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넷플릭스가 한국 OTT 시장에서 ‘양·질 모두 1위’ 지위를 공고히 한 가운데, 쿠팡플레이·티빙·디즈니+·웨이브가 2위 그룹 재편 경쟁에 뛰어든 구도다. 최근 3년간 연평균 5%대 성장세 속에서도 이용시간과 충성도는 넷플릭스 쏠림이 더욱 심화되는 양상이다.
한국 OTT, 성장률은 5.7%…시장 포화 아닌 ‘체류시간 전쟁’
23일 와이즈앱·리테일이 한국인 스마트폰 사용자(Android+iOS)를 표본 조사한 결과, 2026년 5월 주요 OTT 앱 합산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2,209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5년 5월 2,124만명에서 4% 증가한 수치로, 최근 3년간 OTT 앱 사용자는 연평균 5.7%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이용자 5명 중 2명이 OTT를 하나 이상 쓰는 수준이라는 2024년 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가입·이용 경험은 이미 대중화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국내 OTT 시장은 더 이상 ‘이용자 수 확대’보다 ‘누가 더 오래 붙잡느냐’가 관건인 체류시간 경쟁 국면으로 옮겨가고 있다. 2024년에도 넷플릭스는 국내 OTT 총 사용시간의 54.3%를 가져가며 압도적 1위를 기록했고, 티빙·쿠팡플레이·웨이브·디즈니+ 등은 나머지 시간을 나눠 갖는 구조다.
사용자 점유율 TOP 5…넷플릭스 독주, 2위 싸움은 쿠팡플레이·티빙
2026년 5월 기준 사용자 점유율(주요 OTT 합산 MAU 기준) 1위는 넷플릭스로, 37.8%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쿠팡플레이가 24.4%, 티빙 17.8%, 디즈니+ 6.7%, 웨이브 6.1% 순으로, 이 다섯 개 플랫폼이 사실상 국내 OTT 스마트폰 이용자의 대다수를 흡수하고 있다. 라프텔(2.9%), U+모바일tv(2.1%), 왓챠(1.3%), 스포티비 나우(0.9%) 등은 틈새 시장을 공략하는 ‘롱테일’ 사업자로 위치가 정리되는 모습이다.
외부 기관 조사에서도 ‘1강 4중’ 구조는 확인된다. IGAWorks와 sensorTower 자료를 종합하면 2025년 기준 한국 모바일 OTT MAU 상위권은 넷플릭스(약 1,440만명), 쿠팡플레이(800만명 내외), 티빙(770만명 내외), 웨이브(400만명대), 디즈니+ (260만~300만명 수준)의 구도가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옴디아(Omdia) 역시 한국 구독형 온라인 동영상 시장에서 넷플릭스가 구독자 기준 약 31%를 차지하면서도, 티빙(16%)·쿠팡플레이(13%)·웨이브(11%) 등 국내 플랫폼의 합산 점유율이 40%를 넘어선다고 분석했다.
사용시간 점유율 TOP 5…‘시간’은 넷플릭스, ‘볼륨’은 티빙
사용시간 점유율에서도 넷플릭스의 지위는 더 공고하다. 2026년 5월 기준 넷플릭스 사용시간 점유율은 57.7%로, 한국인이 스마트폰으로 소비하는 OTT 시간의 절반 이상을 혼자 가져가는 구조다. 같은 기간 티빙은 24.8%로 2위, 쿠팡플레이는 6.5%, 웨이브 5.4%, 디즈니+ 3.3%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이는 2025년 1월 와이즈앱·리테일 조사에서 넷플릭스 61.1%, 티빙 16.5%, 쿠팡플레이 10.2%, 웨이브 9.0%, 디즈니+ 2.5%였던 구도와 비교해도 본질적으로 변하지 않은 흐름이다. 스마트폰 총사용시간 기준으로 보면 넷플릭스는 매달 8,800만 시간 안팎을 기록하며 압도적 1위를 유지해왔고, 티빙이 3,200만 시간대, 쿠팡플레이와 웨이브가 각각 2,000만 시간 내외, 디즈니+가 500만~600만 시간대에서 경쟁하는 ‘1강 4중’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2위 전쟁…쿠팡플레이 vs 티빙, “가입자냐 체류시간이냐”
눈에 띄는 지점은 이용자 수와 사용시간이 서로 다른 2위 사업자를 가리킨다는 점이다. MAU 기준으로는 쿠팡플레이가 24.4% 점유율로 티빙(17.8%)을 앞서지만, 사용시간 점유율에서는 티빙(24.8%)이 쿠팡플레이(6.5%)를 크게 상회한다. 결제 혜택과 번들 전략에 강점이 있는 쿠팡플레이가 ‘가입자 볼륨’을 키우는 데 성공했다면, 티빙은 K-콘텐츠 중심의 편성·오리지널 전략으로 ‘머무는 시간’을 더 길게 확보한 셈이다.
