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중국계 IT기업 한국레노버(대표이사 신규식)가 4000억원대 매출을 달성하며 외형 성장에는 성공했지만, 핵심 재무 구조와 관련된 중대한 의문들에 대해 구체적 답변을 내놓지 않으면서 ‘침묵 경영’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아일랜드 법인에 집중된 3160억원 규모의 특수관계자 거래, 영업이익을 상회하는 외환손실, 급격히 악화된 재무구조 등 민감한 이슈에 대해 구체적 설명을 회피하면서 시장과 고객, 비즈니스 파트너의 신뢰를 스스로 흔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특수관계자인 ‘Lenovo Ireland International Limited’에 집중된 3160억원 규모의 매입 거래는 논란의 핵심이다. 전기에는 홍콩 법인이던 주요 거래처가 단기간에 아일랜드 법인으로 전면 전환됐고, 이는 글로벌 IT 기업들이 활용하는 전형적인 이전가격 구조와 유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일랜드는 대표적인 저세율 국가로, 다국적 기업의 세무 전략 거점으로 활용되는 지역이다.
문제는 한국레노버가 이러한 구조에 대한 설명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뉴스스페이스는 ▲아일랜드 법인 거래 전환 배경 ▲이전가격 적정성 검증 여부 ▲영업이익률 2%대 고착 원인 ▲외환손실 135억원 발생 배경 ▲유동부채 4배 증가 ▲매출채권 급증 ▲이익잉여금 583억원 무배당 정책 ▲영업이익 보전 약정 등 총 10개 핵심 질의를 공식 전달했다. 이는 단순한 기업 내부 정보가 아니라, 고객·파트너·시장 참여자들이 합리적으로 요구할 수 있는 수준의 설명 책임에 해당하는 사안들이다.
그러나 한국레노버는 “이미 공시된 내용이거나 내부 경영 정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개별 질의에 대한 구체적 답변을 일절 거부했다. 형식적으로는 ‘법적 공시 충실’을 내세웠지만, 실질적으로는 핵심 쟁점에 대한 설명을 회피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이전가격, 이익 보전 약정, 환리스크 관리 등은 단순 공시를 넘어 기업의 지배구조와 경영 투명성을 판단하는 핵심 요소라는 점에서 이번 대응은 더욱 무책임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답변 거절’이 아닌 ‘책임 회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한 회계 전문가는 “이전가격과 특수관계자 거래는 합법 여부보다 ‘설명 가능성(accountability)’이 더 중요하다”며 “정상적인 구조라면 오히려 적극적으로 해명하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이어 “영업이익을 초과하는 외환손실, 급격한 부채 증가, 특정 해외 법인으로의 거래 집중은 모두 리스크 신호인데 이에 대해 침묵하는 것은 시장 신뢰를 스스로 훼손하는 행위”라고 덧붙였다.
실제 한국레노버는 당기 외화환산손실 70억원, 외환차손 65억원 등 총 135억원의 환 관련 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연간 영업이익(106억원)을 넘어서는 규모다. 또한 유동부채는 1년 만에 243억원에서 1032억원으로 4배 이상 급증했고, 이 중 733억원이 아일랜드 법인에 대한 매입채무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회사는 환리스크 헤지 전략 여부, 채무 조건, 유동성 관리 계획 등 기본적인 재무 안정성 관련 질문에도 답변하지 않았다.
고객과 파트너 관점에서도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다. 매출채권이 1129억원으로 급증하고, 미수금이 286억원으로 25배 이상 늘어난 상황에서 대손충당금은 43만원에 불과한 점 역시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이는 거래 안정성과 직결되는 문제이지만, 회사는 이에 대한 설명 역시 내놓지 않았다.
지배구조 역시 도마에 올랐다. 한국레노버는 네덜란드 법인이 100% 지분을 보유한 유일사원 구조로, 독립적인 이사회나 감사위원회 없이 운영된다. 이러한 구조에서 3000억원대 특수관계자 거래와 이익 보전 약정이 동시에 존재하는 것은 경영 독립성 훼손 가능성을 내포한다는 지적이다.
