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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건축

[내궁내정] 컬러를 집어삼킨 명품 브랜드와 색깔에 감춰진 심리학...에르메스·티파니·샤넬·루이비통·발렌티노·스타벅스·맥도날드·코카콜라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편집자주> 유튜브, 인스타 등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협찬을 받지 않았다', '광고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보이기 위해 "내 돈 주고 내가 샀다"라는 뜻의 '내돈내산'이라는 말이 생겼다. 비슷한 말로 "내가 궁금해서 결국 내가 정리했다"는 의미의 '내궁내정'이라고 이 기획코너를 명명한다. 우리 일상속에서 자주 접하는 소소한 얘기거리, 궁금증, 호기심, 용어 등에 대해 정리해보는 코너를 기획했다.

 

 

"자네는 무슨 색인가?"

 

우리가 일상에서 무심코 지나치는 수많은 브랜드들, 그 이면에는 치밀하게 계산된 색채 심리학과 철학적 의미가 숨어 있다. 단 90초. 소비자가 특정 제품에 대해 첫인상을 형성하고 구매를 결정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놀랍게도 이 짧은 순간의 판단 중 62%에서 최대 90%는 오직 '색상' 하나에 의해 결정된다.

 

색상은 단순한 시각적 장식이 아니다. 브랜드를 상징하고, 철학을 담아내며, 때로는 법적인 권리(상표권)로 보호받는 강력한 무기다.

 

특정 색상이 브랜드 아이덴티티로 자리 잡으면, 소비자는 로고 없이도 색만으로 브랜드를 떠올리며, 이는 장기적인 브랜드 자산으로 축적된다. 색은 기능·가격과 별개로 감정과 의미를 운반하는 기호이며, 러셀·바르트·보드리야르의 기호학·소비사회 이론과 결합해 분석할 때 가장 설득력 있는 서사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에르메스의 오렌지, 티파니의 블루, 샤넬의 블랙 앤 화이트를 비롯해 맥도날드의 옐로우와 레드, 이케아의 블루와 옐로우 그리고 스포티파이의 네온 그린, 스타벅스의 초록과 네이버의 그린까지. 전 세계를 장악한 이들 브랜드는 어떻게 단 하나의, 혹은 두 개의 컬러로 소비자의 뇌리를 지배했을까? 이들의 색채 전략 이면에 숨겨진 의미와 흥미로운 사실들을 철학적, 문화적 관점으로 해석해 본다.

 

 

◆ 오렌지 = 상류층을 각인시킨 에르메스(Hermès)

 

명품 중의 명품, 에르메스의 상징인 '에르메스 오렌지(Hermès Orange)' 박스는 보는 이의 가슴을 뛰게 만든다. 하지만 이 우아함의 상징이 사실은 '전쟁으로 인한 물자 부족'이라는 뜻밖의 역사적 배경에서 탄생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1920년대 에르메스 박스는 크림색에 황금빛 테두리를 두른 형태였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고 1942년 나치 치하의 프랑스에서는 염료와 포장재가 극도로 부족해졌다. 당시 에르메스의 포장재 공급업체는 아무도 원하지 않아 창고에 쌓여 있던 강렬한 오렌지색 판지밖에 제공할 수 없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던 이 오렌지색은 이후 오히려 활력과 따뜻함, 그리고 혁신적인 우아함의 상징으로 탈바꿈했다.

 

프랑스의 철학자 장 보드리야르(Jean Baudrillard)는 소비 사회에서 사물은 기호(Sign)로서 소비된다고 말했다. 에르메스의 오렌지 박스는 단순한 포장재가 아니라, 최고급 가죽 장인 정신, 희소성, 그리고 상류층의 라이프스타일을 대변하는 완벽한 기호다.

 

1994년 포장 부문 오스카상을 수상하기도 한 이 오렌지 박스는 , 에르메스가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가치 TOP3를 굳건히 지키며 연간 수백억 유로의 매출을 올리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다.

 

 

◆ 1837년부터 단 하나의 색만 사용, '티파니 블루(Tiffany Blue)'

 

1837년 뉴욕에 문을 연 보석 브랜드 티파니앤코(Tiffany & Co.)는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파란색 상자를 소유하고 있다. 이른바 '티파니 블루'로 불리는 이 색상은 팬톤(Pantone) 컬러 번호 '1837 Blue'로 지정되어 있으며, 티파니 창립 연도를 기리기 위해 명명되었다.

