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이 BGF에 이어 BGF리테일까지 잇달아 지분을 팔아치우면서 중앙그룹 유동성 위기의 ‘심각도’를 수치로 증명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순 차익실현이라는 공시 문구와 달리, 2조8000억원에 달하는 차입 부담과 디폴트 선언, 연쇄 회생신청이라는 그룹 재무 현실이 매각 배경을 설명한다는 지적이다.
홍석현, BGF 전량·BGF리테일 대부분 정리
연합뉴스에 따르면, 홍석현 회장은 6월 18일과 22~23일 장내 매도를 통해 BGF리테일 주식 37만878주를 처분했다. 이로써 그의 BGF리테일 지분율은 3.17%에서 1.02%로 2.15%포인트 하락했다.
앞서 홍 회장은 지주회사 BGF 지분 102만1212주(1.07%)를 이달 9~15일 다섯 차례에 걸쳐 전량 매도했다. 매도 단가는 주당 3995~4227원 수준으로, 확보한 현금은 약 41억8000만~42억원으로 추산된다.
BGF는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을 거느린 지주사로, 과거 보광훼미리마트의 모태가 중앙일보를 창간한 고 홍진기 회장의 투자 회사 ‘보광’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2006년 계열 분리 후에도 홍석현 회장은 BGF 지분 1% 안팎을 ‘상징 지분’처럼 보유해 왔지만, 이번 매각으로 해당 인연에도 마침표를 찍었다.
‘디폴트→회생’으로 번진 유동성 쇼크
시장에서는 이 같은 지분 매각을 중앙그룹 유동성 위기와 직결된 방어 조치로 읽는다. 중앙그룹의 총차입금은 약 2조8000억원 수준으로, 주요 계열사의 실적 부진 탓에 현금창출력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가 누적돼 왔다.
실제 유동성 위기는 방송 계열에서 먼저 터졌다. JTBC는 6월 12일 약 206억원 규모의 유동화 차입금을 만기 상환하지 못해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했고, 이틀 뒤인 14일 중앙홀딩스·콘텐트리중앙·중앙피앤아이·메가박스중앙이 잇따라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15일에는 JTBC도 법정관리를 요청하며 그룹 핵심 5개사가 한꺼번에 회생 트랙에 올라섰다.
그동안 중앙그룹은 방송·콘텐츠·영화 부문의 부진 속에서 대규모 레저 자산 인수, 해외 제작사 투자, 콘텐츠 제작비 확대 등 공격적 투자를 단행해 왔다. 경제학자 이병태 카이스트 명예교수는 “중앙그룹 유동성 위기의 핵심 원인은 해외 제작사와 대형 리조트 인수 등 무리한 투자”라고 지적하며 "정치적 변수보다는 재무 의사결정이다"고 방점을 찍었다.
오너 일가 지분, ‘현금화 모드’ 가속
BGF리테일 공시와 데이터들을 종합하면 BGF리테일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2026년 5월 50.27%에서 49.23%로 1.04%포인트 하락했다. 이 과정에서 홍석조 회장 일가뿐 아니라 홍석현 회장도 3.17%를 보유한 특수관계인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이번 연합뉴스 보도에서 확인된 것처럼 홍 회장이 37만여주를 매각해 지분율을 1.02%로 줄이면서, 중앙그룹-보광가 형제 라인의 연결 고리였던 BGF리테일 지분도 상당 부분 현금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매체들은 홍 회장과 배우자 신연균 아름지기 이사장이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 주식 약 557억원어치를 매도했다고 보도하며, ‘지주사→주력 계열사’로 이어지는 체계적인 유동성 확보 시나리오에 무게를 실었다.
재계 관계자들은 홍 회장의 BGF 지분 전량 매각(약 42억원)과 BGF리테일 추가 지분 정리가 중앙그룹 회생 절차 과정에서 별도 자구책 또는 개인 차원의 유동성 방어 포석일 가능성을 거론한다. 다만 공시상 사유는 ‘단순 처분’으로 기재돼 있어, 실제 자금 사용처와 그룹 전체 재무 구조에 미칠 영향은 향후 회생계획안과 추가 공시를 통해서만 확인이 가능하다.
미디어 그룹 리스크, 금융·유통 지형도 흔드나
중앙그룹의 구조적 유동성 위기는 국내 미디어 산업 전반의 ‘차입 의존 성장 모델’에 대한 경고로 읽힌다. JTBC·콘텐트리중앙·메가박스로 이어지는 방송·콘텐츠·극장 체인은 코로나19 이후 광고·관객·IP 수익 변동성이 급격히 커진 반면, 제작비와 차입금 상환 부담은 고정비처럼 누적된 구조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진단이다.
동시에 홍석현 회장의 BGF·BGF리테일 지분 매각은 금융·유통 시장에도 파급력을 가질 수 있다. BGF리테일 최대주주 측 지분율은 여전히 49%대를 유지해 경영권에는 단기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오너 일가의 지분 유동화가 반복될 경우, 중장기적으로는 지배구조 개편·전략적 투자자(SI·FI) 유치·M&A 가능성 등 여러 시나리오가 열려 있다는 관측이 증권가에서 나오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태를 “광고·콘텐츠 경기 둔화와 고금리, 과잉 차입이 복합 작용한 미디어-콘텐츠 그룹의 전형적 위기 사례”로 평가하면서, 향후 회생절차에서 채권단·투자자·규제당국이 어떤 구조조정 모델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한국 미디어 산업의 판도와 유통·리테일 지배구조 지형까지 연쇄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에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