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SIE)가 2028년 1월 이후 출시되는 모든 플레이스테이션(PS) 신작의 물리 디스크 제작을 중단하고 디지털 버전만 제공하겠다고 공식 블로그를 통해 발표하자, 글로벌 소비자 반발과 동시에 도미노 피자, KFC, 게임스탑 등주요 브랜드들의 집단 풍자가 쏟아지고 있다.
1994년 첫 PS 출시 이후 33년간 이어져 온 ‘디스크에 담긴 게임 소프트웨어’ 시대가 사실상 막을 내리는 조치인 만큼, 업계 재편과 소비자 권리 논쟁을 동시에 촉발한 결정이다.
소니 “이미 80%가 디지털”…비용·수익 구조 재편 노리나
SIE는 “게임을 구매하고 즐기는 방식이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오늘날 다수 플레이어의 선호에 맞춘 결정”이라는 설명을 내놓았다. 소니 측 대변인은 최근 회계연도 기준 PS4·PS5 타이틀의 약 80%가 이미 디지털로 판매되고 있다며, 이번 조치를 “실물 디스크를 크게 앞지른 소비자 선호와 엔터테인먼트 산업 트렌드에 맞춘 자연스러운 전환”으로 규정했다.
디스크 제작·물류·재고 비용을 걷어내고 다운로드·서비스 중심으로 수익 구조를 재편해, 중고 거래로 빠져나가는 매출을 디지털 라이선스·추가 과금으로 되잡겠다는 계산이 읽히는 대목이다.
도미노·KFC의 ‘디지털 피자·PNG 치킨’ 패러디, 밈으로 번진 반발
소니 발표 직후 가장 먼저 ‘칼을 빼든’ 곳은 도미노피자 영국법인이었다. 도미노 UK는 X(구 트위터)에 “게임 업계 트렌드에 맞춰 2027년 4월 1일부터 실물 피자 생산을 중단하고 디지털 피자만 생산하겠다”며, 고객이 “맛있는 피자 코드를 다운로드한 뒤 상상력을 동원해 가상으로 즐기라”는 내용의 패러디 성명을 올려 100만 회 이상 조회수를 기록했다. 캐치프레이즈도 “Domin-oh-hoo-whose-dumb-idea-was-this(도미노, 대체 누구의 멍청한 아이디어냐)”로 바꾸겠다고 공언하며 소니의 논리를 정면으로 비트는 브랜드 풍자를 완성했다.
KFC 역시 “오늘부로 실물 제품을 중단하고, 앞으로는 앱에서 ‘가짜 PNG 형식’으로만 치킨을 소비할 수 있다”고 선언하는 게시물을 올려, 물리적 제품을 디지털 파일로 치환한다는 발상 자체를 조롱했다.
게임스탑·오프라인 소매점, ‘디스크 경제권’ 수호 전면에
실물 게임 판매 비중이 큰 유통업체들은 정면승부에 나섰다. 미국 게임 전문 유통사 게임스탑은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의 한 고객이 Xbox 360 디스크 컬렉션을 1,000달러 이상 매장 크레딧으로 보상판매하고 PS5 신작 타이틀을 사 갔다는 사례를 X에 공유하며, 실물 디스크·중고 거래 시장의 건재를 과시했다.
게임스탑의 2026년 5월 2일 기준 최근 13주 매출에서 소프트웨어(게임 디스크·코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18.3%에 그치고, 수집품이 41.8%, 하드웨어 및 액세서리가 39.9%를 차지하는 등 사업 구조가 이미 다변화된 상태라는 점이 확인된다. 새 디스크 공급이 줄어들면 희소성에 힘입어 중고 가격과 마진이 오를 수 있다는 기대까지 형성되며, 소니 발표 직후 게임스탑 주가가 오히려 상승하는 역설적 장면도 연출됐다.
‘탈디스크’ 가속…GTA6·PS3 스토어 종료까지 이어지는 디지털 편중
이번 결정은 콘솔 시장 전반의 ‘탈디스크’ 흐름과 맞물려 있다. 락스타게임즈는 올해 최고 기대작으로 꼽히는 ‘그랜드 테프트 오토 6(GTA6)’ 패키지판에 블루레이 디스크를 넣지 않고, 다운로드 코드만 삽입하는 방식을 예고해 오프라인 패키지 유통망에 추가 타격을 가하고 있다.
소니는 여기에 더해 일부 지역에서 PS3용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를 올해 안에 단계적으로 종료하고, 전 세계 PS3·PS Vita 스토어 폐쇄를 2027년 7월로 못 박으면서 레거시 콘솔의 디지털 생태계까지 정리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 UK 게임 전문 소매업체 게임(Game)은 “소니의 물리 미디어 이탈을 수수방관하지 않겠다”고 공식 성명을 내고 반발에 동참했다. 이번 조치로 오프라인 게임 소매점들이 ‘신작 집객 효과’를 잃고 고사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잇달아 나오고 있다.
소비자 권리·소장 문화 충돌…PS6 ‘디스크 없는 콘솔’ 시대 예고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돈을 지불해도 게임을 소유하지 못하고, 플랫폼 라이선스만 빌려 쓰는 구조가 굳어진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디스크가 사라지면 중고 판매·지인 간 공유가 원천적으로 차단되고, 서비스 종료나 콘텐츠 삭제 시 라이브러리에서 게임이 사라질 수 있다는 사례가 이미 영화·TV 에피소드 영역에서 나타난 만큼, 디지털 전환이 소비자 권리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로이터 및 주요 매체는 이번 전환이 2028년 이후 출시되는 신규 타이틀에만 적용되지만, 물리 디스크를 기반으로 형성돼 온 33년 콘솔 문화가 사실상 마감된다는 점에서 차세대기 PS6는 디스크 드라이브 없는 올디지털 콘솔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