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메타 플랫폼스가 중국계 AI 스타트업 마누스(Manus)와의 데이터·시스템 연계를 전면 차단하면서, 20억달러(약 3조원) 규모로 성사됐던 인수 거래가 사실상 해체 국면에 들어갔다.
블룸버그 뉴스에 따르면, 메타 플랫폼스는 중국계 AI 스타트업 Manus와의 운영적 분리를 완료하고, 6월 초부터 모든 데이터 공유를 중단하는 동시에 Manus 직원들의 내부 시스템 접근을 전면 차단했다.
메타, 20억달러 베팅 뒤집힌 뒤 ‘데이터 셧다운’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에이전틱(agentic) AI 서비스 마누스를 2025년 12월 말 약 20억달러(일부 외신은 20억~26억달러 범위로 보도)를 주고 통째로 인수했던 메타는, 불과 4개월 만에 중국 규제당국의 ‘철회 명령’을 맞았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 외국인투자안전심사 판공실은 2026년 4월 말 성명을 통해 “법규에 따라 마누스에 대한 외국인 투자를 금지하고, 당사자들에게 인수 거래 철회를 요구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블룸버그와 현지 매체에 따르면 메타는 6월 초부터 마누스와의 데이터 공유를 전면 중단했고, 마누스 직원들의 메타 내부 데이터·시스템 접근도 모두 차단했다. 메타 내부 메모에는 기존 마누스 기반 프로젝트를 메타 자체 인프라로 이전하고, 마누스 플랫폼을 “서비스 종료(sunsetting)” 단계로 전환하라는 지침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두 회사 사이에 세워진 ‘데이터 방화벽’
메타는 이번 조치로 자사와 마누스 사이에 사실상 데이터 방화벽을 구축했다. 보도에 따르면 메타 직원들은 더 이상 내부 프로젝트에 마누스 도구를 활용할 수 없으며, 마누스 측도 6월부터 메타 사내망과 내부 데이터 시스템에 접속할 수 없게 됐다.
다만 메타 광고 관리자(Ads Manager)와 인스타그램에 연결된 일부 마누스 기능은 여전히 작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기술적·상업적 연계가 완전히 끊어진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분리 조치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이는 메타가 규제 리스크를 낮추기 위해 코어 데이터·내부 시스템은 먼저 끊되, 수익과 직결되는 대외 연동은 단계적으로 정리하는 ‘소프트 언와인딩’ 전략을 택했다는 해석을 낳는다.
중국, ‘완료된 M&A’도 뒤집는 AI 통제력 과시
중국 당국은 올해 1월 메타·마누스 딜이 기술 수출통제법, 기술 수출입 관리법, 해외투자 규정 등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이유로 공식 심사에 들어갔다. 그 결과, 인수 계약이 이미 종결(closing)돼 자금이 지급된 뒤인 4개월 후 “투자 금지 및 계약 철회”라는 사후 제동을 걸어, ‘완료된 거래도 뒤집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던졌다.
국내외 매체와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을 중국이 AI 기술·인재의 해외 유출을 차단하고, 미국 자본과의 연결 고리를 끊으려는 전략적 시그널로 읽고 있다.
특히 마누스가 이미 중국에서 싱가포르로 본사를 옮긴 뒤에도 중국 정부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른바 ‘싱가포르 워싱(Singapore‑washing)’을 통한 미·중 규제 회피 모델에 강력한 경고를 날렸다는 평가가 많다.
남은 쟁점…돈과 소유권, 그리고 글로벌 AI M&A
가장 큰 난제는 ‘돈’이다. 메타가 20억달러 규모 대금을 이미 투자자·주주들에게 지급한 상태에서, 어떻게 거래를 역산(reverse)하고 자금을 회수·재분배할지에 대해서는 어떠한 구체안도 공개되지 않았다.
로이터에 따르면 마누스 공동창업자 샤오 홍, 지이차오, 장타오는 약 10억달러를 외부에서 조달해 지분을 되사오는 방안 등 다양한 구조를 검토 중이지만, 실제 실행 가능성과 조건은 아직 안개 속이다.
이번 사태로 중국계 스타트업을 둘러싼 국경 간 AI 딜 전반에는 뚜렷한 ‘냉각 효과’가 예상된다. 완료 후 4개월이 지난 20억달러짜리 빅딜조차 규제 한 방에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선례가 생기면서, 글로벌 빅테크와 투자자 입장에선 중국 출신 AI 기업 인수·지분 참여에 대한 리스크 프리미엄을 높게 책정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