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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

[The Numbers] 스페이스X IPO, 알왈리드 왕자에 23억6000만 달러 ‘잭팟’…킹덤홀딩 기업가치 재평가

 

[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사우디 투자지주사 킹덤홀딩(Kingdom Holding)이 스페이스X(SpaceX) 역사적 IPO 직후 23억6000만 달러(약 3.2조원)에 달하는 미실현 평가이익을 공식화하며, 알왈리드 빈 탈랄(Alwaleed bin Talal) 왕자의 장기 베팅이 본격적으로 결실을 맺고 있다.

 

fortune, arabnews, Business Standard, ArgaamPlus에 따르면, 킹덤홀딩은 6월 14일 사우디 증권거래소(타다울)에 제출한 공시에서 자사가 보유한 스페이스X 보통주 4,240만 주의 장부가(캐리잉 밸류)를 44억7000만 달러, 현재 공정가치를 약 68억3000만 달러로 제시하며, 이 차이인 23억6000만 달러를 ‘미실현 평가이익’으로 인식했다고 밝혔다. 이는 리야드 현지 매체가 3월 말 기준 스페이스X 지분 0.34%의 장부가를 167억6000만 사우디리얄(약 44억7000만 달러)로 추산했던 수치와도 일치한다.

 

이번 공시는 스페이스X가 나스닥에 티커 ‘SPCX’로 상장해 주당 135달러에 5억 5,560만 주를 발행, 750억 달러를 조달하며 사상 최대 규모의 IPO를 기록한 지 불과 이틀 만에 나왔다. 스페이스X 주가는 첫 거래일에 19% 급등한 160.95달러에 마감했고, 시가총액은 2조 달러를 돌파하면서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을 단숨에 글로벌 톱티어 빅테크 반열에 올려놨다.

 

킹덤홀딩의 스페이스X 지분은 단순한 재무투자를 넘어 알왈리드 왕자의 포트폴리오 구조 자체를 바꾼 승부수로 평가된다. 회사는 직접 보유한 0.34% 외에 알왈리드 왕자 개인 사무소가 약 0.29%를 별도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으며, 이에 따라 양측의 합산 지분은 0.63%에 이른다. 스페이스X의 현재 기업가치를 기준으로 이 지분의 시장가치는 100억 달러를 가볍게 상회하는 것으로 해외 경제매체들은 추산하고 있다.

 

알왈리드 왕자의 자산가치에도 즉각적인 레벨 업이 나타났다. 블룸버그와 포브스 집계에 따르면 스페이스X 상장 이후 그의 순자산은 최소 240억 달러 중반대로 불어났으며, 스페이스X 지분만으로도 60억 달러 이상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 포브스는 IPO 데뷔 직후 알왈리드 왕자가 억만장자 순위에서 14계단 뛰어올라 93위에 올랐다고 전했다.

 

주식시장 반응은 더 드라마틱하다. 리피니티브(LSEG) 및 현지 금융정보업체 아르가암(Argaam) 집계에 따르면 스페이스X IPO 기대감이 고조된 5월 말 이후 킹덤홀딩 주가는 약 10% 급등해 10년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6월 11일 기준 시가총액은 534억4000만 사우디리얄(약 142억 달러)로, 2025년 말 대비 80% 이상 증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가운데 스페이스X 지분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절반 수준으로, 사실상 ‘스페이스X 트래킹 스톡’에 가까운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이번 성과는 ‘장기 인내 자본’의 전형적인 성공 사례로도 주목된다. 킹덤홀딩과 알왈리드 왕자는 IPO에서 신규 물량을 사들이기보다는 수년 전부터 비상장 상태의 스페이스X 지분을 단계적으로 축적해왔다. 그 출발점은 2022년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알왈리드 왕자는 기존 트위터 지분을 현금화하지 않고 머스크 측과의 협의를 통해 일부를 스페이스X 지분으로 전환하는 방식을 택했고, 이 결정이 결과적으로 ‘우주 IPO 대박’으로 귀결됐다는 평가다.

 

국제 자본시장 관점에서 볼 때, 사우디 자본이 스페이스X라는 전략산업 핵심 자산의 유의미한 일부를 쥐게 됐다는 점도 의미가 작지 않다. 포춘(Fortune) 등 글로벌 매체들은 "걸프 지역 국부와 패밀리오피스가 스페이스X IPO를 계기로 우주·방산·위성통신 등 미래 산업에 공격적으로 자금을 집행하고 있다"며, 이번 딜을 ‘걸프 머니의 우주 진출 신호탄’으로 평가했다.

 

킹덤홀딩의 스페이스X 관련 평가이익이 향후 재무제표에 어떻게 반영될지, 그리고 추가 지분 확대나 일부 차익 실현에 나설지 여부는 아직 공시된 바 없다. 알왈리드 왕자가 과거 미디어·기술·소비 섹터에서 보여온 장기 보유 전략을 감안하면, 단기간 엑시트보다는 스페이스X의 성장 트랙과 함께 가는 선택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스페이스X의 추가 자금조달과 신사업(위성 인터넷, 우주 관광, 국방 계약 등) 진척에 따라 스페이스X 밸류에이션이 얼마나 더 상향 리레이팅될 수 있느냐, 그리고 그 과정에서 킹덤홀딩이 사우디 및 걸프 자본을 대표하는 전략적 재무투자자(SFI)로 어떤 역할을 하느냐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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