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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동산

[The Numbers] 미래에셋증권 1.2조 CP 발행과 SK하이닉스 전량 인수 의미…“반도체 머니, 채권시장 단비 넘어 입체적 자금운용"

 

[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미래에셋증권이 공모 CP로 1조2600억원을 조달하고, SK하이닉스가 이를 전량 인수하는 구조는 국내 단기 크레디트 시장에 ‘반도체 머니’가 본격 유입되는 상징적 거래로 평가된다. 향후 금리·수급 측면에서 채권·CP 시장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동시에, 미래에셋증권과 SK하이닉스 주가 모두에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 재료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장기 공모 CP 1.26조, 회사채 대신 택한 배경


미래에셋증권은 6월 29일 금융감독원에 총 1조2600억원 규모의 공모 기업어음(CP) 발행 증권신고서를 제출했으며, 오는 7월 9일 세 차례에 걸쳐 회차당 4200억원씩 발행할 계획이다. 액면 기준 발행총액은 1조2600억원, 할인대금 기준 실제 조달금액은 약 1조1242억원으로, 조달 자금은 은행 차입금·전자단기사채·기존 사모 CP 상환에 사용된다.

 

발행 금리는 연 4.05%로, 금융투자협회가 6월 말 고시한 AA0등급 무보증 공모회사채 2~3년물 민평금리(4.312~4.358%)보다 약 26~31bp 낮은 수준이다. 같은 AA+ 등급 증권사인 NH투자증권·KB증권의 2~3년물 회사채 금리(4.168~4.329%)와 비교해도 상대적으로 낮은 조달비용을 확보한 셈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애초 약 4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계획했다가, SK하이닉스가 장기 CP 전량 인수 의사를 밝히면서 조달 구조를 장기 공모 CP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2~3년 만기 자금은 공모 회사채로 조달하는 관행을 고려할 때, 이번 CP 선택은 ‘맞춤형 인수자(SK하이닉스)’를 전제로 설계된 비(非)전형적 구조라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SK하이닉스, ‘반도체 머니’로 CP 시장의 큰 손 부상


SK하이닉스는 올해 들어 증권사 CP·전단채를 집중 매입하며 단기 채권시장의 핵심 플레이어로 부상했다.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한 주에만 증권사 신탁을 통해 약 2조원 규모의 CP·전자단기사채를 매입했으며, 올해 전체 매입 규모가 20조원을 상회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회사는 6월 초 NH투자증권과 KB증권이 발행한 2년 만기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에도 참여하는 등 증권사 채권·CP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약 1조원 규모 단기물 투자는 CP 91일물 금리를 연초 연 3.27%에서 6월 27일 연 3.11%로 끌어내리는 데 기여했으며, 같은 기간 1·3년물 회사채 금리가 상승한 것과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의 잉여현금이 단기 채권시장으로 본격 유입되면서, 비우량 기업까지 포함한 단기 크레딧물 전반의 금리 안정·수급 완충 효과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한 채권시장 관계자는 “단기 크레딧물 전체를 뒤바꿀 정도로는 아니지만, 하루이틀이라도 강세를 만드는 ‘버퍼 효과’는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미래에셋·SK하이닉스, 사업·재무측면의 전략적 의미


미래에셋증권 입장에서 이번 거래는 ▲장기자금 조달비용을 회사채 대비 20~30bp 수준 낮춘 동시에 ▲발행어음·전단채·사모 CP 중심이던 단기 조달 구조를 공모 장기 CP로 다변화했다는 점에서 재무전략상 의미가 크다. 전문가들은 이번 발행을 “미래에셋증권의 첫 장기 공모 CP이자, 기존 사모·단기 위주의 CP 조달을 공모·장기로 확장하는 시그널”이라고 분석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초 발행어음을 활용해 1조1000억원 규모 DN솔루션즈 인수금융 차환을 주선하는 등 공격적인 자금·IB 전략을 병행해 왔다. 이번 1.26조 CP 발행 역시 은행차입·단기채 상환과 동시에 향후 IB·트레이딩 여력을 확보하는 수순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대형 발행어음+공모 CP’ 이중 구조를 활용한 공격적 자본 운용 기조가 강화되는 모습이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업황 개선과 HBM·AI 서버 수요 확대를 바탕으로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과 현금창출력을 확보한 가운데, 여유 자금을 단기 채권·CP 시장에 투입하는 전략으로 자산운용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증권업계는 SK하이닉스의 1조원 규모 단기채 투자가 “채권 시장에 단비”가 됐다고 평가하며, 실적 기반 잉여현금을 단기물로 운용하는 방식이 금리·수급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더 나아가 SK하이닉스는 미국 ADR 상장과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 편입 가능성을 배경으로 45조원 규모 글로벌 자금조달을 추진 중이며, 국내에서는 증권사 CP·전단채를 매입해 채권시장 ‘실탄’ 20조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병행하고 있어, 글로벌·국내를 아우르는 입체적 자금운용 전략을 구사하는 셈이다.

 

주가 영향에 관심…중장기 프리미엄은 플러스


먼저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이번 CP 발행은 ▲조달비용 절감(회사채 대비 약 0.3%p 낮은 금리) ▲단기물 상환·차입금 축소를 통한 재무구조 안정화 ▲SK하이닉스와의 전략적 관계 강화라는 측면에서 중장기적으로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을 뒷받침할 수 있다.

 

SK하이닉스의 주가에는 간접적인 긍정 효과가 기대된다. 막대한 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채권·CP 시장에 ‘큰 손’으로 참여하는 모습은, 투자자에게 ▲실적·현금 흐름의 질(quality of earnings) ▲보수적인 유동성 관리 ▲국내 금융시장 안정 기여라는 이미지를 강화해 중장기 신뢰도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

 

다만 현재 SK하이닉스 주가의 핵심 변수는 HBM·AI 서버 수요, 미국 ADR 상장 후 SOX 편입 여부, 글로벌 반도체 사이클 등 펀더멘털 이슈인 만큼, 개별 CP 인수 건의 단기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증권 및 금융업계 관계자는 "이번 거래는 재무건전성과 자금운용 능력을 재확인시켜주는 소프트한 플러스 요인"이라며 "강력하고 직접적인 주가급등 동인이라기보다는 향후 업황·실적이 뒷받침될 경우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을 설명하는 하나의 스토리텔링 포인트로 기능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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