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6월 11일 미래에셋생명 주가가 전 거래일 대비 29.87% 오른 2만9350원 상한가로 장을 마감하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래에셋그룹이 미래에셋생명 자진 상장폐지와 미래에셋자산운용 기업공개(IPO)를 축으로 한 지배구조 재편 시나리오의 초입에 들어섰다는 관측이 금융시장에서 힘을 얻고 있다. 다만 그룹 측은 “구체적 논의는 없다”며 선을 그으면서도, 계열사 지분 매집과 자사주 소각, 글로벌 ETF·스페이스X 투자 등 객관적 수치가 ‘운용사 중심 피라미드’ 구상의 현실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다.
미래에셋생명 ‘상폐 모드’? 숫자로 보는 지분 구조 변화
11일 오전 11시경부터 두자릿수 상승세가 관측될 정도로 단기 매수세가 집중됐다. 시장은 이 급등 배경으로 ▲미래에셋생명 자진 상장폐지 가능성 ▲대규모 자사주 소각에 따른 유통주식수 감소 ▲스페이스X 상장(또는 상장 기대) 모멘텀을 복합 요인으로 지목했다.
지배구조 측면에서 눈에 띄는 것은 계열사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다. 미래에셋생명의 지분현황을 살펴보면, 미래에셋증권이 가장 많은 28.83%를 갖고 있고, 이어 미래에셋자산운용 24.19%, 미래에셋캐피탈 21.90%, 미래에셋컨설팅 6.83%를 보유하고 있어 계열사·특수관계인 합산 지분은 이미 80%를 넘어선 상태다.
여기에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달 500억원 규모의 미래에셋생명 추가 취득을 결의한 데 이어 장내 매수를 이어가고 있어, 조만간 운용사가 단일 최대주주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상장폐지 요건 측면에서 거래소 규정상 최대주주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발행주식(자사주 제외)의 95% 이상이면 자진 상장폐지 신청이 가능하다. 미래에셋생명은 올해 3월 이사회에서 임직원 보상용 470만주를 제외한 자사주 약 6296만주(보유 자사주의 93%)를 소각해 전체 발행주식수를 약 31.8% 줄이기로 결정했고, 이로 인해 대주주 지분율은 60%대에서 80%대로 뛰었다는 점이 확인됐다.
일부 매체는 이를 두고 “자진 상폐의 재무적 유인을 줄였다”고 해석했지만, 지배력 측면에서는 실질 유통 물량이 크게 줄어 향후 공개매수나 구조개편시 오너·계열사 측 영향력이 더 커지는 효과를 가져왔다는 분석도 공존한다.
‘운용사 정점’ 시나리오와 박현주 회장 자산 효과
지배구조 축 이동의 핵심은 그룹의 모태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사실상 최정점에 두는 구상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최대주주는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지분 60.19%)이며, 미래에셋컨설팅이 36.92%, 부인 김미경 씨가 2.72%를 보유하고 있다. 비상장 운용사를 상장시 가정 기업가치 50조~60조원으로 평가하는 시장 전망이 나오는데, 이 경우 박 회장 보유 지분 가치는 단순 계산으로 약 30조~36조원(지분 60.19% 기준)에 달하게 된다.
이는 “매일 자산이 1조씩 늘어나는 ‘스노우볼 효과’를 체감한다”는 박 회장의 기존 발언과 맞물리며, 자산운용사 중심 지배구조 전환의 상징적 장면이 될 가능성이 크다.
실적과 펀더멘털은 이러한 밸류에이션을 뒷받침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글로벌 ETF 사업을 급속히 키워왔고, 지난해 연결 기준 순이익은 약 77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전체 운용자산(AUM)은 2025년 기준 1000조원을 돌파해 일본 노무라를 넘어섰다는 평가가 나왔고, 박 회장은 장기적으로 “6000조원을 굴릴 날이 머지않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 같은 규모의 AUM과 ETF·해외 대체투자 포트폴리오는 향후 운용사 상장 시 글로벌 비교기업(블랙록·아뮬 등) 대비 할인율을 어느 수준까지 축소할 수 있을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스페이스X·ETF·규제환경이 만든 ‘장기 시나리오’
미래에셋생명 주가 급등의 또 다른 키워드는 우주항공 기업 스페이스X다. 미래에셋그룹은 2022년과 2023년 두 차례에 걸쳐 스페이스X에 총 2억7800만달러(약 4019억원)를 투자했다. 2022년 7·12월에 1억4300만달러(약 2000억원)를 선투자한 데 이어, 2023년 6월 1억3500만달러(약 1900억원)를 추가 투자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집행했다.
이 과정에서 미래에셋캐피탈이 펀드를 조성하고 미래에셋증권 등 계열사와 리테일 자금이 유한책임출자자(LP)로 참여했다는 점에서, 향후 스페이스X 상장·기업가치 재평가가 현실화될 경우 그룹 전반의 운용수익·평가이익 확대가 가능하다는 기대가 주가에 녹아들고 있다.
규제 환경도 지배구조 재편 논의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금융당국이 모회사·자회사 중복상장 규제 방안을 검토 중인 가운데, 미래에셋이 생명을 비상장사로 전환하고 자산운용을 상장해 지배구조를 단순화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업계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다만 미래에셋 측은 “자산운용 상장과 생명 상장폐지는 과거부터 장기적 관점에서 거론된 사안일 뿐, 현재로선 확정되거나 구체적으로 논의되는 단계는 아니다”라며 시장의 앞서가는 기대를 경계하고 있다.
금융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번 주가 급등과 상폐·운용사 IPO 관측은, ETF와 글로벌 대체투자, 스페이스X 같은 상징적 투자로 ‘운용사 왕국’을 키워온 미래에셋의 장기 시나리오가 수면 위로 떠오른 단면"이라며 "다만 자진 상장폐지의 실무적 실행(공개매수 구조, 가격, 소액주주 보호장치)과 운용사 상장 시점·밸류에이션은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 향후 공시와 정책 변수를 함께 추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