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전동식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가 2026년 생산 물량을 공개와 동시에 완판시키며,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공급 계약과 함께 공장 자동화 패러다임 전환의 ‘실물 신호’를 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내 3대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사인 보스턴 다이내믹스, 테슬라, Figure AI와 배터리 공급 계약을 잇달아 체결했다. 이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상업적 대규모 보급에 대한 업계의 자신감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행보라는 분석이다.
아틀라스, ‘복잡성 10분의 1’로 양산 체제 진입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새 전동식 아틀라스가 이전 모델 대비 복잡성이 “거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고 밝히며, 부품 수와 고유 부품 종류를 대폭 줄여 제조 공정을 단순화했다고 설명했다. 로봇 행동 디렉터 알베르토 로드리게스는 “부품 수가 훨씬 적고 제조 공정이 훨씬 빠르고 단순해졌으며, 그 결과 신뢰성은 높아지고 비용은 낮아졌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아틀라스 가격을 미국 제조업 근로자 2명을 2년간 고용하는 비용인 약 32만 달러(급여·복리후생 포함)보다 낮게 책정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인건비와 직접 비교 가능한 ‘ROI 기준 가격 책정’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2026년 물량 완판, 현대차·구글 딥마인드가 첫 고객
아틀라스는 CES 2026에서 상업용 모델 양산을 공식화한 직후, 2026년 생산분 전량이 현대자동차그룹과 구글 딥마인드에 배정되며 사실상 ‘완판’ 상태에 들어갔다. 현대차는 로보틱스 메타플랜트 애플리케이션 센터(RMAC)에, 구글 딥마인드는 AI 연구·실험 현장에 아틀라스를 투입할 예정이다.
현대모비스는 이 아틀라스의 액추에이터(구동기)를 독점 공급하며, 로봇 제조 원가의 약 60%를 차지하는 핵심 부품에서 글로벌 로봇 부품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차는 미국 조지아에 연간 3만대 규모의 아틀라스 전용 생산공장을 2028년까지 구축하겠다고 밝혔고, 이는 실제 ‘연 3만대’ 수준의 휴머노이드 양산 체제가 가시화됐다는 의미다.
LG에너지솔루션, ‘휴머노이드 3대장’ 배터리 잡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3대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으로 꼽히는 테슬라(Optimus), 보스턴 다이내믹스(Atlas), 피규어 AI(Figure 01)와 46시리즈급 원통형 삼원계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LG엔솔은 아틀라스 초기 개발 단계부터 46시리즈 원통형 셀을 공급해 왔고,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에도 배터리를 제공한 바 있으며, 현재 전 세계 6개 이상 주요 로봇기업에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 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2024년에는 미국 서비스·물류 로봇업체 베어로보틱스와 배터리 셀 공급·기술협력 MOU를 체결하는 등 로봇 분야에서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본격화한 상태다.
‘프로토타입의 종말’…휴머노이드, 양산 경쟁 본게임
골드만삭스는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2026년 10만대 규모에서 2030년 153만대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연평균 약 90%에 육박하는 폭발적 성장세를 제시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스틱스 MRC는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2024년 27억 달러에서 2030년 340억 달러로 커지며, 연평균 성장률(CAGR)은 52.2%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런 흐름 속에서 전기차 중심 사업 구조를 AI·로봇·드론 등으로 확장하는 ‘에너지 플랫폼 기업’ 전략을 내세우고 있는데, 휴머노이드 배터리 공급 계약은 그 전략이 실제 매출·설비 투자로 연결되는 첫 실물 성과로 볼 수 있다. 업계에서 “프로토타입 전시용 휴머노이드 시대가 끝나고, 양산과 공급망 구축 경쟁이 본게임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하드웨어는 앞서가고, AI·제어가 병목
알베르토 로드리게스는 “아틀라스의 하드웨어 역량이 AI 제어 시스템을 여전히 앞서가고 있다”며 “AI 역량과 제어 알고리즘이 하드웨어의 가치를 실현하는 데 주요 병목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액추에이터·배터리·메카닉 측면에서 상용화 수준에 근접했지만, 범용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제어 SW와 AI 스택이 아직 공장 현장 요구 수준까지 따라오지 못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결국 향후 몇 년간 휴머노이드 경쟁은, LG엔솔·현대모비스처럼 하드웨어 공급망을 선점한 기업과 더불어, 공정별 작업 데이터와 제어 알고리즘을 얼마나 빠르게 고도화하느냐의 ‘복합전’이 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