결국 이번 사안의 본질은 숫자가 아니라 태도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글로벌 기업일수록 ‘법적으로 문제없다’는 방어 논리를 넘어, 시장과 이해관계자에 대한 설명 책임을 다해야 한다. 그러나 한국레노버는 가장 민감한 질문들에 대해 “공시로 갈음한다”는 원론적 답변만을 반복하며 사실상 대화를 차단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 시장이 요구하는 것은 숫자가 아니라 설명”이라며 “침묵은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키우는 선택”이라고 꼬집었다.
4000억원 매출이라는 화려한 성과 뒤에 가려진 구조적 의문들, 그리고 그에 대한 ‘무응답’. 한국레노버가 이 침묵의 대가를 어떻게 감당할지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 아래는 본지가 한국레노버와 홍보대행을 맡고 있는 KPR(케이피알앤드어소시에이츠)에 발송한 10개 질의서 전문
질의 1. 아일랜드 법인 매입 집중 거래의 배경 및 이전가격 적정성
감사보고서 주석 14(특수관계자 거래)에 따르면, 당기(제22기) 중 'Lenovo Ireland International Limited'에 대한 매입 등 거래 규모가 3,160억원(이전가격 조정 188억원 차감 후)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됩니다. 이는 전기(제21기)에 홍콩 법인인 'Lenovo PC HK Ltd.'를 통해 이루어지던 2,739억원 규모의 거래가 당기에 아일랜드 법인으로 전면 이관된 것으로, 거래처 변경 규모가 매우 급격합니다. 아일랜드는 법인세 실효세율이 낮아 다국적 기업의 조세 구조 최적화 목적으로 자주 활용되는 국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에 다음 사항을 여쭤봅니다.
-전기 홍콩 법인에서 당기 아일랜드 법인으로 주요 매입 거래처를 전환하게 된 구체적인 경영적·구조적 이유는 무엇입니까?
-해당 거래의 이전가격이 독립기업 간 거래 원칙(Arm's Length Principle)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검증한 이전가격 보고서 또는 사전가격합의(APA) 등이 존재합니까?
-이전가격 조정 188억원의 구체적인 산정 기준과 조정 방식은 무엇입니까?
질의 2. 영업이익률 2.49%의 구조적 원인과 수익성 개선 계획
당기 매출액은 4,266억원으로 전년(2,999억원) 대비 42.2% 급증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106억원에 그쳐 영업이익률은 2.49%에 불과합니다. 매출원가율이 93.2%에 달하는 기형적인 원가 구조가 수익성 악화의 핵심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매출원가율이 93.2%에 달하는 구체적인 원인은 무엇입니까? 특수관계자인 아일랜드 법인 및 홍콩 법인으로부터의 상품 매입 단가 책정 방식이 이 원가율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까?
-매출이 42% 성장하는 동안 영업이익률이 2%대에 머무는 구조가 지속된다면, 이는 한국 법인이 단순 판매 대리점(Limited Risk Distributor) 역할에 머물고 있는 것이 아닌지요? 회사의 공식 입장을 말씀해 주십시오.
-향후 수익성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있다면 공유해 주시기 바랍니다.
질의 3. 영업이익을 상회하는 외환 관련 손실의 리스크 관리 체계
당기 손익계산서에 따르면 외화환산손실 70억원, 외환차손 65억원으로 환 관련 총 손실이 135억원에 달합니다. 이는 회사의 연간 영업이익(106억원)을 약 27% 초과하는 규모입니다. 전기(외화환산손실 37억원, 외환차손 47억원, 합계 84억원)와 비교해도 약 61% 급증한 수치입니다.
-영업이익을 상회하는 규모의 외환 손실이 발생한 구체적인 원인은 무엇입니까?