 

티파니 블루는 빅토리아 시대 신부들이 결혼식 들러리들에게 선물하던 '물망초(Forget-me-not)'에서 유래했다는 낭만적인 스토리를 품고 있다. 하지만 이 색이 지닌 진정한 힘은 '독점'에 있다. 티파니는 1998년 이 색상을 미국 특허상표청에 색채 상표(Color Trademark)로 등록했다. 이는 전 세계에서 오직 티파니만이 주얼리 포장 및 관련 서비스에 이 색을 사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법적으로 보호받는 이 색채는 브랜드 가치 상승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영국의 브랜드 평가 기관 브랜드 파이낸스(Brand Finance)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티파니의 브랜드 가치는 약 58억9500만 달러(한화 약 9조원)에 달했으며, 2021년 LVMH 그룹이 티파니를 158억 달러에 인수할 당시 이 '블루 박스'의 상징성이 인수 가치에 크게 기여했다. 티파니 블루는 단순한 포장지가 아니라, 그 자체로 신뢰, 영원한 사랑, 그리고 범접할 수 없는 럭셔리의 철학적 기호로 작용한다.

 

 

◆ 블랙과 화이트, 가장 단순하면서 가장 고급스러운 샤넬(CHANEL)

 

"여성들은 모든 색에 대해 생각하지만, 색의 부재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다. 블랙은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 화이트도 마찬가지다. 그들의 아름다움은 절대적이다. 완벽한 조화다." – 가브리엘 코코 샤넬 (Gabrielle Coco Chanel)

 

샤넬의 색채 철학은 '블랙 앤 화이트(Black & White)'로 요약된다. 1920년대 이전까지 서양 복식사에서 검은색은 하인들의 유니폼이거나 상복(喪服)으로만 쓰이던 우울하고 기피되는 색이었다. 그러나 코코 샤넬은 1926년 '리틀 블랙 드레스(Little Black Dress)'를 선보이며 검은색을 우아함, 시크함, 그리고 여성 해방의 상징으로 격상시켰다.

 

프랑스의 기호학자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는 패션이 언어처럼 작동한다고 분석했다. 샤넬의 블랙 앤 화이트는 기존 상류층의 화려하고 장식적인 색채(파스텔, 금색 등)에 대한 반항이자, 단순함(Simplicity)이 곧 궁극의 럭셔리라는 새로운 패션 문법을 창조한 것이다.

 

샤넬의 로고, 제품 패키징, 매장 인테리어는 철저하게 이 두 가지 무채색을 기반으로 한다. 가장 절제된 색상을 사용함으로써 역설적으로 가장 강력한 시각적 권위를 획득한 샤넬은, 2023년 기준 약 197억 달러(한화 약 30조원)의 기록적인 매출을 올리며 럭셔리 제국의 2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 루이비통 브라운 & 골드, ‘여행의 귀족성’을 입다


루이비통(Louis Vuitton)의 모노그램 패턴은 브라운과 골드 톤이 결합된 독특한 색채 언어로, 귀족적 여행과 위신을 상징한다는 해석이 많다. 브라운은 안정성과 전통, 골드는 부와 영광을 의미하며, 두 색을 결합한 모노그램은 “시간을 견디는 가죽 여행가방”이라는 브랜드 기원을 시각적으로 계속 환기한다.

 

컬러 분석 자료도 루이비통을 “브라운·골드 조합으로 배타성을 신호하는 대표 럭셔리 하우스”로 분류하며, 이 톤이 중고 시장에서도 ‘LV 감정가’를 높이는 상징 자산으로 작동한다고 설명한다. 

 

샤넬이 블랙·화이트의 절제된 권위를 택했다면, 루이비통은 브라운·골드로 ‘사용 흔적이 쌓일수록 더 멋스러운 귀족적 여행의 상징’을 구축한 셈이다.

