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중국과 러시아가 일본해(동해), 동중국해, 서태평양 상공에서 11번째 연합 전략 공중 순찰을 실시하면서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에 군용기 10여 대를 동시 투입했고, 한국 공군은 전투기를 긴급 출격시키며 대응했다.
이번 임무는 2019년 이후 연 1~2회 수준으로 이어져 온 중·러 연합 공중 순찰의 최근 버전이자, 지난 2024년 11월·2025년 12월에 이어 약 7개월 만에 재개된 세 번째 대규모 KADIZ 진입이라는 점에서 동북아 안보질서의 구조적 변화를 상징한다.
4시간 머문 10여 대… KADIZ만 훑고 영공은 피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27일 오전 중국·러시아 군용기 10여 대가 동해 및 남해 KADIZ에 순차적으로 진입해 약 4시간가량 머문 뒤 이탈했으며, 이 과정에서 한국 영공 침범은 발생하지 않았다. 진입한 전력은 폭격기와 전투기로 구성된 연합 공중훈련 참가 세력이다.
중국기는 남해 쪽에서 북상하며 이어도 인근 남해 KADIZ로, 러시아기는 북쪽에서 남하하며 동해 KADIZ로 들어온 뒤 일부 구역에서 합류해 기동훈련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군은 KADIZ 진입 이전부터 중·러 군용기를 식별해 추적했고, 공군 전투기를 투입해 우발 상황 대비 전술 조치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베이징 “평화·안정 수호” vs 서울·도쿄 “군사 압박 패턴”
중국 국방부는 소셜미디어와 관영 매체를 통해 양국 공군이 일본해(한국 동해), 동중국해, 태평양 서부 공역에서 제11차 연합 공중 전략 순찰을 조직·실시했다며 “지역 평화와 안정을 공동으로 수호하려는 결의와 능력을 보여줬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은 이미 2024년 11월에 중·러 군용기 11대, 2025년 12월에 9~11대가 동해·남해 KADIZ에 진입했을 때마다 공군 전투기를 긴급 출격시키는 등 반복적인 대응을 해온 만큼, 이번 11차 순찰 역시 군사적 압박과 대응의 상호 패턴 속에서 이해하고 있다.
일본은 과거 순찰 때 자국 방공식별구역(JADIZ) 인근에서도 중·러 연합 비행을 포착하고 자국 전투기를 출격시킨 바 있어, 한·일 양국의 방공 대응은 이미 중·러 연합 순찰의 상시 동반 변수로 굳어지는 모습이다.
2019년 이후 연 1~2회… 약 7개월 만에 다시 ‘동시 진입’
연합뉴스와 해외 통신·포털 보도에 따르면 중국과 러시아는 2019년 이후 연합훈련 등을 명목으로 연간 1~2차례 군용기를 한국 KADIZ에 진입시키는 패턴을 유지해 왔으며, 사전 통보는 한 번도 하지 않았다.
2024년 11월에는 중국기 5대·러시아기 6대 등 총 11대가 동해·남해 KADIZ에 4시간가량 머문 뒤 이탈했고, 2025년 12월에는 중국기 2~4대와 러시아기 7대 등 9~11대가 약 1시간 동안 동·남해 KADIZ에서 비행했다. 2023년에도 중·러 군용기 6대가 동해 KADIZ에 동시 진입해 약 17분간 머문 뒤 빠져나가는 등, 2019년 이후 중·러의 ‘연합 공중 전략 순찰 → 한국 KADIZ 동시 진입 → 한·미·일 연합 견제’가 매년 되풀이되는 구조가 형성돼 있다.
CRS가 지적한 ‘빈도·범위·복잡성’ 확대의 현장 사례
2026년 6월 미국 의회조사국(CRS) 보고서는 2024년 중국과 러시아가 양국 간 방위 협력을 확대하면서 연합 군사 활동의 “빈도, 범위, 복잡성을 높였다”고 분석했다. 이번 11차 연합 공중 순찰은 바로 그 평가를 뒷받침하는 현장 사례로, 일본해·동중국해·서태평양이라는 광역 공역을 동시 활용하면서 한국 KADIZ에 다수 폭격기·전투기를 중첩 진입시키는 입체적 운용을 보여줬다.
특히 한·미·일 안보 협력 강화, 일본 방위상의 방한 일정과 맞물린 시점에 중·러 연합 전력이 동·남해 KADIZ에 들어온 점은, 중·러가 한·미·일 삼각 안보축을 겨냥해 전략 메시지를 발신하는 행보로 해석될 여지를 키운다.
국제법상 ‘영공 아님’이지만… 한·미·일에겐 점점 더 커지는 리스크
방공식별구역은 각국이 군용 항공기를 조기에 식별하기 위해 임의로 설정하는 선으로, 국제법상 국가 주권이 직접 미치는 영공과는 다른 개념이며, 타국 군용기가 진입할 경우 사전에 위치·시간을 통보하는 것이 국제 관행으로 받아들여진다. 한국군은 이번에도 “영공 침범은 없었다”고 강조했지만, 중·러가 2019년 이후 한 번도 사전 통보를 하지 않고 있는 점, 러시아는 자국 방공식별구역을 운용하지 않아 한국의 항의에도 반응이 미약했던 점 등은 한·미·일 안보 당국의 경계심을 키우는 요소로 작용한다.
결국 ‘법적으로는 영공이 아니지만, 전략적으로는 한·미·일과 중·러 사이의 힘겨루기가 가장 빈번하게 벌어지는 회색 공간’이 KADIZ·JADIZ 일대라는 점이 이번 11차 순찰로 다시 한 번 확인된 셈이다.
이번 이슈는 한·미·일의 연합 대응 패턴(레이더·조기경보체계·연합훈련 일정)과 중·러의 연합 작전 프로파일(기종·비행 경로·연료·지휘체계)에 따라 향후 동북아 공중전략의 ‘구조적 리스크’를 안고있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