국내외 다른 조사에서도 이 같은 ‘이중 구도’는 반복된다. 모바일인덱스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기준으로 MAU에서는 쿠팡플레이와 티빙이 월별 1~2위를 엎치락뒤치락하지만, 누적 이용시간에서는 국내 오리지널 드라마·예능 중심의 티빙이 더 긴 체류시간을 견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리밍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소비자는 글로벌 1위 브랜드 넷플릭스에 한 자리를 내주고, 나머지 한 슬롯을 쿠팡플레이·티빙 등 로컬 서비스에 할당하는 ‘투 트랙 소비’ 패턴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vs 코리아…넷플릭스 지배력, 한국에서 더 세다
글로벌 차원에서도 넷플릭스는 여전히 가입자 수와 이용시간을 기준으로 최대 OTT 사업자로 평가된다. 미디어 파트너스 아시아(Media Partners Asia)에 따르면 2024년 프리미엄 VOD(구독형 스트리밍) 시장에서 넷플릭스는 전 세계 시청 점유율의 약 35%를 차지했으며, 한국에서도 프리미엄 스트리밍 시청 점유율 35% 수준으로 1위를 유지했다.
같은 기간 티빙은 34%까지 급등하며 넷플릭스를 바짝 추격해, 한국 시장에서는 두 사업자가 전체 프리미엄 VOD 시청의 70%, 신규 가입의 80%를 가져가는 ‘양강 체제’를 구축했다.
다만 가입자 수 기준으로는 디즈니+·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등 글로벌 사업자의 추격도 거세다. 디지털 TV 리서치와 같은 시장조사 기관들은 2026년경 글로벌 SVOD 구독은 16억 건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고, 디즈니+가 2억8000만명 안팎의 가입자로 넷플릭스를 위협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럼에도 옴디아는 한국 구독형 온라인 비디오 시장에서 넷플릭스 점유율(31%)이 여전히 가장 높고, 티빙·쿠팡플레이·웨이브 등 로컬 3사의 합산 점유율(40%)이 오히려 더 큰 ‘집단 견제 세력’으로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MAU가 아니라, ‘돈 되는 시간’을 봐야 할 때”
뉴스스페이스 랭킹연구소 관점에서 이번 데이터가 시사하는 포인트는 세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최근 3년간 연평균 5.7% 성장률은 결코 폭발적이지 않지만, 이미 보급률이 70~80%에 근접한 ‘성숙 시장’에서 체류시간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OTT는 다른 미디어를 대체하는 ‘시간 탈취형 서비스’로 자리잡았다는 의미가 크다.
둘째, 쿠팡플레이와 티빙의 상반된 지표는 “가입자 수(MAU)만으로는 플랫폼 파워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번들·할인으로 가입 문턱을 낮춘 서비스는 쉽게 MAU를 키울 수 있지만, 사용시간과 결제 매출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장기적인 수익성은 담보하기 어렵다.
셋째, 글로벌 OTT ‘구독 피로감’이 커지는 가운데 한국 시장에서는 오히려 로컬 서비스의 결집력이 강화되는 역설적 흐름도 관찰된다. 옴디아·MPA 자료를 합쳐보면, 넷플릭스가 여전히 1위 사업자지만 국내 플랫폼 3사의 구독·시청 점유율 합산이 글로벌 시장 평균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편에 속한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스튜디오·지상파·통신사·커머스 기업이 OTT를 ‘콘텐츠 유통+멤버십 허브’로 동시에 활용하는 한국 특유의 산업 구조가, 향후 가격 인상과 광고 기반 요금제 도입 국면에서 어떤 재편을 불러올지가 차세대 관전 포인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