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현주 기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 기업공개(IPO)에 한국 자산운용사 가운데 ‘후발주자’로 뛰어들었지만, 액티브 ETF와 공모펀드 약 20개를 동원한 공격적 전략으로 판을 뒤집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한국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은 TIGER 글로벌AI액티브 ETF와 TIGER 글로벌AI인프라액티브 ETF, 미래에셋 G2 이노베이터 펀드, 미래에셋 글로벌 그로스 펀드 등 글로벌 주식형 상품들을 통해 공동주관단에 배정 신청을 완료했다. 특히 순자산 약 6,000억원(약 4억3,000만 달러) 규모의 TIGER 글로벌AI액티브 ETF를 앞세워, 상장 후 스페이스X 비중을 단계적으로 키우는 ‘AI+우주’ 테마 결합 전략도 병행한다.
이번 IPO의 외형은 사상 최대다. 스페이스X는 공모가를 주당 135달러로 확정하고 클래스A 보통주 5억5,560만 주를 고정가 방식으로 발행해 약 750억 달러를 조달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상장 시점 기준 기업가치는 약 1.75~1.77조 달러로, 2019년 사우디 아람코를 넘어 인류 역사상 가장 큰 IPO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뉴욕타임스는 “주당 135달러는 스페이스X를 1조7,700억 달러 기업으로 평가하는 가격으로, 자금 조달 규모와 밸류에이션 모두에서 세계 최대 IPO 기록을 새로 쓴다”고 보도했다.
수요 열기는 숫자에서 더 극명하게 드러난다. CNBC와 파이낸셜타임스를 인용한 복수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 주문은 약 2,500억 달러에 달해, 공모 예정 규모의 3배를 훌쩍 넘는 ‘초과 청약’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관사는 골드만삭스가 대표 주관사(lead left)로 나서고 모건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 JP모건 등 글로벌 하우스에 더해 한국의 미래에셋증권까지 포함해 총 20여 개 기관이 인수단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특히 전체 공모 물량의 최대 30%를 개인 투자자에게 배정한다는 구조가 눈에 띄는데, 일반적인 미국 IPO에서 리테일 할당 비율이 5~10% 수준에 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약 3배 수준의 ‘파격적 리테일 우대’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시장에서는 규제가 전략을 가른다. 한국 금융당국은 패시브 ETF의 IPO 직접 참여를 사실상 금지하는 유권해석을 내렸고, 그 결과 스페이스X 공모에는 액티브 ETF와 공모펀드만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2조3,000억원 이상 자금이 몰린 패시브 상품 ‘TIGER 미국우주항공테크 ETF’는 공모 배정을 받을 수 없고, 상장 후 3거래일 이내에 장내 매수를 통해 스페이스X 비중을 최대 25%까지 끌어올리는 ‘사후 편입’ 전략을 취할 예정이다.
같은 업계 경쟁사인 한국투자신탁운용 역시 ACE 미국우주항공테크액티브 ETF와 글로벌 우주·방산 펀드를 통해 배정 물량을 먼저 담고, 필요 시 장내 매수로 스페이스X 편입 비중을 25%까지 확대한다는 유사한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흥미로운 대목은, 이러한 규제 차별이 오히려 액티브 상품에는 ‘알파 기회’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스페이스X 상장을 앞둔 6월 초 일주일(4~11일) 동안 국내 개인투자자는 TIGER 미국우주항공테크 ETF를 1,531억원, ACE 미국우주항공테크액티브 ETF를 781억원 순매수하며 우주 관련 ETF로만 2,300억원 넘는 자금을 쏟아부었다. 6월 5일 미래에셋증권이 전문투자자 대상 1차 청약을 시작하자 수 분 만에 물량이 완판됐다는 점도, ‘스페이스X 프리미엄’을 선반영하려는 한국 자금의 과열 심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글로벌 시각에서 보면, 이번 거래는 단순히 또 하나의 대형 IPO가 아니라 ‘우주·통신·AI 인프라’라는 세 가지 메가트렌드를 한 종목에 압축한 이벤트다. 스페이스X는 로켓 발사 사업과 더불어 저궤도 위성통신(스타링크)을 기반으로 사실상 지구 전역을 커버하는 통신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으며, 이 네트워크는 향후 AI·클라우드·자율주행 등의 데이터 수요를 뒷받침할 핵심 기반으로 평가받는다.
미래에셋이 글로벌 AI 액티브 ETF와 우주·테크 패시브 ETF를 교차 활용해 스페이스X 익스포저를 극대화하려는 이유도, ‘AI와 우주 인프라의 결합’이라는 구조적 성장 스토리를 한국 투자자 포트폴리오에 심겠다는 전략적 선택으로 읽힌다.
결국 한국 자금은 ‘늦게 탔지만 깊게 탄다’는 선택을 했다. IPO 배정에서는 글로벌 기관에 비해 후순위지만, 액티브 ETF·공모펀드·테마형 패시브 ETF를 입체적으로 동원해 상장 직후부터 중장기까지 스페이스X 비중을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는 레버리지 구조를 짰다는 점에서다.
다만 공모가 기준 이미 1.7조 달러를 상회하는 밸류에이션과 공모 규모의 3배에 달하는 초과 수요, 그리고 우주·방산 섹터 특유의 변동성을 감안하면, ‘꿈의 프리미엄’과 ‘밸류에이션 리스크’ 중 어느 쪽에 더 무게를 둘 것인지는 투자자 각자의 냉정한 숫자 계산이 필요한 지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