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서울 마포 홍대 인근 삼겹살집에서 벌어진 한 장면이 ‘오너리스크’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엔비디아 젠슨 황 CEO와의 이른바 ‘삼소(삼겹살+소주) 회동’ 자리에서 삼겹살 비계를 잘라낸 영상이 온라인을 뒤덮으며 ‘재벌은 삼겹살 비계를 안 먹더라’는 밈과 함께 ‘오너리스크’라는 풍자까지 양산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외 사례와 객관적 수치를 대입해 보면, 이번 이슈는 기업 가치에 영향을 주는 구조적 오너리스크라기보다는 ‘밈화된 소비자 감정’에 가깝다는 평가가 설득력을 얻는다.
‘삼소 회동’의 맥락
이번 장면은 젠슨 황 CEO가 7개월 만에 다시 한국을 방문해 SK, LG, 네이버 총수들과 가진 저녁 자리에서 포착됐다. 참석자는 66세 최태원 SK그룹 회장, 63세 젠슨 황, 59세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48세 구광모 회장으로, 구 회장이 ‘막내’로 고기 굽기와 서빙을 맡았다. 젠슨 황 CEO는 방한 기간 동안 SK하이닉스와 다년간 파트너십, 네이버·SK텔레콤과 AI 클라우드 및 인프라 협력을 연달아 발표했고, 한국 내 AI·로보틱스 연구센터 설립 구상까지 공개했다.
이 회동은 단순한 ‘삼겹살 회식’이 아니라, HBM 메모리·AI 클라우드·로보틱스 협력 확대를 논의하는 전략 회동이었다는 점에서 산업계 비중이 컸다. 그럼에도 대중의 시선은 고기 위 비계에 꽂히며, 외교·산업 이슈보다 ‘생활 습관’에 더 많은 클릭이 몰렸다.
비계를 자른 ‘가위질’이 밈이 되기까지
영상 속 구 회장은 삼겹살을 세로가 아니라 ‘가로’로 자르며 살코기와 비계를 분리하는 방식으로 손질한다. 통상 한국식 삼겹살은 비계와 살코기를 함께 한 입 크기로 자르는 방식이 일반적이기에, 이 장면은 “삼겹살을 안 먹어본 것 아니냐”는 농담과 함께 빠르게 밈화됐다.
국내 포털과 SNS에는 수백 개의 댓글이 달리며 다음과 같은 두 갈래 반응이 나타났다.
한 부류는 “주가도 반으로 자르고 싶냐”, “주방에서 분할 상장 시그널이라고 하더라”, “LG 악재다”, “이건 오너리스크다” 등 재치 섞인 비판과 풍자가 이어졌다.
또 다른 부류는 옹호·중립형으로 “비계를 싫어할 수 있다”, “건강·식단 관리 때문일 수 있다”, “개인 취향 문제 아니냐”는 현실적인 반론도 적지 않았다.
특히 일부 게시물·영상은 ‘LG 그룹 회장 구광모 심각한 오너리스크’ 같은 자극적인 문구를 내걸며 클릭을 유도했다.
건강·영양학 데이터로 본 ‘비계 논쟁’
국내 보건·영양 기사들은 이번 논란을 계기로 돼지고기 비계의 건강 영향에 대한 수치를 재조명했다. 돼지 기름의 약 57%는 불포화지방산으로, 심혈관 질환 예방과 뇌 기능 유지에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는 ‘건강한 지방’으로 분류된다. 다만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아 과다 섭취 시 콜레스테롤 수치 상승, 심혈관 부담 증가, 지방간 위험 확대 등 부작용이 지적된다.
일부 영양학 전문가는 하루 총 열량에서 지방 섭취 비중을 15~30% 수준으로 관리하고, 체중 1kg당 1g 내외의 지방 섭취를 권고한다.
국가암정보센터 역시 대장암 위험 요인 중 하나로 포화지방산 과다 섭취를 지목하고 있어, 비계를 줄이거나 제거하는 선택은 ‘취향’이자 동시에 ‘식단 관리’ 차원의 합리적 행동일 여지가 있다. 이 관점에서 보면, 구 회장의 가위질은 삼겹살 문화의 ‘정통성’ 논쟁일 뿐, 객관적 건강 데이터 상으로는 크게 문제 삼기 어려운 개인 선택이다.
업계 브랜딩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에 대해 "MZ 세대를 중심으로 ‘생활형 밈’이 오너 이미지에 빠르게 덧씌워지는 환경에서는, 사소한 행동도 브랜드·리더십 이미지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면서 "커뮤니케이션 전략측면에서 재벌 총수들은 이런 밈을 유머러스하게 수용하거나, 건강·식습관 메시지와 연계해 소통에 활용한다면 오히려 ‘친근한 리더’ 이미지를 강화할 여지도 있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