 

◆ 발렌티노 ‘핑크 PP’, 고급스러운 저항의 핑크


이탈리아 하우스 발렌티노는 2022년 팬톤과 협업해 “핑크 PP(Pink PP)”라는 독자 컬러를 개발, 브랜드의 강력한 시그니처로 삼았다. 핑크 PP는 네온에 가까운 고채도 핑크로, 가벼운 달콤함보다 ‘강한 개성, 대담함, 젠더 경계를 허무는 에너지’를 상징하는 색으로 포지셔닝된다.

 

컬러 브랜딩 분석에 따르면 발렌티노는 이 색으로 쇼장에서부터 패키지·캠페인까지 “전체 세계관을 핑크로 뒤덮는 전략”을 펼치며, "핑크를 더 이상 소녀감성에 한정하지 않는 고급 패션 언어"로 재해석했다.

 

이는 샤넬이 블랙으로 상복의 이미지를 뒤집었던 것처럼, 핑크를 통해 ‘고급스러운 저항과 자기표현’이라는 현대적 럭셔리 개념을 표현한 사례로 읽을 수 있다.

 

 

◆ 안나수이 퍼플, 신비와 희소성의 코드


미국 디자이너 브랜드 안나수이(Anna Sui)는 보라색을 전면에 내세운 대표 패션·뷰티 브랜드다. 보라색은 예술, 신비로움, 희소성을 상징하는 색으로, 안나수이는 이 의미를 적극 활용해 “마법 같고 비밀스러운 여성성”을 강조하는 콘셉트를 구축했다.

 

컬러 마케팅 분석 글에서는 “보라색을 통해 안나수이는 전 세계 여성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내리며, 퍼플이 브랜드의 정체성을 전달하는 핵심 도구라고 설명한다. 보라색이 역사적으로 왕실과 종교 권위의 색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안나수이의 퍼플은 ‘대중에게 개방된 소규모 왕국, 개인의 작은 성소’라는 문화적 은유로도 읽힌다.

 

◆ 초록색으로 커피가 아닌 공간을 팔아버린 스타벅스

 

"스타벅스는 커피를 파는 곳이 아니다. 우리는 제3의 공간(The Third Place)을 제공한다."

 

스타벅스의 전 CEO 하워드 슐츠(Howard Schultz)의 이 철학은 스타벅스의 상징인 '세이렌(Siren) 그린' 로고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1971년 시애틀에서 시작된 스타벅스의 초기 로고는 갈색이었으나, 이후 진화를 거쳐 현재의 시그니처 그린(Pantone 3425 C)으로 정착했다.

 

색채 심리학에서 초록색은 자연, 휴식, 치유, 평화, 그리고 균형을 상징한다. 스타벅스는 집(제1의 공간)도, 직장(제2의 공간)도 아닌, 사람들이 편안하게 머물며 소통할 수 있는 '제3의 공간'이라는 사회학적 개념을 매장 철학으로 삼았다. 짙은 초록색 로고와 앞치마는 도심 속의 오아시스 같은 편안함을 시각적으로 전달하며, 커피 한 잔의 가격에 '머무를 수 있는 권리'와 '여유'를 포함시켰다.

 

스타벅스의 이러한 철학적 공간 마케팅은 전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스타벅스의 전 세계 매장 수는 4만개를 넘었고, 2025 회계연도에는 370억 달러(한화 약 56조원)가 넘는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초록색 로고는 이제 전 세계 어디서나 '안전하고 편안한 나만의 공간'을 보장하는 보편적인 기호로 자리잡았다.

 

◆ 식욕과 행복을 자극하는 노란색 M의 대명사, 맥도날드

 

맥도날드의 상징인 '황금 아치(Golden Arches)'와 붉은색 배경은 현대 자본주의와 패스트푸드 문화를 상징하는 가장 강력한 기호 중 하나다. 맥도날드가 빨간색과 노란색을 선택한 이유는 철저히 신경과학과 색채 심리학에 기반한다.

