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현주 기자] 이재명 정부가 '3대 메가 프로젝트' 국가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서남권 800조원 규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공식화한 직후, 광주 부동산 시장이 오랜 침체에서 부분적 ‘기지개’를 켜고 있다.
그러나 열기가 집중된 곳은 삼성전자 신규 팹 부지로 16만5,300㎡가 확보된 첨단3지구 등 일부 후보지에 국한돼 있으며, 여전히 광주·전남 전역에는 8,000가구를 훌쩍 넘는 미분양 재고가 누적된 상태여서 ‘국가 전략’과 실수요 시장 사이 간극은 상당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광주연구개발특구 첨단3지구는 북구 오룡·대촌·월출동과 광산구 비아동, 전남 장성군 일원에 조성 중인 339만㎡ 규모의 연구·산업 복합지구로, 산업시설용지만 110만㎡에 달한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가 16만5,300㎡를 반도체 공장 부지로 확보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분양가 이하로 거래되던 이른바 ‘마이너스 프리미엄(마피)’ 분양권이 빠르게 소진되고 저층까지 플러스 프리미엄으로 전환되는 현상이 관측됐다.
첨단3지구 내 한 신규 단지는 국민평형인 전용 84㎡가 1순위 청약에서 평균 6대 1을 웃돌았고, 호반건설 ‘호반 써밋’ 일부 블록은 최고 7.7대 1, 84㎡ 타입은 9.2대 1 경쟁률을 기록해 최근 2년간 신규 분양이 거의 끊겼던 광주 분양시장에서 ‘예외적 성적표’로 평가받고 있다.
투자 모멘텀의 정점은 이른바 ‘3대 메가 프로젝트’ 발표다. 그럼에도 광주 전체 시장을 ‘반등 국면’으로 단정하기엔 이르다는 게 공통된 평가다. KBS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5년 11월 기준 광주의 실제 미분양은 준공 전 4,133가구, 준공 후 474가구 등 총 4,607가구로 국토부 공식 통계의 3배를 넘었고, 전남은 4,081가구로 정부 집계(2,770가구)를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부가 발표한 2026년 2월 기준 통계에서도 광주 미분양은 1,319가구로 두 달 연속 감소세지만, 민간공원 특례사업 등 준공 전 물량까지 감안하면 ‘악성 미분양’ 리스크는 여전히 상존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KBS와 지역 언론은 광주·전남 9개 사업지에서 1만 가구 이상 공급된 민간공원 아파트 가운데 8개 단지가 미분양 상태이고, 대부분 분양권이 마이너스 프리미엄에 거래되고 있다고 전했다.
거래량도 아직 ‘기대감 수준’에 머문다. KBS는 2026년 4월 기준 광주·전남 주택 거래량이 최근 5년 평균 대비 감소했고, 전남만 전년 동월 대비 소폭 반등했을 뿐 광주는 여전히 역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메가프로젝트 발표 이후 첨단3지구 등 후보지 일대 토지·주택 매입 문의는 늘었지만, “침체했던 부동산 시장이 살아났다고 할 정도는 아니다”라는 목소리가 지역 건설사들의 의견이다.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 함영진 랩장은 “광주 상무지구 신축 아파트 국민평형이 최근 9억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일부 단지에서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플러스 프리미엄으로 돌아선 사례도 보인다”면서도, “현재는 기대감에 따른 매수 문의 증가 단계이며, 교통·생활 인프라 확충과 반도체 공장 완공 시점에서야 주변 집값 상승을 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이 반복해 강조하는 대목은 ‘과열 경계’다. 지역 중개업계 역시 “첨단3지구 청약률 개선은 광주 전체 시장 흐름이 아닌 예외적인 사례”라며, 실제 입주가 본격화하는 2026~2027년 이후 임대료, 실입주율, 인근 상가 공실률 등 기초 지표를 통해 ‘반도체 효과’를 검증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광주 첨단3지구 1차 아파트 3,949가구가 오는 10월부터 순차 입주를 앞두고 있는 만큼, 호남권 반도체 메가 프로젝트는 단기 투기 이벤트가 아닌 중장기 구조 변화의 출발점에 불과하다는 메시지가 현장에서 공유되고 있다.
현재로선 첨단3지구를 중심으로 반도체·AI 클러스터와 부동산 시장이 맞물리는 ‘마곡·판교·송도형 모델’의 가능성이 열렸지만, 초대형 설비투자와 인프라 확충이 실제 수년간 집행되는지 여부에 따라 결과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광주발 ‘반도체 집값 실험’은 아직 진행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