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스트래티지의 집행 회장인 마이클 세일러가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나스닥 상장을 축하하며 “이제로 매그8(Mag8) 기업의 25%가 재무제표에 비트코인을 올렸다”고 쏘아 올린 한 줄이, 기술·금융 시장 전반의 전략 게임판을 뒤흔들고 있다.
businessinsider, Bitget, Binance, MEXC, stocktwits에 따르면,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 IPO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스페이스X 상장과 맞물리면서, 비트코인이 대형 테크 기업의 ‘코어 트레저리 자산’으로 편입되는 전환점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머스크의 스페이스X, 상장과 동시에 ‘비트코인 공시 쇼크’
세일러가 말하는 매그8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엔비디아, 메타, 테슬라, 스페이스X 등 시가총액 최상위 8개 빅테크를 가리킨다. 이 가운데 머스크가 지배하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 두 곳이 비트코인을 재무제표에 계상하면서, 세일러는 “매그8의 25%가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나머지 6개사(애플·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아마존·엔비디아·메타)는 현재까지 비트코인 보유를 공식 공시한 적이 없다.
이번 서사는 스페이스X의 IPO 파일링이 불쏘시개였다. 스페이스X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S-1 등록신청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18,712 BTC를 보유 중이며, 총 취득원가는 약 6억 6,100만 달러, 평균 매입 단가는 약 3만5,000~3만5,300달러 수준으로 공시됐다.
비트코인 현 시세 기준으로 이 보유분 가치는 약 14억5,000만 달러 안팎으로 평가되며, 서류상 평가이익(언리얼라이즈드 게인)만 7억 달러를 웃도는 것으로 분석된다. CNBC·코인데스크 등 글로벌 매체들은 “상장 직전에 드러난 초대형 비트코인 스택(stack)”이라며 스페이스X를 상장사 가운데 최대 수준의 ‘코퍼레이트 비트코인 홀더’로 분류하기 시작했다.
IPO 자체의 스케일도 상징적이다. 여러 글로벌 매체 보도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공모가 135달러로 나스닥에 입성한 뒤 첫날 19% 급등 마감했고, 공모 규모 기준 약 1조7,500억 달러(1.75조 달러) 수준의 밸류에이션을 인정받으며 “미국 역사상 최대 IPO”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세일러가 “역사적 IPO”라고 규정한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머스크의 두 팔” 테슬라·스페이스X, 합산 3만 BTC 돌파
머스크의 또 다른 축인 테슬라 역시 이미 2021년부터 비트코인을 재무자산으로 편입한 대표 기업이다. 최근 분기보고서 기준 테슬라의 보유량은 11,509 BTC 수준으로 파악되며, 과거 일부 매도 이후 현재까지 잔여 물량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된다. 스페이스X의 18,712 BTC를 더하면 머스크가 지배하는 두 기업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3만 BTC를 가볍게 넘어서는 셈이다.
이를 단순 시가로 환산하면 비트코인 가격에 따라 변동은 있지만, 현재 수준을 기준으로 대략 수십억 달러 규모에 달해 웬만한 중견국 외환보유액 일부에 맞먹는 ‘머스크표 비트코인 국부펀드’가 형성된 셈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스페이스X의 비트코인 포지션이 드러나면서, 테슬라와 더불어 머스크 그룹 전체가 비트코인 시장의 핵심 기관 플레이어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스트래티지, 상장사 비트코인 65% 쓸어담은 ‘숫자의 괴물’
비트코인 보유량만 놓고 보면 무대의 진짜 주인공은 따로 있다. 스트래티지(Strategy·구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여전히 상장사 가운데 비트코인 보유량 절대 1위를 지키고 있다. 회사가 6월 8일 제출한 Form 8-K에 따르면, 스트래티지는 6월 1~7일 사이 비트코인 1,550 BTC를 추가 매입해 약 1억 130만 달러를 투입했다. 이로써 6월 7일 기준 보유량은 84만5,256 BTC에 이르며, 총 취득원가는 약 441억 달러, 비트코인 1개당 평균 매입 단가는 약 5만2,173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상장사가 보유한 비트코인 전체의 약 65%를 스트래티지가 혼자 들고 있는 수준이라는 게 온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크립토퀀트와 이를 인용한 CNBC의 공통된 분석이다. 인베스톱디아는 최근 분석 기사에서 “스트래티지가 일부 물량을 차익실현 차원에서 매도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약 84만4,000 BTC를 보유하고 있다”며 “비트코인 현물 ETF, 기관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단일 상장사의 집중도는 여전히 압도적”이라고 평가했다. 세일러 개인의 강경한 비트코인 ‘롱 콜’이 기업 차원의 초장기 매수 전략으로 치환된 결과다.
매그8의 25%…빅테크 재무 전략, 어디까지 확산되나
세일러의 “매그8의 25%가 비트코인을 재무제표에 올렸다”는 멘트는 단순 수사 이상의 함의를 담고 있다. 애플·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아마존·엔비디아·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의 나머지 6곳은 아직 공식적으로 비트코인 보유를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스페이스X의 S-1 공시 이후 이들 기업 CFO들의 ‘내부 논의’는 피할 수 없다는 것이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비트코인 가격은 최근 수개월 동안 2025년 기록한 사상 최고가를 하회하는 조정을 거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페이스X·테슬라·스트래티지 등 대표 플레이어들이 보유량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늘려가면서, 비트코인은 점차 ‘투기성 자산’에서 ‘코퍼레이트 트레저리의 대체 준비자산’으로 포지션을 바꾸고 있다.
테크 대기업의 재무제표에 비트코인이 어느 속도로, 어떤 형태로 편입될지에 따라 향후 10년 글로벌 자본시장 시나리오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세일러의 한 줄 멘트는 단순한 립서비스가 아니라 향후 빅테크 재무 전략의 방향성을 예고한 신호탄에 가깝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