 

신경과학 연구에 따르면, 빨간색은 심박수를 높이고 흥분과 긴급함을 유발하며 식욕을 자극하는 효과가 있다. 반면 노란색은 햇빛과 연관되어 행복, 따뜻함, 긍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며, 인간의 눈이 낮 시간대에 가장 빠르고 멀리서 인식할 수 있는 색상이다. 이 두 색의 결합은 소비자에게 "빠르게 들어와서 기분 좋게 먹고 나가라"는 무의식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러한 색채 마케팅은 맥도날드의 엄청난 상업적 성공을 뒷받침한다. 2024년 기준 맥도날드의 브랜드 가치는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패스트푸드 브랜드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최근 유럽 일부 국가의 맥도날드 매장들이 친환경적이고 건강한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배경색을 붉은색에서 짙은 녹색으로 변경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브랜드 컬러가 시대적 철학과 사회적 요구(지속가능성)에 따라 어떻게 진화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 단 2가지 컬러로 전 세계 집안(홈)을 장악한 이케아(IKEA)

 

스웨덴의 가구 공룡 이케아(IKEA)의 로고는 파란색 사각형 안의 노란색 타원, 그리고 그 안의 파란색 글씨로 구성되어 있다. 이 두 가지 색상은 스웨덴 국기의 색상에서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이케아의 색상 선택은 단순한 애국심의 발로를 넘어, 브랜드의 문화적 정체성(Cultural Identity)을 전 세계에 이식하려는 철학적 전략이다. 파란색은 신뢰, 안정, 품질을 상징하고, 노란색은 행복, 낙관주의, 상상력을 의미한다. 이케아는 스웨덴의 실용주의적이고 민주적인 디자인 철학을 파란색과 노란색이라는 시각적 기호를 통해 포장하여 전 세계로 수출했다.

 

이러한 명확한 시각적 정체성을 바탕으로 이케아는 2024년 기준 글로벌 브랜드 가치 약 158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2025 회계연도에는 전 세계적으로 약 450억 유로(한화 78조원)의 막대한 매출을 달성했다. 이케아 매장을 멀리서 발견할 때 느껴지는 그 파란색과 노란색의 거대한 박스는, 소비자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의 디자인과 스웨덴식 라이프스타일이라는 명확한 의미를 전달한다.

 

 

◆ 형광색 초록으로 음악을 각인시킨 스포티파이(Spotify)

 

2008년 스웨덴에서 시작된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는 음악 산업의 판도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그리고 그들의 정체성 중심에는 강렬하고 톡톡 튀는 '네온 그린(Neon Green)'이 있다.

 

스포티파이의 초기 로고는 다소 차분한 녹색이었으나, 2015년 대대적인 리브랜딩을 통해 현재의 눈부신 네온 그린으로 색상을 변경했다. 당시 테크 기업들은 신뢰를 주는 파란색이나 무난한 무채색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했다. 하지만 스포티파이는 기존의 틀을 깨고 생동감, 젊음, 에너지, 그리고 파괴적 혁신(Disruption)을 상징하는 네온 그린을 선택했다.

 

이 형광색 초록은 단순히 음악을 듣는 것을 넘어, 음악을 발견하고 공유하며 즐기는 역동적인 문화적 행위를 대변한다. 스포티파이의 색채 전략은 디지털 시대의 시각적 피로도 속에서도 즉각적인 인지도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2025년 기준 스포티파이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무려 7억명을 돌파했으며, 유료 구독자 수 역시 2억9000만명에 달하며 세계 1위의 오디오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군림하고 있다.

 

 

◆ 코카콜라 레드, 감정의 에너지 드링크


코카콜라의 강렬한 빨간색은 “청량음료”를 넘어 “감정의 에너지”를 상징하는 시그니처 컬러로 자리 잡았다. 빨간색은 흥분, 활력, 열정을 자극하는 색으로, 코카콜라 레드는 브랜드가 강조해온 ‘즐거움, 파티, 축제, 순간의 짜릿함’을 시각적으로 응축한다.

 

1886년 창업 초기부터 코카콜라는 병과 포장, 광고에 일관되게 레드를 사용해 왔고, 이 색은 이제 “콜라”라는 카테고리 전체를 대표하는 색으로까지 확장됐다. 브랜딩 분석 자료에서는 “빨간색을 보면 코카콜라를 떠올린다”는 소비자 연상을 컬러 마케팅 성공의 대표 사례로 제시할 정도로, 레드는 코카콜라의 감성 언어로 확고히 자리잡았다.

 

 

◆ 네이버 그린, 디지털 일상의 기본색


국내 포털 네이버는 창업 초기부터 로고와 주요 UI에 초록색을 일관되게 사용하며 “그린 = 네이버”라는 연상을 한국 사용자에게 거의 자동화했다. 컬러 마케팅 사례 분석에 따르면, 네이버 그린은 친근함, 안정감, 접근성을 상징하며, “기술 기업이면서도 과도한 차가움보다 일상의 편의성을 우선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게 설계되어 있다.

