 회항했다”며 사실관계만 확인했을 뿐, 엔진 파편 관련 보도나 정비 이력, 사고 기체 연식 등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부상 승객은 현지 공항에서 응급 처치를 받았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스 항공 당국은 이번 사고에 대해 정식 조사에 착수했으며, 조사 범위에는 엔진 제조사, 정비 기록, 운항 절차뿐 아니라 보잉 설계·제조 과정의 잠재적 결함 여부도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앞서 알래스카항공 737 맥스 9 도어 플러그 사고 당시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와 FAA가 도어 플러그 볼트 조립 불량을 핵심 원인으로 지목하고, 운항중단·전수점검·품질관리 강화 조치를 요구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은 “값싼 항공권”을 앞세운 LCC 비즈니스 모델이 정비 투입·예비기 확보·운항 여유분 등 안전 관련 비용을 얼마나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지, 그리고 보잉 737 계열기에 대한 규제 당국의 감시·검증이 적정 수준인지에 대한 글로벌 논쟁을 다시 촉발시킬 가능성이 크다.
향후 그리스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기종 점검 명령, 라이언에어와 보잉에 대한 소송·손해배상, 감독당국의 규제 강화 등 파장이 확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