-회사는 현재 환리스크 헤지(Hedge) 전략을 운용하고 있습니까? 운용 중이라면 그 방식과 범위를 설명해 주시고, 운용하지 않고 있다면 그 이유를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특수관계자와의 대규모 외화 거래 구조를 유지하면서 환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향후 계획이 있습니까?
질의 4. 583억원 이익잉여금 전액 사내 유보 및 무배당 정책의 근거
감사보고서 주석 12(이익잉여금)에 따르면, 당기 및 전기 모두 이익잉여금처분액이 0원으로, 배당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누적 미처분이익잉여금은 583억원에 달하며, 이는 자본금(35억원)의 약 16.3배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당기 및 전기 연속으로 배당을 실시하지 않은 구체적인 이유는 무엇입니까?
-583억원에 달하는 이익잉여금의 향후 활용 계획(재투자, 배당, 자본 확충 등)은 어떻게 됩니까?
-유일사원인 'Lenovo International Cooperatief U.A.'(네덜란드 법인)에 대한 배당 계획이 있다면, 그 시기와 규모를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질의 5. 매출채권 1,129억원 급증 및 회수 가능성
당기말 매출채권은 1,129억원으로 전기말(717억원) 대비 57.4% 급증했습니다. 매출 성장률(42.2%)을 크게 상회하는 속도로 매출채권이 증가했으며, 이를 기준으로 산출한 매출채권 회수기간(DSO)은 약 97일로 길어졌습니다. 아울러 당기말 미수금도 286억원으로 전기말(11억원) 대비 약 25배 급증한 점도 주목됩니다.
-매출채권이 매출 성장률을 크게 상회하여 급증한 구체적인 원인은 무엇입니까?
-미수금 286억원의 주요 구성 내역은 무엇이며, 감사보고서 주석에 언급된 'Tax true-up'과 'Recharge 거래'의 구체적인 내용과 회수 가능성을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대손충당금이 당기말 기준 43만원에 불과한 것은 1,129억원의 매출채권 규모를 감안할 때 매우 낮은 수준입니다. 이에 대한 회사의 대손 위험 평가 기준을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질의 6. 유동부채 급증(1,032억원)과 매입채무 집중에 따른 유동성 리스크
당기말 유동부채는 1,032억원으로 전기말(243억원) 대비 무려 324.3% 급증했습니다. 특히 매입채무가 760억원으로 전기말(66억원) 대비 약 11.5배 폭증했으며, 이 중 아일랜드 법인에 대한 채무 잔액이 733억원에 달합니다. 부채비율도 146.8%로 전기말(41.6%) 대비 크게 악화됐습니다.
-아일랜드 법인에 대한 매입채무 733억원의 결제 조건(만기, 이자율 등)은 어떻게 됩니까?
-유동부채가 1년 만에 4배 이상 급증한 상황에서 회사의 단기 유동성 관리 계획은 무엇입니까?
-부채비율이 146.8%로 급등한 것에 대해 회사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으며, 재무 건전성 회복을 위한 계획이 있습니까?
질의 7. 영업이익 보전 약정(Profit Guarantee)의 구체적 내용과 독립성 훼손 우려
감사보고서 주석 10(우발부채와 약정사항)에 따르면, 회사는 특수관계자인 'Lenovo PC HK Limited'와 "상호협의된 계산에 의한 영업이익이 일정률을 초과하거나 미달할 경우 해당 금액을 보전받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있습니다.
-해당 영업이익 보전 약정의 구체적인 내용(보전 기준 영업이익률, 보전 한도, 계약 기간 등)은 무엇입니까?
-이 약정은 한국 법인의 영업 의사결정 독립성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것이 아닌지요? 즉, 본사의 이익 목표에 따라 한국 법인의 경영 전략이 좌우될 수 있는 구조 아닙니까?
-해당 약정이 한국 세법상 이전가격 과세 또는 부당행위계산 부인 규정의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십니까? 국세청과 이 부분에 대해 협의하신 내용이 있으신가요?
