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엔비디아가 연봉 최대 43만1250달러, 한화 약 6억7000만원의 ‘우주급 연봉’을 걸고 궤도 데이터센터 ‘스페이스-1(Space-1)’ 시스템 소프트웨어 수석 설계자 채용에 나서면서, 빅테크의 차세대 AI 인프라 전장이 지구 밖으로 확장되고 있다.
6월 29일(현지시각) 엔비디아 홈페이지에 올라온 채용공고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차세대 AI 플랫폼 ‘베라 루빈(Vera Rubin)’을 기반으로 하는 첫 궤도 데이터센터 모듈을 개발 중이며, 이 모듈이 태양 동기 궤도에서 최소 5년, 최대 8000회의 열 사이클을 견디도록 설계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번 채용공고는 경험 요건부터 파격적이다. 엔비디아는 서버·플랫폼 시스템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15년 이상 경력을 가진 지원자에 더해 우주 AI 인프라 또는 우주 시스템 구축 경험을 필수 조건으로 내걸며, 기본급만 27만2000~43만1250달러(약 4억2000만~6억7000만원)에 별도의 주식 보상을 추가로 제공하겠다고 명시했다.
이 소프트웨어 수석 설계자는 강한 방사선과 극심한 온도 변화, 일식 구간의 전력 공백 등 우주 환경에서 모듈을 자율적으로 운영·관리할 수 있도록 핵심 소프트웨어 아키텍처를 책임지며, 우주에서 ‘셀프 힐링’이 가능한 AI 데이터센터 운영 체제를 구현해야 하는 역할을 맡는다.
우주 데이터센터 구상은 엔비디아만의 실험적 프로젝트가 아니라, 급증하는 AI 연산 수요와 지상 데이터센터의 전력·냉각 한계를 돌파하려는 글로벌 빅테크의 구조적 대응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CEO는 올해 초 세계경제포럼(WEF) 등에서 “태양광 기반 우주 데이터센터는 2~3년 내 현실이 될 것”이라고 공개 발언하며,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최대 100만기의 저궤도 AI 위성 발사 허가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가 X(옛 트위터)에 공개한 영상과 투자설명서 자료에 따르면 첫 AI 위성 ‘AI1’은 위성 1기당 최대 150kW급 연산 성능을 목표로 하며, 2027년 말까지 연간 1GW 규모의 우주 AI 연산 인프라를 궤도에 올린 뒤 이후 매년 10배씩 키워 테라와트(TW)급까지 확장하는 공격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
구글 역시 ‘프로젝트 선캐처(Project SunCatcher)’라는 이름으로 태양광 기반 우주 데이터센터 구상에 합류해, 내년까지 시제품 위성을 발사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하는 등 AI 연산 인프라의 ‘우주 탈출’은 빅테크 공통의 미래 시나리오로 부상하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올해 2월 실적 발표에서 “우주 데이터센터 연산의 경제성은 현재 좋지 않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개선될 것”이라고 언급하며, 전력망과 냉각수 부담이 큰 지상 데이터센터 대비 태양광 직류 전력과 우주 방사 냉각을 활용하는 궤도 데이터센터의 잠재적 비용 우위를 강조했다.
결국 이번 ‘연봉 6억대’ 채용 공고는 인재 유치 경쟁을 넘어, AI 반도체 패권을 쥔 엔비디아가 스페이스X·구글 등과 함께 우주 데이터센터라는 차세대 인프라 패권 전쟁의 출발선에 섰음을 알리는 선언에 가깝다.
인공지능 연산 수요가 기가와트, 나아가 테라와트급으로 치닫는 가운데, 태양광·배터리·위성통신·방사 냉각을 결합한 우주 AI 인프라가 현실화될 경우, 데이터센터 산업과 에너지, 우주항공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우주 빅뱅’은 피할 수 없는 구조적 게임체인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기술적 난제와 경제성 검증이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점에서 향후 2~5년은 실험과 규제·투자 리스크가 교차하는 과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