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미국 리서치기관 CFRA(Center for Financial Research and Analysis)가 나스닥 상장 직후 스페이스X(SPCX)에 대해 첫 리포트부터 투자의견 ‘매도(sell)’와 12개월 목표주가 115달러를 제시했다.
이는 공모가 135달러는 물론, 상장 직후 170달러대까지 치솟은 장중 주가를 기준으로 할 때 약 34% 조정을 경고한 셈이어서 ‘우주 대장주’에 쏟아지는 과열 기대에 정면으로 브레이크를 건 평가다.
CFRA가 던진 숫자…공모가도 못 미친 115달러
CFRA는 스페이스X가 나스닥에 첫 모습을 드러낸 12일(현지시간) 직후 발간한 분석 보고서에서 12개월 목표주가를 115달러로 제시하며 투자의견을 ‘매도’로 부여했다. CNBC에 따르면 당시 스페이스X는 공모가 135달러를 훌쩍 웃도는 약 174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어, CFRA 목표가는 당시 시가 대비 약 34% 하락 여지를 전제한 수준이었다.
토큰포스트와 CNews(더커머디티뉴스)는 CFRA의 리포트를 인용해 “최초 커버리지부터 매도 의견이 나온 이례적 사례”라며, CFRA가 제시한 115달러가 공모가 135달러 대비 약 15% 낮은 가격이라는 점을 부각했다.
1조7500억달러 vs 7800억달러…밸류에이션 간극이 만든 매도 의견
스페이스X는 IPO 공모가를 주당 135달러로 확정하면서 기업가치 1조7500억달러(약 2667조원)를 책정해 상장 직후 미국 증시 시가총액 7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전문가들은 이 밸류가 ‘역대 최대 규모 IPO’이자, 상장과 동시에 미국 빅테크에 견줄 몸값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국내외 일부 매체는 이 수치를 두고 “적정 가치 대비 2배 이상 부풀려졌다”는 분석을 전했다.
CNews는 한 글로벌 리서치 하우스가 스페이스X의 적정 가치를 7800억달러 수준으로 제시했다며, CFRA의 115달러 목표주가는 이런 보수적 밸류에이션을 반영한 결과로 소개했다. 이는 현재 기업가치 1조7500억달러가 적정가 7800억달러 대비 약 2.2배 수준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CFRA가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재조정)’을 전제로 매도 의견을 냈다는 해석에 힘을 싣는다.
“성장 스토리는 인정, 그러나 병목과 거품 우려”
CNBC 보도에 따르면 CFRA는 리포트에서 재사용 초대형 로켓 ‘스타십(Starship)’과 이를 기반으로 한 다중 사업 부문이 향후 스페이스X의 핵심 성장 동력이지만, 동시에 수익화 과정에서 ‘병목(bottleneck)’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로켓 발사, 위성 인터넷 ‘스타링크(Starlink)’, 그리고 우주 기반 AI 데이터센터까지 한 플랫폼 위에 겹겹이 쌓인 사업 모델이 기술·규제·자본 측면에서 모두 높은 리스크를 안고 있다는 경고로 읽힌다.
모닝스타는 별도 보고서에서 스페이스X의 본업(로켓 발사·스타링크)의 가치를 “주당 40달러 수준으로 견조하다”고 평가하면서도, 시장이 기대하는 ‘우주 AI 데이터센터’ 문샷 시나리오의 성공 확률을 7%에 불과하다고 봤는데, 이런 보수적 시각은 CFRA의 매도 의견과 논리적으로 맞닿아 있다.
월가·증권가, “상장 직후 과열·반토막 리스크” 경고음
스페이스X 상장을 둘러싼 경고는 CFRA만의 목소리가 아니다. CNBC 간판 진행자 짐 크레이머는 상장 이틀 전 방송에서 “스페이스X에 대한 폭발적인 투자 수요가 상장 첫날 주가를 지속 가능하지 않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며, 시가총액이 일시적으로 4조~5조달러까지 치솟을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크레이머는 “그 같은 수준이 잠시 연출될 수는 있지만, 오래 지속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으며 경험이 부족한 개인투자자들의 시장가 매수 주문이 ‘비정상적 급등’의 트리거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플로리다대 제이 리터 명예교수도 연구논문에서 “상장 기업의 약 4분의 1은 상장 후 3년 이내 주가가 반토막 난다”는 통계를 소개하며, 스페이스X도 예외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유동성 블랙홀” vs “미래가치 30조달러”…극단으로 갈라진 전망
한편 스페이스X 상장은 글로벌 자금 흐름과 국내 증시에까지 영향을 줄 ‘유동성 블랙홀’ 이벤트로 평가된다.
억만장자 론 배런이 스페이스X의 장기 미래가치를 30조달러(약 4경6000조원)까지 상정한 반면, 국내 증권가는 단기적으로는 코스피 자금 이탈과 변동성 확대를 우려하고 있다. 대신증권·삼성증권 등은 “역사상 최대 규모 메가 IPO인 만큼 6월 말까지 국내 증시가 ‘유동성 블랙홀 구간’에 들어설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아크인베스트는 오히려 2030년까지 스페이스X 기업가치가 2조5000억달러(약 3800조원)에 이를 수 있다며 현 밸류에이션을 옹호하고 있어, CFRA의 매도 의견은 이런 초강세론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셈이다.
개인투자자에게 의미하는 것…“우주 스토리보다 숫자를 먼저 볼 때”
전문가들은 스페이스X 투자가 ‘우주·AI·일론 머스크’라는 서사에 과도하게 쏠릴 경우, 상장 후 20~40% 급락에도 버티기 어려운 개인투자자들이 나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CFRA의 115달러 목표가는 공모가(135달러)와 현재 기대가치(1조7500억달러)에 대한 ‘냉정한 숫자 잣대’이자, 밸류에이션·기술 리스크·유동성 변동성이라는 세 가지 축을 동시에 감안한 보수적 가이드라인으로 읽힌다.
스페이스X 상장이 “인류 우주 개척의 분기점”이라는 거대한 서사 속에서도, 상장 첫날부터 매도 의견을 던진 CFRA의 등장은 이번 IPO가 단순한 ‘머스크 슈퍼주식’이 아니라, 철저히 확률·현금흐름·유동성으로 평가받아야 할 거품 논쟁의 한복판에 서 있음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