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외국계 생활용품 기업 한국피앤지(유)(P&G, 대표이사 이지영)가 수익성 악화에도 불구하고 미국 본사에 막대한 자금을 송금하며 '제 식구 챙기기'에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실적 부진 속에서 260억원 규모의 대규모 유상감자를 단행하며 자본 건전성이 크게 악화되었으며, 외국계 기업 특유의 '국부 유출' 논란이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한국P&G는 국내 생활용품 시장에서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다양한 카테고리 제품을 판매해 온 다국적 기업이다. 다만 법인 구조상 ‘한국피앤지 유한회사(제조·관리)’와 ‘한국피앤지판매유한회사(유통·마케팅)’로 이원화돼 있다.
한국 시장에서 P&G가 보유·유통 중인 대표 브랜드는 ▲면도용품: 질레트(Gillette), 브라운(Braun) ▲섬유유연제·세탁: 다우니(Downy), 에이리얼(Ariel, 일부 채널) ▲탈취·방향제: 페브리즈(Febreze) ▲헤어·뷰티: 팬틴(Pantene), 헤드앤숄더(Head & Shoulders), 허벌에센스(Herbal Essences) ▲구강케어: 오랄비(Oral-B) ▲스킨케어: SK-II ▲유아용품: 팸퍼스(Pampers) 등이 있다.
이들 브랜드는 대형마트, 온라인 플랫폼, H&B스토어 등을 통해 한국 소비자들에게 폭넓게 유통되며, 특히 다우니·페브리즈·질레트 등은 국내 시장 점유율 상위권을 유지해 온 ‘캐시카우’ 제품군으로 꼽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등록된 한국피앤지 유한회사의 제34기(2024.07.01~2025.06.30)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2025년 영업수익(매출)은 80억 5,805만원으로 전년(85억 6,411만원) 대비 5.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26억 9,799만원을 기록해 전년 26억 3,636만원 대비 2.3% 소폭 증가했으나, 당기순이익은 22억 7,623만원으로 전년(37억 8,338만원) 대비 무려 39.8%나 급감했다.
실적 악화에도 260억원 유상감자... 자본금 50% 깎아먹어
가장 심각한 문제는 회사의 자본 건전성이다. 한국피앤지는 2024년 2월 임시사원총회 결의를 통해 전체 발행주식수의 50%에 해당하는 260억원 규모의 유상감자를 2024년 6월 30일 자로 단행했다. 이로 인해 회사의 자본금은 기존 5,000만원에서 2,500만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유상감자는 회사가 주주들에게 현금을 돌려주고 주식을 소각하는 방식으로, 외국계 기업들이 국내에서 벌어들인 이익을 본사로 회수하는 대표적인 '꼼수'로 지적받아 왔다. 한국피앤지 지분 100%를 미국 법인(Procter & Gamble Far East, Inc.)이 소유하고 있는 만큼, 이번 유상감자 대금 260억원은 고스란히 미국 본사의 주머니로 들어간 셈이다.

감자차손 보전 위해 이익잉여금 헐어 써... 재무구조 악화
유상감자의 여파로 한국피앤지는 심각한 재무적 타격을 입었다. 유상감자로 인해 감소한 자본금을 초과하는 금액인 259억 7,500만원이 '감자차손'으로 계상되었고, 회사는 이를 보전하기 위해 2024년 9월 정기사원총회에서 전기이월미처분이익잉여금 48억 2,433만원과 자본잉여금 211억 5,066만원을 헐어 써야만 했다. 회사의 영업 밑천인 잉여금이 본사 송금을 메우는 데 탕진된 것이다.
판매법인도 2년간 2,065억원 고액 배당... "한국은 현금인출기?"
한국피앤지 본체뿐만 아니라, 제품 판매를 담당하는 자매 법인 '한국피앤지판매유한회사' 역시 고액 배당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과거 무배당 기조를 유지하던 한국피앤지판매는 최근 2년간(2021~2022 회계연도) 총 2,065억원이라는 막대한 현금을 미국 본사에 배당했다.
특히 2022 회계연도에는 당기순이익이 571억원으로 전년 대비 43.9%나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순이익에 육박하는 475억원(배당성향 83.2%)을 배당으로 책정해 빈축을 샀다.

세무조사 이력 및 불투명한 지배구조 리스크
한국피앤지는 과거 국세청의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받기도 했다. 2020년 말, 서울지방국세청 국제거래조사국은 한국P&G 본사에 조사 인력을 투입해 역외탈세 여부 등을 정밀 검증한 바 있다. 다국적 기업의 조세 회피와 자본 유출에 대한 과세 당국의 감시망이 좁혀지는 가운데, 이번 대규모 유상감자 역시 과세 당국의 예의주시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기업재무분석 전문가는 "한국피앤지의 이번 260억원 규모 유상감자는 당기순이익이 40% 가까이 급감하는 실적 악화 국면에서 무리하게 진행되었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외국계 기업의 '국부 유출'이자 '먹튀' 리스크를 보여준다"며, "감자차손을 메우기 위해 이익잉여금과 자본잉여금까지 끌어다 쓴 것은 회사의 미래 성장 동력을 훼손하고 재무 건전성을 심각하게 저해하는 오너(미국 본사)의 도덕적 해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국 소비자들이 팔아준 수익이 국내 재투자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지 않고, 불투명한 지배구조를 통해 고스란히 미국 본사의 배를 불리는 데 사용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한국피앤지의 책임 있는 해명이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