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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

[우주칼럼] 스페이스X IPO로 ‘중국 민간 우주기업’ 상장 경쟁 촉발…랜드스페이스·CAS스페이스·갤럭틱에너지·스페이스파이오니어 '들썩'

 

[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스페이스X가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통해 750억 달러를 조달하며 나스닥 입성을 눈앞에 두자, 중국 민간 우주 기업들이 일제히 증시 문을 두드리며 ‘중국판 스페이스X’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Reuters, caixinglobal, CNBC, globenewswire, Gotrade, businessresearchinsights에 따르면, 스페이스X의 상장이 해당 섹터의 자본시장 접근 방식을 바꾸면서 중국의 로켓 제조사와 항공우주 부품 공급업체 10곳 이상이 상하이 커촹판(STAR Market) 또는 홍콩 증시 상장을 위해 앞다퉈 움직이고 있다.

스페이스X, 1조7,700억 달러 밸류로 나스닥 직행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는 IPO에서 주당 135달러의 고정 공모가를 제시하며 총 5억5,560만 주를 발행, 750억 달러를 조달하는 조건을 제시했다. 시장이 제시한 기업가치는 약 1조7,700억 달러로, 알리바바의 뉴욕 상장 당시 조달 규모(250억 달러)의 3배를 훌쩍 넘는 역대급 딜로 평가된다. 스페이스X는 6월 12일 ‘SPCX’ 티커로 나스닥에 상장될 예정이며, 발사체·위성·데이터 비즈니스가 결합된 ‘우주 인프라 플랫폼’ 모델에 대한 자본시장의 정식 가격이 매겨지는 첫 사례가 된다.

 

중국 로켓 기업들, STAR 마켓·홍콩행 ‘대기행렬’


스페이스X 효과는 곧바로 중국 자본시장으로 확산되고 있다. 베이징의 민간 로켓 업체 랜드스페이스(LandSpace)는 2025년 말 상하이 커촹판(STAR Market)에 상장 신청이 수리되며 중국 최초의 상업 발사체 IPO 파일러가 됐다. 랜드스페이스는 액체 메탄·액체 산소 엔진 기반 재사용 로켓 증설과 핵심 기술 고도화를 위해 75억 위안(약 10억~11억 달러) 조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과학원(CAS) 산하에서 출발한 CAS 스페이스도 2026년 1월 IPO 지도 절차를 마치고 본격 상장을 준비 중이며, 갤럭틱에너지(Galactic Energy)·스페이스파이오니어(Space Pioneer) 등 다수 업체가 STAR 마켓과 홍콩 상장을 동시에 모색하고 있다.

 

‘제5호 기준’으로 길 터준 상하이거래소


중국 상업 우주 IPO 러시는 제도 변화가 깔려 있다. 상하이증권거래소는 2025년 12월 발표한 지침에서 아직 이익을 내지 못한 상업 로켓 기업도 STAR 마켓의 ‘제5호 상장 기준’ 아래 상장이 가능하도록 명확한 경로를 제시했다. 이 기준은 기술 성장성과 전략산업 기여도를 중시해 수익성 대신 연구개발·핵심 기술·시장 잠재력을 중심으로 심사하는 구조로, 실적이 아닌 ‘기술 내러티브’로 자금을 조달하는 길을 연 셈이다.

 

스페이스X의 천문학적 밸류에이션은 이런 제도 변화에 정당성을 부여하며, “적자 상태더라도 우주 인프라 기업에는 고밸류를 줄 수 있다”는 논리를 강화하고 있다.

 

600개 기업·최대 2조8,000억 위안 시장으로 성장


중국 상업 우주 생태계는 이미 규모 면에서 ‘질주 모드’다. 관련 기업 수는 600개를 넘어섰으며, 2025년 산업 규모는 2조5,000억~2조8,000억 위안(약 3,400억~3,800억 달러)로 추산된다. 같은 해 민간 우주 분야 연간 투자 유치액은 186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32% 증가해, 우주가 반도체·전기차에 이은 차세대 전략 투자 섹터로 부상했음을 보여준다.

 

특히 발사체·소형 위성·지상국·우주 인터넷 등 전(全) 밸류체인에 스타트업과 국유기업, 군산복합체 계열사가 뒤섞여 치열한 포지셔닝 경쟁을 벌이고 있다.

 

스페이스X IPO에서 배제된 중국 자본, ‘우회 투자’로 대응


아이러니하게도 이번 스페이스X IPO에는 중국 본토 및 홍콩 투자자가 사실상 참여할 수 없다. 로이터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규제·컴플라이언스 리스크를 이유로 이들 지역의 참여를 막았고, 웹사이트와 마케팅 자료는 두 지역에서 접근이 제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중국 자본은 직접 공모 대신 위성 부품·발사체 소재·지상 장비 등 공급망 관련 상장사와 우주 테마 상장지수펀드(ETF)에 자금이 몰리는 ‘우회 투자’ 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다.

 

우주보험,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의 새 전장


금융 인프라 측면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우주보험 시장의 급성장이다. 글로벌 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우주 보험 시장 규모는 2025년 40억600만 달러에서 2026년 44억3,000만 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며, 연평균 성장률은 9.1% 수준으로 제시된다.

 

중국에서는 베이징을 거점으로 한 보험 컨소시엄이 민간 발사 프로젝트 20여 건에 100억 위안(약 14억7,000만 달러)이 넘는 보장을 제공하는 등, 로켓·위성 발사 및 궤도 운용 리스크를 흡수하는 새로운 ‘우주 금융 허브’로 부상하고 있다. 이는 발사체 기술·위성 제조를 둘러싼 미중 경쟁이 보험·재보험·파생상품 등 금융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스페이스X 프리미엄’을 노리는 중국, 구조적 리스크도 상존


스페이스X의 1조7,700억 달러 밸류는 중국 민간 우주 기업들에게는 분명 강력한 벤치마크이자 촉매제다. 그러나 상업 발사 수요의 경기 민감도, 군민융합(군·민 겸용) 기술에 대한 지정학 리스크, 정부 보조금 의존도 등은 향후 밸류에이션 조정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구조적 리스크도 적지 않다.

 

‘스페이스X 프리미엄’을 쫓는 중국판 우주 기업공개 러시가 혁신 자본의 효율적 배분으로 귀결될지, 아니면 또 하나의 버블로 끝날지는 향후 몇 년간 발사 성공률·매출 다각화·글로벌 규제 환경이 결정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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