 

초록색은 자연과 균형, 회복의 이미지를 지니는데, 네이버는 이를 디지털 환경에 이식해 ‘복잡한 정보의 숲에서 길을 찾아주는 신뢰할 수 있는 가이드’로 자신을 포지셔닝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코카콜라 레드가 글로벌 축제를 상징하는 컬러라면, 네이버 그린은 한국 사용자의 데일리 라이프에서 “검색과 뉴스, 커뮤니티의 기본색”으로 작동하는 디지털 인프라의 색이다.

 

 

◆ 구글 멀티컬러, 다색성의 인류 도구


구글(Google)의 로고는 파랑, 빨강, 노랑, 초록 네 가지 색을 조합한 독특한 멀티컬러 구조로, 단일 색이 아닌 “다색성 자체”를 아이덴티티로 삼는 사례다. 브랜딩 분석 글에서는 구글 로고의 여러 색을 “다양성, 유연성, 개방성을 상징하는 설계”로 해석하며, 특정 권위 색(블랙·골드 등)을 피하고 ‘누구에게나 열린 도구’라는 성격을 강조했다고 설명한다.

 

색심리 관점에서 파랑은 신뢰와 안정, 빨강은 에너지와 주목, 노랑은 호기심과 낙관, 초록은 균형을 의미하는데, 구글 로고는 이 네 감정을 동시에 호출하며 “전 인류의 지식 접근을 지원하는 플랫폼”이라는 비전을 시각적으로 구현한다. 티파니처럼 하나의 색을 독점하기보다, 구글은 다색 조합을 통해 ‘인지적 중립성과 개방성’을 브랜드 핵심 가치로 만든 점이 대비되는 포인트다.

 

 

◆ 인스타그램 그라디언트, 감정의 스펙트럼


인스타그램(Instagram)은 2016년 리브랜딩 이후 보라·핑크·오렌지 계열이 섞인 그라디언트 아이콘을 사용하며, 단색이 아닌 “감정 스펙트럼”을 상징하는 컬러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브랜딩 사례 자료에 따르면, 이 그라디언트는 창의성, 따뜻함, 개인적 감정 표현을 강조하며, 사진·영상·스토리 등 다양한 콘텐츠가 교차하는 플랫폼의 성격을 시각적으로 나타낸다.

 

단일 색보다 그라디언트가 기억 점에서 불리할 수 있음에도, 인스타그램은 고채도의 색 변화를 통해 아이콘 자체를 강력한 시각적 기호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스포티파이의 네온 그린처럼 ‘디지털 피로도를 뚫는 강한 채도’ 전략과 맞닿아 있으면서도, 색의 흐름을 통해 “타임라인에 흘러가는 감정과 순간”을 은유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 나이키 블랙, 수행과 의지의 색


나이키(Nike)는 오렌지 박스와 다양한 컬러 팔레트를 사용하지만, 상징적 스우시(Swoosh) 로고는 블랙으로 표현되는 경우가 가장 많다. 컬러 사례 문서에서는 나이키를 “블랙을 통해 힘, 결단력, 수행의 이미지를 강조하는 스포츠 브랜드”로 분류하며, 단순한 검정 로고가 운동화·의류 전반에서 강력한 통합 아이덴티티 역할을 한다고 설명한다.

 

블랙은 권위와 집중, 최소주의를 상징하는데, 나이키는 이 색을 통해 ‘화려한 장식보다 퍼포먼스와 기록’에 초점을 맞춘다는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암시한다. 샤넬의 블랙이 “절제된 럭셔리”라면, 나이키 블랙은 “기능적 수행과 경쟁의 미학”이라는 또 다른 현대성의 얼굴로 읽힌다.

 

 

◆ 컬러, 브랜드를 삼키고 문화를 지배하다

 

살펴본 브랜드들은 단순히 예쁜 색을 고른 것이 아니다. 이들은 색채에 자신들의 브랜드 철학과 서사를 담았고, 그것을 일관되게 유지함으로써 소비자들의 무의식을 점령했다. 브랜드가 색상을 '소유'한다는 것은 단순히 법적인 상표권(Trademark)을 획득하는 것을 넘어, 소비자들의 머릿속에 그 색상을 볼 때마다 특정한 감정과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문화적 기호'를 심어놓았음을 의미한다.

