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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이슈&논란] 메타 스마트안경, "온디바이스 청취기능 월 3시간 제한…더 쓰려면 20달러 구독" 강요…구독경제, 하드웨어 확장인가 기업횡포인가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메타가 레이밴 메타(Ray-Ban Meta) 스마트 안경의 핵심 청취 기능인 ‘대화 집중(Conversation Focus)’에 월 3시간 무료·월 15시간 유료 상한을 도입하면서, 이미 구매한 하드웨어 기능을 사실상 20달러 구독형으로 전환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온디바이스 기능에 “요금제” 씌운 메타

 

The Verge, meeco, Pplware, 24 Канал의 보도와 메타 공식 페이지에 따르면, AI 안경 이용자에게 특정 기능에 대해 월별 무료 사용량을 제공하고, 이를 초과하면 메타 원 프리미엄(Meta One Premium) 구독을 통해 추가 이용이 가능하다고 공지했다. 무료 사용 한도는 월 3시간으로, 이를 일(日) 단위로 환산하면 하루 약 6분에 불과하다.

 

더 쓰려면 월 19.99달러(약 3만원) 메타 원 프리미엄을 결제해야 하며, 이 경우에도 대화 집중 기능은 월 15시간, 즉 하루 약 30분까지만 허용된다. 유료·무료 구간 모두 미사용 시간이 이월되지 않는 ‘소멸형’ 구조로 설계돼 소비자 반발을 키우고 있다.

 

문제가 된 대화 집중 기능은 레이밴 메타 안경에 내장된 다중 마이크 어레이와 빔포밍 기술을 이용해, 소음이 심한 환경에서 착용자와 마주 보고 있는 화자의 목소리만 분리·증폭해 들려주는 온디바이스 오디오 프로세싱 기능이다.

 

더버지(The Verge)와 유럽·우크라이나 IT 매체들은 “인터넷을 끊어도 계속 동작하는 기능으로, 메타의 서버나 클라우드 자원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며 사용량 제한을 ‘황당한(rate limit)’ 조치로 규정했다. 실제로 더버지 기자가 스마트폰의 와이파이·셀룰러를 모두 끄고 비행기 모드로 전환한 상태에서도 대화 집중 기능은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하루 6분” 상한선…이미 산 기능을 다시 파는 구조

 

이번 조치는 6월 30일 더버지의 단독 보도를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미국 디지털트렌즈, IT 매체, 국내 IT 커뮤니티 등으로 급속히 확산됐다. 사용자들이 가장 강하게 반발하는 지점은 “이미 하드웨어 가격에 포함돼 있던 기능을 다시 쪼개 팔고 있다”는 점이다.

 

무료 상한선인 월 3시간은 평균적으로 하루 6분에 불과해, 소음 많은 레스토랑에서의 저녁 식사 한 번이나 장시간 회의 몇 차례면 한 달치를 모두 소진할 수 있는 수준이다. 프리미엄 요금제 가입자 역시 하루 30분, 월 15시간이라는 강력한 상한선에 묶이고, 이마저도 사용하지 않은 시간은 다음 달로 이월되지 않는다. 포르투갈 IT 매체 Pplware는 이를 두고 “온디바이스 하드웨어 기능을 제한하기 위해 인위적 장벽을 세운 것”이라고 평가했다.

 

더버지는 “사용자가 이미 비용을 지불해 구매한 칩과 마이크를 이용하는 기능을, 서버 비용도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요금제’ 뒤에 숨기는 것은 AI 하드웨어의 본질을 훼손하는 행위”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우크라이나·러시아어 매체 24tv 역시 “레이밴 메타 소유자에게 이전에는 기본 기능으로 제공되던 옵션이, 이제는 엄격한 월별 쿼터 안에서만 작동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메타 원 구독 확대 전략 속 ‘하드웨어 수익화’ 압박


메타의 이번 결정은 자사 전 제품군을 아우르는 통합 구독 모델인 ‘메타 원’ 확장 흐름 속에서 나왔다. 메타는 2026년 5월 말 인스타그램·페이스북·왓츠앱·메타 AI 챗봇을 포괄하는 단계별 AI 구독 서비스 메타 원을 출시하며, 월 7.99달러부터 시작해 19.99달러 프리미엄까지 다양한 요금제를 제시했다.

 

프리미엄 티어는 심화 추론, 고급 이미지 생성 등 클라우드 기반의 고부가가치 AI 기능을 제공하는 것으로 홍보됐다. 이번에 온디바이스 청취 기능까지 프리미엄 구독의 혜택 목록에 포함시키면서, 메타 원은 소프트웨어·클라우드에 더해 하드웨어 기능까지 수익화하는 ‘풀스택 구독’ 모델로 진화하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메타의 스마트 안경 사업은 최근 공격적인 신제품 출시로 확장 국면을 맞고 있다. 메타와 에실로룩시카(EssilorLuxottica)는 2025년 이후 레이밴 디스플레이 등 신형 AI 안경을 잇따라 출시했으며, 일부 고급형 모델은 수요 과열로 2026년 초 해외 공급 확대 계획이 잠정 중단될 정도였다. 메타 공식 사이트에 따르면 레이밴 메타 1세대 안경은 일반적인 사용 조건에서 완충 시 최대 4시간 배터리 사용이 가능하며, 레이밴 브랜드와 결합된 패션·라이프스타일 디바이스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구독 경제와 “기능 잠금” 논쟁, 어디까지 갈까


이번 논란은 구독 경제가 소프트웨어를 넘어 하드웨어 레벨의 기능까지 잠그고 푸는 방향으로 확장될 때, 소비자 수용 한계가 어디에 있는지를 시험하는 사건으로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스마트폰·PC·클라우드 서비스에서 구독 모델은 주로 저장 용량, 연산 자원, AI 모델 접근권 등 서버 비용과 직결된 영역에 적용돼 왔다.

 

그러나 메타의 대화 집중 기능은 회사가 직접 밝힌 대로 “안경 자체에 내장된 칩을 단독으로 사용하는 온디바이스 기능”으로, 서버나 네트워크에 비용을 발생시키지 않는다.

 

그럼에도 메타가 월별 사용량 상한과 유료 구독을 결합해 이 기능을 관리하려는 시도는, 향후 다른 하드웨어 기업·플랫폼 사업자들이 유사한 방식으로 이미 판매된 제품에서 반복적 수익을 추출할 길을 모색하게 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반대로, 이번 사건이 이용자 반발과 규제 논의로 이어질 경우, 온디바이스 기능의 “인위적 잠금”에 대한 새로운 소비자 보호 논쟁을 촉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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