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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유통

[The Numbers] 현대차, 보스턴다이내믹스 소뱅 잔여지분 3억2500만 달러에 인수…재무투자 '잭팟' 넘어 지배구조·미래먹거리까지 '해결'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보스턴 다이내믹스 잔여 지분 9.65%를 3억 2,500만 달러에 사들이며 이 회사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할 전망이다.

 

이 결정은 19일 매일경제 보도에 따른 것으로, 2021년 약 11억 달러에 80%를 인수한 뒤 불과 5년 만에 기업가치는 최소 20배 이상 뛰어올랐고, 이번 거래는 과거 체결된 풋옵션 가격에 묶인 ‘역사적으로 싼 딜’이라는 평가가 동시에 나온다.

 

풋옵션 작동…2021년 계약의 ‘마지막 트리거’


로이터와 마일비즈니스뉴스페이퍼 보도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2021년 현대차그룹에 80%를 매각할 당시 잔여 지분에 대해 일정 기한 내 상장을 못 하면 현대차가 나머지 지분을 사주도록 하는 풋옵션(매도청구권)을 계약에 포함시켰다. 해당 옵션은 2025년 6월까지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뉴욕 증시(나스닥 또는 NYSE)에 상장하지 못할 경우, 1년 유예기간(2026년 6월까지) 안에 소프트뱅크가 잔여 지분 매각을 청구할 수 있는 구조로 알려져 있다.

 

상장 데드라인을 넘기자 소프트뱅크는 2026년 6월 20일을 기한으로 풋옵션 행사 의사를 통보했고, 현대차는 이를 수용하는 방향으로 6월 22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최종 의결에 나섰다.

 

이번 거래로 현대차그룹은 2021년 6월 인수 완료 당시의 계약 구조를 사실상 마무리 짓게 된다. 초기 거래에서 현대차와 정의선 회장 등 특수관계인은 11억 달러 수준(약 1조 2,000억원)의 밸류에이션으로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 80%를 확보했고, 소프트뱅크는 20%를 보유하다 이후 일부 지분 매각을 통해 현재 9.65%까지 줄어든 상태였다.

 

‘3억 2,500만 달러 vs 300억 달러’…밸류에이션 갭이 말해주는 것


국내외 금융·증권업계가 추산하는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현재 기업 가치는 최소 30조원(약 210억 달러)에서 최대 100조~150조원(약 700억~1,10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된다. KB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은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2035년 연 960만 대 규모로 성장하고 이 중 15% 안팎을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점유할 수 있다고 가정해 각각 128조원, 약 146조원 수준의 기업 가치를 제시했다.

 

이 같은 수치를 현재 잔여 지분 9.65%에 단순 적용하면, 시장가치는 최소 2조 8,000억원에서 많게는 10조원을 웃도는 수준이지만 실제 거래 가격은 약 5,000억원(3억 2,500만 달러)에 그친다. 이는 수년 전 설정된 풋옵션 행사 가격이 현 시점 가치 상승을 반영하지 못한 결과로, 소프트뱅크 입장에서는 ‘계약대로 현금화’지만 현대차 입장에서는 사실상 대규모 평가이익을 잠재적으로 확보하는 구조다.

 

RAI 인스티튜트 매각…AI·로봇 협력의 ‘역전 재배치’


흥미로운 점은 현대차그룹이 보스턴 다이내믹스 잔여 지분을 인수하는 동시에, 2022년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공동 설립한 로봇·AI 연구소 RAI 인스티튜트를 약 1억 달러에 소프트뱅크에 매각하는 맞교환 구조를 택했다는 점이다. 매일경제 등 국내 보도에 따르면, 현대차는 하드웨어·제조·완성차 생태계를 중심으로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로봇 지주사’ 수준의 전략 자산으로 끌어안는 대신, AI 연구 거점 역할을 하는 RAI 인스티튜트는 소프트뱅크의 글로벌 AI·인프라 투자 스토리라인에 편입시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는 손정의 회장이 최근 엔비디아, 오픈AI, 데이터센터 인프라 등 AI 중심의 초대형 베팅을 이어가는 흐름과 맞물려 있다. 소프트뱅크는 로보틱스 ‘하드웨어 기업’에서 한발 물러나는 대신, 자신이 강점을 지닌 AI·반도체·클라우드 영역에서 RAI를 활용해 시너지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아틀라스·나스닥·지배구조…현대차의 ‘원샷’ 시나리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밸류에이션 급등에는 올해 CES 2026에서 공개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양산형 모델이 결정적 촉매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아틀라스는 50kg 하중을 들어 올리고, 구글의 대형 언어 모델 제미니(Gemini)를 기반으로 한 AI를 탑재해 작업 환경에서의 자율성과 적응성을 대폭 높였다는 점에서 ‘테슬라 옵티머스’와 비교되는 상징적 레퍼런스가 됐다. 아틀라스 공개 이후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등 관련주가 일제히 급등했고, KB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이 수십~100조원대 밸류를 제시하며 사실상 ‘로봇 플랫폼 회사’로서의 재평가를 촉발했다.

 

향후 로드맵과 관련해 현대차그룹이 2026년 중 나스닥 예비심사 청구와 주관사단 선정을 진행한 뒤, 빠르면 2027년 초 보스턴 다이내믹스 상장을 추진할 수 있다고 전해졌다.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정의선 회장이 보유한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 가치는 수조원에서 많게는 20~30조원까지 불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며, 현대차그룹의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 개편을 위한 핵심 재원으로 활용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아직 현대차그룹은 공식적으로 “IPO는 검토 단계”라는 원론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3억 2,500만 달러에 잔여 지분을 매입해 완전자회사로 만든 뒤 200억~1,000억 달러 사이의 밸류에이션으로 나스닥 상장까지 성공한다면, 이번 딜은 단순한 재무투자를 넘어 그룹 지배구조와 미래 먹거리 전략까지 관통하는 ‘원샷’ 승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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