 

오늘날의 기업들에게 컬러 마케팅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다. 당신의 브랜드는, 혹은 당신 자신은 사람들에게 어떤 색으로 기억되고 있는가? 티파니의 영원한 블루인가, 샤넬의 절대적인 블랙인가. 색은 말이 없지만, 그 어떤 언어보다 강력하게 우리에게 말을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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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사회학] 시내버스 라디오, 침묵시대의 소음이 되다…'방해받지 않을 권리'와 '공공 공간'의 재정의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기사님, 여긴 당신의 자동차가 아닙니다." 서울 시내버스 안에서 흘러나오는 라디오 소리를 둘러싸고 승객과 운전기사 간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서울시의회 의회신문고에는 시내버스 기사들의 라디오 청취를 법적으로 금지해 달라는 민원이 제기됐고, 서울시는 "일률적인 금지는 법적 근거가 없어 어렵다"며 "최대한 계도하겠다"는 원론적 답변을 내놓았다. 민원의 발단과 서울시 답변 민원인 A씨는 "버스가 기사님 개인 자가용이 아닌데 왜 본인 취향의 라디오를 승객들에게 강제로 듣게 하느냐"는 취지의 문제를 제기했다. 실제로 한 승객은 "기사님이 라디오를 너무 크게 틀어서 하차 벨 소리도 못 듣고 정거장을 지나쳤다"고 불편을 토로했으며, 볼륨을 줄여달라고 요청했다가 오히려 욕설을 들었다는 사례도 전해졌다. 민원의 골자는 크게 세 갈래로 나뉜다. 첫째는 과도한 볼륨, 둘째는 기사 개인의 정치·종교적 성향이 반영된 특정 채널 편성에 대한 불쾌감, 셋째는 안내방송이나 하차벨 소리를 가리는 안전 문제다. 이에 서울시는 조례를 통한 일괄 금지 대신 버스회사별 개별 교육과 계도를 약속했지만, 강제력 있는 규제는 현재로선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소

[공간사회학] "럭셔리 대명사" 5성급 호텔 뷔페 브랜드와 문화코드…파크뷰·라세느·그라넘·테라스 키친·온 테이블·콘스탄스·코너스톤·플레이버즈·섬모라·다모임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2026년 봄, 서울 신라호텔 '더 파크뷰(The Parkview)'의 주말 디너 예약 오픈 알림이 뜨는 순간, 캐치테이블 앱은 수천 명의 동시 접속으로 서버가 과부하 상태가 된다. 성인 1인 기준 20만원이라는 초고가 한끼 가격표가 붙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약 가능한 자리는 불과 몇 분 만에 소진된다. ◆ 한 끼 20만원, 음식 가격이 아닌 럭셔리 브랜드를 소비 뷔페형 레스토랑 시장 규모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4,000억원대에서 2023년 8,900억원, 2024년 9,300억원을 넘어섰으며, 2025년에는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외식산업 경기동향지수가 코로나19 이후 최저치(70.76, 2025년 1분기)를 기록하는 불황 속에서도 특급호텔 뷔페만큼은 나 홀로 호황을 누리는 역설적 현상이 펼쳐지고 있다. 이 현상의 중심에는 음식만이 아닌 '이름'이 있다. 소비자들은 '라세느(La Seine)'의 랍스터를 먹으면서 파리의 센강변을 걷는 상상을 하고, '아리아(Aria)'의 양갈비를 맛보면서 110년 역사의 오페라 독창곡을 듣는 듯한 감각을 경험한다. 호텔 뷔페의 브랜드명은 단순한 식당 간판이 아니다.