질의 8. Lenovo HK Services와의 서비스 수수료 거래 내용 및 적정성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특수관계자인 'Lenovo HK Services Limited'와 Finance, Human Resources, Technical Services 등을 제공하는 Support Service Agreement를 체결하고 있으며, 당기 중 해당 법인으로부터 26억원의 수수료 수익을 수취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해당 서비스 계약의 구체적인 내용(제공 서비스 범위, 수수료 산정 방식, 계약 기간 등)은 무엇입니까?
-반대로 한국레노버가 Lenovo HK Services에 지급하는 비용은 없습니까? 감사보고서상 해당 법인에 대한 채무 잔액(277억원)의 성격은 무엇입니까?
-이 서비스 계약이 독립기업 간 거래 기준에 부합하는 적정한 수수료 수준으로 체결되었음을 어떻게 입증하고 있습니까?
질의 9. 지배구조의 불투명성, 유일사원 체제와 사원총회 의결 구조
한국레노버는 'Lenovo International Cooperatief U.A.'(네덜란드 법인)가 유일사원인 유한회사 구조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이사회, 감사위원회 등 독립적인 내부 견제 기구 없이 사원총회가 최고 의결기관으로 기능하며, 사실상 해외 본사의 지시에 따라 모든 주요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구조입니다.
-현재 한국레노버의 내부 감사 기구 구성은 어떻게 됩니까? 독립적인 사외이사 또는 감사위원회가 존재합니까?
-아일랜드 법인과의 3,160억원 규모 거래, 영업이익 보전 약정, 서비스 수수료 계약 등 주요 특수관계자 거래에 대해 독립적인 내부 검토 절차가 존재합니까?
-유일사원 체제에서 한국 법인의 경영진(대표이사 신규식)이 해외 본사의 지시와 한국 법인의 독립적 이익 사이에서 이해 충돌이 발생할 경우, 이를 어떻게 처리하고 있습니까?
질의 10. 대표이사 및 경영진 보수 책정의 적정성과 성과 연동 기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당기 임직원 급여 총액은 65억 5,500만원, 퇴직급여는 7억 6,100만원으로 집계됩니다. 회사의 직원 수가 약 54명 수준임을 감안하면 1인당 평균 급여가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추산됩니다. 아울러 영업이익률이 2.49%에 불과한 상황에서 경영진 보수 책정 기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대표이사 신규식을 포함한 주요 경영진은 몇명이며, 누구인지 공개 가능하실까요? 그리고 주요 경영진 개인별 당기 보수(급여, 상여, 퇴직급여 포함)는 얼마입니까?
-경영진 보수는 한국 법인의 영업이익률, 순이익 등 재무 성과와 어떻게 연동되어 있습니까? 영업이익률이 2%대에 머무는 상황에서도 성과급이 지급되었다면 그 기준은 무엇입니까?
-경영진 보수 책정 과정에 독립적인 보상위원회 또는 이에 준하는 내부 검토 절차가 존재합니까? 보수 책정의 최종 결정권이 해외 본사에 있는 것은 아닙니까?
◆ 아래는 뉴스스페이스의 질의에 대한 한국레노버의 공식답변 전문
"한국레노버는 관련 법령과 회계기준에 따라 모든 재무사항을 성실하게 공시하고 있습니다. 특수관계자와의 거래를 포함한 회사의 제반 거래는 관련 세법 및 규정을 철저히 준수해 투명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회사는 한국 시장과 고객, 그리고 임직원에 대한 책임을 최우선으로 두고 책임 경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보내주신 개별 질의 사항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을 통해 관련 법령에 따라 이미 투명하게 공시된 내용이거나, 회사의 내부 경영 정보에 해당해 상세 내용을 공개하기 어려운 사안입니다. 이에 회사는 개별 항목에 대한 구체적 답변을 대신해 본 공식 입장으로 회신해 드리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