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가 연구용 데모를 넘어 산업 현장 투입 직전 단계까지 올라섰다는 국내 증권가 분석이 나오면서, 현대차그룹 로봇 밸류체인의 가치 논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KB증권 “범용 지능 근접, 프리미엄 시장 60%”
KB증권 강성진 애널리스트는 6월 16일자 보고서에서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공개한 최신 시연 영상과 시뮬레이션 능력을 근거로 아틀라스가 ‘범용 지능(General Intelligence)’에 근접했다고 평가했다. 강 애널리스트는 “디지털 트윈 기반 가상공장에서 하루 만에 수백만 시간에 해당하는 로봇 훈련을 수행하고, 이렇게 학습한 역량을 약 1시간 내 실기기에 이전하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실제 시연에서는 아틀라스가 전신 협응 동작으로 대형 냉장고를 밀고 이동시키거나, 불완전 착지 상황에서도 균형을 회복하며 역동적인 킥 동작을 수행하는 장면이 공개됐다. KB증권은 이런 기술 진전을 바탕으로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2035년까지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전체 시장의 15%, 프리미엄 산업용 부문에서는 최대 60%까지 점유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모비스 액추에이터 매출 186조원” 수치의 의미
KB증권은 앞서 시장점유율 60%, 누적 판매량 150만대를 가정할 경우, 아틀라스에 관절 구동부(액추에이터)를 독점 공급하는 현대모비스가 액추에이터 매출만 약 186조원을 올릴 수 있다는 추정치를 제시한 바 있다. 이 추정은 아틀라스 한 대당 액추에이터 탑재 수와 단가를 보수적으로 산정한 뒤, 프리미엄 휴머노이드 시장의 성장 속도를 감안한 장기 시나리오에 기반한 것으로 알려졌다.
KB는 또 별도 리포트에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잠재 기업가치를 100조원 이상까지 열어놓고, 휴머노이드 사업이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및 기업가치 재평가의 촉매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함께 제시했다.
유안타 “모비스는 업사이드, 현대차는 로봇 기대 과열”
유안타증권은 6월 리포트에서 현대모비스 목표주가를 56만원에서 87만원으로 대폭 상향하며, 그 근거로 보스턴 다이내믹스 핵심 부품 공급사 지위와 휴머노이드 시장의 장기 성장성을 제시했다. 유안타는 보스턴 다이내믹스 기업가치를 500억달러(약 70조원 수준)로 평가하고, 현대모비스가 보유한 지분가치(스테이크 밸류)를 약 2조8100억원으로 산정했다.
반면 현대차에 대해서는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낮추면서도 목표주가는 69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김용민 애널리스트는 “연초 이후 현대차 주가 랠리는 자동차 본업이 아닌 보스턴 다이내믹스 기대감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며, 로봇 밸류에이션 버블 가능성을 경고했다.
CES 2026 이후 ‘양산 모드’ 전환…2028년 연 3만대 공장
아틀라스는 CES 2026에서 ‘완전 전동, 생산 준비 완료(production-ready)’ 모델로 공개된 뒤, 같은 해 1분기부터 미국 매사추세츠 공장에서 본격 양산을 시작했다. 2026년 생산 물량 전량은 현대차그룹의 로보틱스 메타플랜트 애플리케이션 센터(RMAC)와 구글 딥마인드에 공급되며, 외부 신규 고객에 대한 출하는 2027년 이후로 미뤄진 상태다.
현대차그룹은 CES 키노트와 후속 설명회에서 2028년까지 연간 3만대 규모의 아틀라스 전용 생산 공장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AI 인프라·로보틱스 분야에 총 9조원(약 65억달러) 수준의 중장기 투자를 집행하겠다고 밝히며, 엔비디아 기반 물리 AI(Physical AI) 인프라와 구글 딥마인드 ‘제미니 로보틱스(Gemini Robotics)’ 모델과의 연계를 강조했다.
“테슬라 옵티머스와 다른 게임”…밸류에이션 전쟁 본격화
해외 테크 매체와 로봇 전문지들은 아틀라스의 산업 배치 시점을 2026년, 본격 양산을 2028년으로 보는 반면, 테슬라 ‘옵티머스(Optimus)’는 2026년 하반기 파일럿 생산, 2027년 이후 양산을 목표로 한다고 전했다.
특히 아틀라스가 구글 딥마인드와의 협업을 통해 제미나이 기반 비전·언어·행동 결합형 모델을 탑재하고, 현대차 RMAC에서 대규모 제조 데이터셋을 축적하는 구조는 경쟁 휴머노이드들과 차별화된 ‘완전 스택(Full Stack)’ 전략으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일부 글로벌 리포트는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가장 먼저 공장 바닥을 밟는 범용 휴머노이드”라고 지칭하며, 로봇 산업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로봇계의 아이폰 모멘텀’ 가능성까지 거론한다.
반면 일각에서는 생산 단가, 안전 규제, 노동·노조 변수, 유지보수 생태계 등 현실적 제약을 감안할 때, 현재 제시되는 100조원대 기업가치나 수백조원 매출 시나리오가 과도하게 낙관적이라는 경고도 동시에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