[Moonshot-thinking] '창고'의 시대 가고, 물류 인프라의 시대가 온다

요즘 물류센터 시장에서 흥미로운 장면은 새로 지어지는 창고가 아니라 비어 있던 창고가 채워지는 모습이다. 2~3년 전만 해도 시장의 화두는 공급이었다. 전국 곳곳에 대형 물류센터가 들어서고, 수도권에는 유례없는 규모의 신규 자산이 쏟아졌다. 공실은 늘고, 임대인들은 임차인 확보를 위해 렌트프리와 각종 지원 조건을 경쟁하듯이 내놓았다. 시장은 임차인 우위였다. 그러나 최근 현장에서 마주하는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공급이 줄어들자 공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경색과 공사비 상승, 인허가 감소가 이어지면서 신규 공급이 급감했다. 그동안 결정을 미루던 화주 기업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입지가 우수하고 스펙이 뛰어난 물류센터부터 빠르게 임차계약이 체결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단순한 시장 회복으로만 해석하면 중요한 변화를 놓치게 된다. 물류센터 시장에서 벌어지는 일은 공실률이 오르내리는 수준의 이야기가 아니다. 물류센터를 바라보는 기준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물류센터를 부동산으로 평가했다. 위치, 규모, 임대료가 판단의 핵심이었다. 그러나 지금 화주들이 가장 먼저 묻는 질문은 다르다. '이 물류센터가 우리의 공급망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공간사회학] "에르메스 패션쇼는 하나의 예술 작품"…'뒤크' 로고, 승마장에서 '환생'하다

[뉴스스페이스=이현주 기자] 에르메스가 최근 공개한 패션쇼 오프닝 영상이 온라인상에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단순한 브랜드 로고 등장을 넘어, 조명과 무대, 영상이 하나의 작품처럼 이어지며 짧은 순간에도 강한 몰입감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다. 이번 패션쇼는 승마 훈련장이라는 '공간'을 통해 승마 유산을 상징적으로 담아냈을 뿐만 아니라 로고 모습의 살아있는 말이 오프닝 무대에 직접 등장해 더 큰 화제가 됐다. 실제 말과 페가수스가 등장한 전례 이번 오프닝이 특히 화제가 된 것은 에르메스가 과거에도 파격적인 오프닝 연출로 이미 화제를 모은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2024년 2월 도쿄 아자부다이 힐스 매장 오프닝 당시에는 프랑스 리옹 출신 예술단체 '라 콤파니 데 퀴담(La Compagnie des Quidams)'이 3.5미터 높이의 대형 풍선 말들과 10미터 길이의 페가수스를 동원한 거리극 형태의 쇼를 선보인 바 있다. 말은 에르메스의 창립 정신인 마구(馬具) 제작 전통을 상징하는 브랜드 아이콘으로, 이처럼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시각 모티프는 단순한 볼거리가 아니라 브랜드 서사의 연속성을 구축하는 장치로 기능한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에르메스 로고, '말 한마리'

[공간사회학] 만약 스타벅스 2160곳이 한 달간 문을 닫는다면?…"한국 사랑방과 머무름 권리·도시 상권과 경제 인프라·고독방파제와 마음편의점까지 사라진다"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2026년 6월 22일 오후 3시, 전국 2,160여개 스타벅스 매장의 불이 일제히 꺼졌다. 1999년 1호점 개점 이후 27년 만에 처음 있는 전국 동시 조기 영업종료였다. 5·18 민주화운동과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연상시킨 이른바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에 대한 반성으로, 전 직원이 역사 인식 및 사회적 감수성 교육을 받기 위한 조치였다. 단 하루, 그것도 오후의 몇 시간이었지만 도심의 풍경은 미묘하게 일그러졌다. 노트북을 들고 갈 곳을 잃은 카공족, 급한 화상 회의를 앞둔 노마드 워커, 잠시 숨을 돌리려던 직장인들은 굳게 닫힌 유리문 앞에서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 짧은 소동은 우리에게 도발적인 질문을 던진다. 만약 이 조기 영업종료가 단 하루가 아니라, 한 달간 지속되는 '장기 폐점' 사태로 이어진다면 우리 도시에 어떤 일이 벌어질까? 단순히 커피를 마시지 못하는 불편함을 넘어, 이 질문은 한국 사회가 하나의 거대한 상업 자본에 '머무름의 권리'를 얼마나 깊숙이 의존하고 있는지를 비추는 거울이 된다. 시나리오 1…408만명의 '공간 난민'과 저가 커피의 한계 스타벅스가 한 달간 문을 닫았을 때 가장 먼저 나타날 현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