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AI 붐을 타고 미국 나스닥 입성을 준비 중인 SK하이닉스가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역대급 빅딜을 예고하며 밸류에이션 재평가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Reuters, CNBC, Logicity, thestar, WSJ, Basic Intelligence에 따르면, 외국계 증권사 HSBC는 이번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계기로 SK하이닉스 기업가치에 20% 프리미엄을 적용하겠다는 분석을 내놓으며, 그동안 경쟁사 마이크론과의 밸류에이션 격차가 상당 부분 좁혀질 것이라는 기대를 드러냈다.
29조원대 사상 최대급 ADR 빅딜
SK하이닉스는 6월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최대 1,779만주의 신주를 발행, 나스닥 글로벌 셀렉트 마켓에 ADR을 상장하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기준 공모 규모는 45조4500억원, 미화 환산 약 294억 달러 수준으로, 공모가 상단 기준으로는 알리바바(2014년 뉴욕증시 ADR, 218억 달러)를 넘어서는 사상 최대 ADR 딜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상장 예정일은 7월 10일, 청약 및 납입(결제)일은 7월 14일로 잡혀 있으며, ADR 발행에 대응하는 신주는 7월 29일 한국거래소에 상장될 예정이다.
ADR 구조와 공모가 산정
이번 딜에서 ADR 1주는 보통주 0.1주에 해당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기준 발행가는 6월 23일 보통주 종가인 1주당 255만5,000원을 적용해 산정했으며, 이를 ADR 단위로 환산하면 주당 약 166달러 수준이라는 게 외신과 애널리스트들의 공통된 추산이다. 실제 공모 희망가 밴드와 최종 공모가는 7월 6일 시작되는 북빌딩(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7월 9일 확정될 예정으로, 북빌딩 과정에서 기관 수요에 따라 조달 규모와 밴드 상단은 변동 가능성이 크다.
HSBC가 보는 ‘20% 프리미엄’ 논리
HSBC 애널리스트들은 6월 25일자 리포트에서 SK하이닉스의 ADR 상장을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재평가)의 촉매로 규정하며, 기존 주가순자산비율(PBR) 2.8배에 20% 프리미엄을 적용해 3.4배 수준을 기준 밸류로 제시했다. 이에 따라 목표주가를 기존 29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약 38% 상향 조정하는 동시에, ADR 기준 기대가격 역시 166달러에서 추가 상향 여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HSBC는 지난 13년간 마이크론이 SK하이닉스 대비 평균 35% 프리미엄 밸류로 거래돼 왔으며, 이는 미국 투자자 접근성, 주주친화 정책, 그리고 변동성이 큰 이익구조로 인한 ‘베타 프리미엄’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진단했다.
AI 메모리 핵심 공급자에 직행 투자
글로벌 투자자 입장에서 이번 상장 딜의 포인트는 ‘엔비디아 핵심 메모리 공급망에 대한 직행 투자 통로’가 열린다는 점이다. SK하이닉스는 HBM(고대역폭 메모리) 분야에서 엔비디아의 주요 공급업체로 자리 잡으며,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200~300% 가까이 급등해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넘기는 한국 최초 ‘트릴리언 달러 클럽’ 기업으로 부상했다.
AI 서버 인프라 투자 열기가 지속되는 한, AI 메모리와 패키징 역량을 보유한 SK하이닉스 ADR은 미국 반도체·AI 테마 포트폴리오 내 핵심 종목으로 편입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월스트리트의 중론이다.
조달 자금, 용인·청주·EUV에 총집중
SK하이닉스는 이번 공모로 확보한 자금을 전액 시설투자에 투입하겠다고 못박았다. 세부적으로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단계(Y1) 팹 건설, 청주 P&T7 첨단 패키징 fab 건설 및 설비 투자, 그리고 ASML이 공급하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등 차세대 메모리 생산을 위한 고가 장비 도입이 주요 사용처다.
사실상 AI 시대를 겨냥한 HBM·첨단 DRAM 대량 생산 및 패키징 역량을 선제적으로 증설하기 위한 재원 조달이라는 점에서, 이번 ADR 상장은 SK하이닉스의 중장기 생산·공급 전략과 직결된 ‘설비 드라이브’ 이벤트로 해석된다.
나스닥 입성, 밸류에이션 갭 메우기 시험대
이번 딜은 BofA증권, 씨티그룹 글로벌 마켓, 골드만삭스, JP모건 증권 등이 공동 주관사로 참여하는 초대형 글로벌 ECM(Equity Capital Markets) 프로젝트로, 북미·유럽 장기 자금 수요가 어느 정도로 확인되느냐가 향후 밸류에이션 경로를 가늠할 잣대가 될 전망이다.
상장 일정과 발행 규모는 한국과 미국 규제당국의 승인 여부 및 북빌딩 수요에 따라 조정될 수 있지만, 이미 서울 증시에서는 상장 신청 소식과 마이크론의 호실적이 맞물리며 SK하이닉스 주가가 하루 만에 12% 이상 급등, 시장이 이번 ADR을 ‘밸류 재정의 이벤트’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줬다.
HSBC가 제시한 20% 프리미엄과 400만원 목표주가가 현실화될 수 있을지, 나스닥에서의 첫 거래일과 북빌딩 결과가 SK하이닉스의 글로벌 위상과 밸류에이션 격차 축소 여부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