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틱톡(TikTok) 모회사 바이트댄스(ByteDance)가 2026년 1분기 동안 내부 정보보안 규정 위반을 이유로 직원 80명을 해고하고, 주요 사안은 실명 공개·스톡옵션 회수·민사소송까지 병행하는 초강경 조치에 나섰다. 또 경쟁사로 이직한 전 직원에게 사내 협업 플랫폼 계정을 장기간 빌려줘 회사 기밀이 유출된 사례도 적발돼 민사소송까지 제기했다.
1분기 80명 해고, 45명은 정보보안 위반
BBC와 중국 매체 지무신문(极目新闻)에 따르면 바이트댄스 기업윤리·직업윤리위원회는 ‘2026년 제2호 내부 징계 통보’를 통해 올해 1분기 내부 규정 위반 처리 결과를 공개했다. 통보문에 따르면 이 기간 회사 핵심 규정을 위반해 해고된 직원은 총 80명이며, 이 가운데 45명이 정보보안 관련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중대한 위반 행위에 대해 실명 공개, 업계 공유(블랙리스트), 스톡옵션 회수, 법적 책임 추궁 등 복합 제재를 적용한다고 명시해 ‘징계의 수위’를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이는 2022년 내부감사팀 직원 4명이 틱톡 기자 계정 데이터에 부적절하게 접근해 해고된 사건 이후, 정보보안 리스크에 대한 조직 차원의 통제 강도가 한 단계 더 높아졌음을 보여준다. 당시 바이트댄스는 중국·미국 근무자 각 2명씩 총 4명을 해고하고 내부감사팀의 미국 데이터 접근 권한을 삭제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한 바 있다.
협업 플랫폼 ‘페이슈’ 계정 유출, 경쟁사로 흘러간 AI 프로젝트 기밀
이번 통보에서 가장 상징적인 사례는 전 직원 A가 경쟁사에 입사한 또 다른 전 직원 B에게 사내 AI 작업 플랫폼 ‘페이슈(飞书)’ 계정을 장기간 대여한 사건이다. 조사 결과 B는 해당 계정을 이용해 회사의 기밀 정보를 지속적으로 열람·다운로드했고, 이 과정에서 회사의 AI 프로젝트 관련 핵심 데이터가 경쟁사로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바이트댄스는 두 사람이 규정을 반복적으로 위반하고 조사에도 협조하지 않았다며 실명 공개·스톡옵션 회수·업계 블랙리스트 등록 등 중징계를 부과하고, 동시에 민사소송까지 제기했다.
협업 도구 계정이 퇴사자와 경쟁사 인력에게 장기간 제공된 사실은, 원천적으로 계정 회수·권한관리 체계가 허술했다는 점을 드러낸다. 글로벌 테크 기업들이 내부 시스템 계정의 ‘제로 트러스트’ 원칙과 퇴사자 계정의 즉시 회수·접속 차단을 강조해온 것과 비교할 때, 바이트댄스의 사례는 중국 플랫폼 기업 내 계정·권한 통제의 구조적 취약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인턴까지 소송·실명 공개…소셜·인터뷰·인사데이터 유출 전방위 적발
소셜미디어 운영 규정 위반 사례도 적발됐다. 한 인턴은 회사 기밀 자료를 외부로 유출하고, 소셜미디어 정책을 위반한 데 이어 내부 조사 과정에서 허위 신고를 하고 조사에 협조하지 않았으며 기밀 유출을 계속한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는 이 인턴과의 계약을 즉시 해지하고 가중 처분과 함께 실명을 공개했다. 바이트댄스가 인턴 신분의 직원에게도 실명 공개·법적 조치를 언급한 사례는, 2024년 AI 프로젝트 방해 혐의 인턴에게 최대 1억 위안(약 15억원) 손해배상 청구를 제기했던 이례적 조치와 맥이 닿는다.
퇴사 후 허위 사실을 유포한 전 직원도 제재 대상에 올랐다. 이 직원은 자신을 관리자로 속인 뒤 “나이가 많은 직원들에게 최하 등급의 인사평가를 줬다”는 허위 주장을 퍼뜨렸으며, 회사의 추궁 끝에 허위 사실임을 인정해 실명 공개됐다. 이 밖에도 회사 중요 정책을 외부에 유출하거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기밀 정보를 게시한 사례, 유료 인터뷰에서 사업 데이터를 공개한 사례 등이 함께 공개돼 ‘외부 노출 채널’이 SNS, 언론 인터뷰, 강연 등 다양한 경로로 확장됐다는 점을 보여준다.
인사 아웃소싱 직원 4명이 내부 인재 정보를 대량 조회한 뒤 저장·외부 유출한 사건도 포함됐다. 이들은 즉시 업무에서 배제됐으며, 실명 공개와 업계 공유 조치를 받았고, 법적 책임도 지게 될 전망이다. 인사·데이터 아웃소싱까지 포함한 전사적인 정보유출 리스크 관리가 바이트댄스의 새로운 숙제로 부상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반복되는 정보보안 스캔들, 미국 ‘틱톡 금지’ 논쟁과 맞물려 압박 심화
바이트댄스는 2025년 9월과 12월, 올해 3월에 이어 이번에도 정보보안 위반 사례를 연속 공개하며 내부 관리 강화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징계 통보의 공개화’ 전략은 중국 당국의 데이터보안·사이버보안 규제 강화, 그리고 미국·유럽에서 제기되는 틱톡 금지 및 데이터 유출 우려 여론을 동시에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2021년 바이트댄스는 얼굴 등 생체정보를 무단 수집했다는 혐의로 미국 내 집단소송에서 약 9,200만 달러(약 1,000억원) 규모의 합의에 이른 바 있으며, 2023년에는 미국 사업부 전직 임원이 “중국 정부가 바이트댄스 내부 데이터를 감시하며 ‘선전 도구’로 활용했다”고 폭로해 미 의회와 규제당국 압박이 한층 거세졌다.
2022년 기자 계정 데이터 부적절 접근 사건, 2024년 인턴 손해배상 청구 사례, 2026년 1분기 80명 해고 사례가 연속적으로 이어지면서, 바이트댄스 내부에서 정보보안 사고와 징계·소송이 하나의 ‘구조적 리스크 라인’으로 형성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본보기 징계’인가, 체계적 거버넌스 재설계인가
바이트댄스의 이번 조치에는 두 가지 메시지가 동시에 담겨 있다. 첫째, 경쟁사 이직자와 인턴, 아웃소싱 인력까지 포함해 정보보안 위반자를 전 계층에서 무관용으로 처벌하겠다는 ‘본보기 징계’ 성격이다. 둘째, 페이슈 계정·소셜미디어·유료 인터뷰·인사데이터 등 다양한 채널에서 기밀이 새나간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계정·권한·데이터 접근 통제 체계 전반을 다시 짜겠다는 ‘거버넌스 재설계’ 신호다.
틱톡이 전 세계 월간 활성 이용자 10억 명 이상을 확보하며 미국·유럽 정치권의 최대 규제 표적이 된 상황에서, 바이트댄스의 내부 통제 실패는 더 이상 ‘기업 내부 사건’에 그치지 않는다. 중국·미국·유럽을 잇는 데이터 주권, 플랫폼 규제, 국가안보 리스크 논쟁을 촉발하는 ‘정치적 변수’가 될 수 있는 만큼, 향후 바이트댄스가 정보보안 체계를 어떻게 수치화·외부 검증 가능한 형태로 고도화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