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현주 기자] 유엔과 베네수엘라 정부가 시신 가방 1만 개를 확보하며 ‘강진 참사’의 다음 국면이 대규모 사망자 관리 단계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공식 사망자는 1700명을 넘겼지만, 실종 추정치가 최소 5만 명에 달해 피해 규모는 아직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망·부상·실종, 숫자가 말하는 참사 규모
블룸버그, AP,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에서 126년 만의 최악으로 평가되는 연쇄 강진 이후 공식 사망자는 1719명, 부상자는 5034명, 이재민은 1만5866명으로 집계됐다. 베네수엘라 국회의장 호르헤 로드리게스는 국영방송과 TV 연설을 통해 “연쇄 지진 발생 이후 사망자 수가 하루 새 1450명에서 1719명으로 269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아직 공식 통계에 반영되지 않은 실종자 숫자다. AP와 CNN에 따르면 지진 발생 사흘째 기준 실종자는 5만1000명 이상으로 파악됐고, 이후 블룸버그등은 “연쇄 강진 발생 120시간 이후에도 최소 5만 명이 실종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유엔과 현지 당국이 추정하는 실종 규모가 5만 명 안팎이라는 점에서, 현재의 사망 통계는 전체 인명 피해의 일부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설득력을 얻는다.
유엔의 ‘시신 가방 1만 개’ 조달, 무엇을 의미하나
유엔 인도주의 조정관 지안루카 람폴라 델 틴다로는 뉴욕 유엔본부 화상 브리핑에서 “베네수엘라 정부와 협력해 시신 가방(body bags) 1만 개를 조달 중”이라고 공식 확인했다. AP통신과 뉴욕타임스 등은 “사망자 급증에 대비한 조치”라는 점을 공통적으로 강조했다.
유엔이 밝힌 ‘1만 개’라는 숫자는 현재 공식 사망자(1719명)의 약 6배에 해당하는 규모로, 실제 사망자 수가 공식 집계보다 훨씬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반영한 방어적 조치로 해석된다. 람폴라 조정관은 “5만 명이 실종된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어느 정도 추정을 적용한 것이며, 실제 사망자가 그보다 적기를 바란다”고 말해 이 계획 자체가 ‘추정에 기반한 선제 준비’임을 분명히 했다.
골든타임 72시간 경과, 구조전에서 수습전으로
전문가들은 지진 발생 후 첫 48~72시간을 생존자 구조의 ‘골든타임’으로 간주하며, 이를 넘기면 수분 공급과 부상 악화 등으로 생존 가능성이 급격히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AP·AFP·CNN은 “베네수엘라 연쇄 강진 발생 사흘째인 26일 기준, 사망자는 920명, 실종자는 5만1000명, 부상자는 3238명”이라며 골든타임 종료에 따른 구조 난항을 상세히 전했다.
이후 72시간이 완전히 지난 시점에도 구조대는 잔해 속에서 일부 생존자를 발견하고 있지만, 구조 현장의 무게 중심이 ‘생존자 수색’에서 ‘시신 수습과 위생 관리’로 옮겨가고 있다는 보도는 여러 매체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된다. 이는 구조 행위가 계속되는 가운데도 정책·자원 배분의 초점이 점점 사망자 관리와 2차 피해 차단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통계의 불확실성과 향후 관전 포인트
유엔과 베네수엘라 정부가 사용하는 5만 명이라는 추정치에는 상당한 불확실성이 내재해 있다. 다만 객관적 수치들이 공통적으로 가리키는 방향은 분명하다.
첫째, 1만 개의 시신 가방 조달은 향후 사망자가 현재 공식 집계의 수 배 수준까지 늘어날 가능성을 유엔과 국제사회가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둘째, 골든타임 72시간은 이미 지난 상태로, 향후 통계의 무게 중심은 ‘구조된 생존자 수’가 아니라 ‘확인된 사망자·실종자 최종 규모’ 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셋째, 항구 재개방과 인도주의 지원, 공중보건·위생 관리, 주거 재건 등 2차·3차 피해 방지 정책이 국제사회의 주요 관전 포인트로 부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