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일론 머스크의 X(구 트위터) 게시물이 북아일랜드 벨파스트 반이민 폭동의 확산에 ‘핵심 증폭기’ 역할을 했다는 비판이, 스페이스X의 사상 최대 IPO로 그가 인류 최초의 조만장자가 된 시점과 그대로 겹치면서 정치·자본·플랫폼 권력이 충돌하는 상징적 장면을 만들고 있다.
CCDH가 본 ‘머스크 효과’…6,400만 조회, 3,930건 폭력 선동
CBC, Al Jazeera, Le Figaro, The Independent, CNBC, ABC의 보도에 따르면, 영국 비영리 연구기관 디지털 혐오 대응 센터(CCDH)는 6월 11일 발표한 보고서 「The Owner Amplifier」에서 벨파스트 폭동 관련 X 게시물 중 핵심 계정 3곳(일론 머스크, 영국 극우 인사 토미 로빈슨, 리스토어당 대표 루퍼트 로우)을 분석한 결과 머스크의 증폭이 “결정적(instrumental)”이었다고 결론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 인물의 폭동 관련 게시물은 총 1억1,500만 회의 조회를 기록했으며, 이 가운데 6,400만 회가 머스크가 올리거나 리트윗한 게시물에 의해 발생했다. 이는 로빈슨과 로우 두 극우 인사가 생성한 조회수를 합친 것보다 많은 수치로, 팔로워 2억4,000만 명을 가진 플랫폼 소유주의 계정이 단일 이슈에서 가진 ‘규모의 영향력’을 계량적으로 보여준다.
연구진은 세 인물의 게시물 댓글에서 폭력 선동 또는 폭력을 정당화하는 표현 3,930건을 확인했으며, 이 가운데 240건은 머스크의 게시물에 직접 달린 댓글이었다고 밝혔다. CCDH 창립자이자 CEO인 이므란 아흐메드는 “머스크는 X의 소유자이자 최다 팔로워 이용자로서, 이번 사건을 또다시 이용해 폭력을 유발하는 반이민 서사를 확산시켰으며, 플랫폼 내부에서 이에 대한 실질적 제재는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알자지라 등 복수 외신은 "영국 온라인 안전 규제기관 오프콤(Ofcom)은 CCDH 보고서와 잇따른 비판을 계기로 X를 ‘불법 혐오 콘텐츠 처리 방식 개선을 위한 준수 프로그램’에 편입시켰다"고 전했다.
폭동의 발단… 한 건의 칼부림, 그리고 ‘반이민’ 프레임
벨파스트 소요는 6월 8일 북벨파스트 키네어드 애비뉴에서 발생한 칼부림 사건의 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면서 촉발됐다. BBC와 CBC 등에 따르면, 수단 출신 30세 남성 하디 알로디드(Hadi Alodid)는 40대 남성 스티븐 오길비(Stephen Ogilvie)를 흉기로 공격한 혐의(살인미수)로 기소됐으며, 피해자는 왼쪽 눈을 잃고 오른쪽 눈과 목, 등에도 중상을 입은 상태다.
사건 이후 며칠 밤 동안 수백 명의 복면을 쓴 폭도들이 가옥과 차량, 버스에 불을 지르고, 경찰을 향해 벽돌과 화염병을 던지면서 북아일랜드 여러 지역에서 반이민 폭동이 이어졌다고 영국 언론은 전한다. 경찰은 물대포를 투입해 진압에 나섰으며, 현지 주민들은 “도시가 다시 분열을 먹고사는 폭도들의 놀이터가 됐다”며 분노와 피로감을 드러냈다.
이 와중에 머스크는 자신의 X 계정에서 “변화가 있으려면 크게, 반복적으로 시위해야 한다(Only protesting REPEATEDLY LOUDLY will there be any change)”는 글과 함께 로빈슨이 올린 시위 장소 정보를 공유했고, 이 게시물은 85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한 것으로 호주 ABC는 전했다.
NBC와 다른 매체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는 비판에 대해 “문제는 소셜미디어가 아니라 이민자들의 폭력”이라는 취지로 맞받았고,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백인을 싫어한다”는 주장을 담은 게시물, 대규모 추방을 촉구하는 로빈슨의 콘텐츠도 잇달아 증폭시켰다.
즉, 한 건의 중대 형사사건이 ‘난민·이민자 폭력’이라는 프레임으로 수렴되는 과정에서, 거대 플랫폼 오너의 계정이 극우 인사의 동원 메시지를 확대 재생산하며 오프라인 폭력의 에너지를 키웠다는 것이 CCDH와 여러 국제 매체의 공통된 분석이다.
같은 날 벌어진 ‘조만장자 데뷔’… 규제·책임 논쟁의 압축판
아이러니하게도 CCDH 보고서의 공세는 머스크가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IPO 성공으로 인류 최초의 ‘트릴리어네어’로 등극한 시점과 정확히 겹쳤다. 알자지라와 여러 경제 매체에 따르면, 텍사스에 본사를 둔 스페이스X는 6월 12일 나스닥에 상장되며 주당 135달러에 5억5,500만 주를 매각, 총 750억 달러를 조달했고 기업가치는 1조7,700억 달러로 평가됐다.
포브스와 다른 자산 평가 기관들은 상장 직후 스페이스X 지분과 테슬라 보유 주식을 합산한 머스크의 순자산을 약 1조1,000억 달러로 추산하며 “역사상 첫 조만장자”라는 타이틀을 부여했다. IPO 가격만으로도 머스크의 재산이 하루 새 1,880억 달러 늘어났으며, 스페이스X 종가 기준 그의 지분 가치는 약 8,660억 달러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날 한쪽에서는 벨파스트 폭동의 온라인 확산 책임을 둘러싼 규제·윤리 논쟁이, 다른 한쪽에서는 사상 최대 규모의 우주·테크 IPO와 인류 최초 조만장자 탄생이라는 ‘부의 축제’가 펼쳐진 셈이다. 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와 독일 타게스슈피겔 등은 “머스크가 역사적 부의 이정표를 밟아 올린 바로 그때, 그의 플랫폼에서 증폭된 반이민 폭력이 북아일랜드 거리를 불태웠다”며, 기술·자본·정치 권력이 한 인물에게 집중될 때 발생하는 사회적 리스크를 상징적으로 부각시켰다.
동시에 오프콤의 준수 프로그램 편입 조치와 같은 움직임은, 머스크 개인의 ‘표현 자유’ 프레임과는 별개로 플랫폼 소유자의 알고리즘·증폭 책임을 법제 차원에서 어떻게 재정의할 것인지가 향후 유럽·영국 온라인 안전 규제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예고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