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일본 니콘 브랜드의 카메라·렌즈 등 광학·디지털 영상 제품을 수입·판매하는 니콘이미징코리아(대표이사 정해환)가 지난해 영업이익이 267% 급증하는 호실적을 거뒀으나, 그 과실은 100% 지분을 보유한 일본 본사(Nikon Corporation)로 고스란히 전달됐다.
배당성향 50%에 달하는 15억원대 고배당을 실시하며 '국부 유출' 논란이 제기되는 가운데, 전체 매출의 72%를 본사 상품 매입에 의존하는 기형적 사업 구조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판관비와 주요 경영진 보상까지 대폭 인상되면서, 국내 재투자는 외면한 채 본사와 경영진의 배만 불린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니콘이미징코리아는 2006년 1월 12일자로 일본 소재 NikonCorporation의 100% 투자로 설립되어 사진기 및 사진용품의 판매, 수출입, 수리, 보수 등을 목적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 87길 36 도심공항타워 22층에 본사가 위치해 있다.
영업이익 267% 급증… 15억원 고배당으로 본사 '돈 잔치'
7월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등록된 니콘이미징코리아의 제21기(2025년 04월 01일 부터 2026년 03월 31일 까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당기 매출은 505억 8,845만원으로 전년(465억 8,816만원) 대비 8.59% 증가했다. 특히 수익성 지표가 크게 개선됐다.
영업이익은 37억 9,378만원을 기록해 전년(10억 3,171만원) 대비 무려 267.7% 급증했으며, 당기순이익 역시 30억 7,212만원으로 전년(8억 7,105만원) 대비 252.7% 늘었다. 영업이익률도 전년 2.21%에서 7.50%로 수직 상승했다.
하지만 이 같은 호실적의 이면에는 '본사 배불리기'라는 페인포인트(Pain Point)가 자리 잡고 있다. 니콘이미징코리아는 당기순이익의 절반인 50%를 배당금으로 책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15억 3,600만원(주당 3,840원, 배당률 38.4%)에 달하며, 이는 전년도 배당금 4억 8,500만원 대비 3배 이상 폭증한 수치다. 니콘이미징코리아의 지분 100%는 일본 본사인 니콘 코퍼레이션(Nikon Corporation)이 소유하고 있어, 배당금 전액이 일본 본사로 유출되는 구조다.

매출 72%가 본사 상품 매입… 종속적 사업 구조 한계
니콘이미징코리아의 기형적인 수익 구조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감사보고서 내 특수관계자 거래 내역을 살펴보면, 회사는 당기 특수관계자로부터 총 367억 3,747만원어치의 상품을 구입했다. 이 중 95% 이상인 350억 3,486만원이 지배기업인 니콘 코퍼레이션(Nikon Corporation)과의 거래에서 발생했다. 이는 당기 전체 매출액(505억원)의 72.6%에 달하는 규모다.
사실상 일본 본사에서 제품을 들여와 국내에 단순 유통하는 '수입상' 역할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별도의 로열티 지급 명목은 감사보고서상에 기재되지 않았으나, 본사 상품 매입 과정에서 발생하는 마진이 사실상의 로열티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구조 탓에 회사가 창출한 부가가치가 국내에 재투자되지 못하고 본사의 매출 원가와 배당을 통해 빠져나가는 '이중 유출' 리스크를 안고 있다.

판관비·경영진 보상 대폭 인상… 도덕적 해이 논란
실적 호조를 틈타 경영진과 회사 내부의 지출도 크게 늘렸다. 당기 판매비와 관리비는 89억 5,766만원으로 전년(80억 4,833만원) 대비 11.3%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광고선전비 및 판매촉진비에 32억 1,993만원, 급여비에 23억 7,213만원, 지급수수료에 10억 6,142만원이 집행됐다. 특히 지급수수료는 무려 전년(7.2억원) 대비 46.9% 급증해 판관비 상승을 주도했다.
지급수수료는 홍보 및 마케팅 대행 수수료, 법률 자문 및 회계 감사 수수료, 외부 용역 및 컨설팅 비용 등과 같이 외부 전문가나 기관에 의뢰한 서비스 비용을 말한다. 지급수수료의 급증은 홍보대행사, 법무법인, 특수관계사 컨설팅 등 외부 전문가 집단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주요 경영진에 대한 보상이 크게 뛰었다. 주요 경영진에게 지급된 급여와 퇴직급여는 각각 2억 4,97만원, 5,344만원으로 총 2억 5,840만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1억 8,261만원) 대비 41.5% 급증한 수치다. 직원 급여 상승률(8.36%)을 훌쩍 뛰어넘는 경영진 보상 인상은 실적 개선을 핑계로 한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특정 고객 편중 리스크… 신사업 투자나 구조조정 흔적은 '전무'
매출 구조의 불안정성도 여전하다. 당기 매출의 48.13%인 243억 4,929만원이 단 두 곳의 주요 고객(A사 155억원, B사 87억원)에게서 발생했다. 전년(3개사 61%) 대비 다소 완화되긴 했으나, 여전히 특정 고객사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 외부 충격에 취약한 구조다.
반면,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대규모 투자나 신사업 진출, 구조조정 등 주요 경영환경 변화를 암시하는 흔적은 감사보고서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단기차입금 없이 현금성자산만 80억원을 쌓아두고 유동비율 233.3%의 안정적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잉여 자본을 미래 투자 대신 본사 배당에 쏟아붓고 있는 것이다.
기업재무분석 전문가는 "니콘이미징코리아의 2026년 실적은 외형상 화려해 보이나, 실질은 본사로의 자금 이전을 위한 철저한 '빨대 구조'에 불과하다"면서 "전체 매출의 72%를 본사 상품 매입에 쏟아붓고, 남은 이익의 절반은 고배당으로 송금하며, 그 와중에 경영진 보상은 41%나 셀프 인상하는 등 심각한 도덕적 해이를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 시장에서의 재투자와 신사업 발굴은 전무한 채 단기적 이익 회수에만 매몰된 이러한 지배구조는, 장기적으로 기업의 자생력을 갉아먹는 치명적인 리스크 요인이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