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스위스 UBS의 전직 프라이빗뱅커 브래들리 버켄펠드는 탈세 제보 포상금 역사에서 사실상 ‘기네스북’에 오른 인물로 평가된다.
미국 국세청(IRS)은 UBS가 미국 자산가들의 재산을 스위스 비밀계좌에 은닉해 탈세를 돕는 구조와 구체적 계좌 정보를 넘긴 공로를 인정해 2012년 9월 버켄펠드에게 1억400만달러(현재 1590억원 수준, 당시 환율기준 1170억원)를 지급했다. IRS는 세무조사로 추가 징수한 세금과 과징금의 최대 30%까지를 정보 제공자에게 지급할 수 있는 제도를 운용하고 있으며, UBS 사건에서 IRS는 약 7억8000만달러의 합의·과징금과 수천명 고객계좌 정보를 확보하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버켄펠드는 2000년대 초 UBS에서 미국인 고객의 자산 은닉과 탈세를 도와온 구조를 인지한 뒤, 2008년 본인이 관련 범죄에 연루된 혐의로 기소·수감됐다가, 이후 내부고발자로 전환되며 포상금을 받는 역설적인 행보를 보였다. UBS는 미 사법당국 기소를 피하기 위해 7억8000만달러를 납부하고, 4000명 안팎의 미국인 고객 명단을 넘기면서 스위스 비밀계좌의 ‘철옹성 신화’가 무너지는 계기를 맞았다.
버켄펠드 사례 이후 미국에서는 고액 탈세·금융범죄에 대한 내부고발 보상이 글로벌 스탠더드로 자리 잡았고, 한국의 ‘세파라치’ 제도 역시 이런 흐름을 의식하며 설계·보완돼 왔다는 평가가 많다.
한국 탈세 제보 포상금 구조, ‘한도 40억·지급률 5~20%’ 체계
한국 국세청은 국세기본법 제84조의2와 하위 고시인 ‘탈세제보포상금 지급규정’을 근거로 탈세 신고 포상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국세청이 공개한 안내에 따르면, 탈세 제보를 바탕으로 탈루세액 등이 5000만원 이상 산정될 경우 일정한 지급률(5~20%)을 적용해 포상금을 책정하며, 2018년 1월 1일 접수분부터 포상금 상한은 40억원으로 규정돼 있다. 정부 정책브리핑과 국세청 안내자료를 종합하면, 포상금 지급률 구조는 다음과 같이 계단식으로 설계돼 있다.
▲탈루세액 5000만~5억원: 탈루세액의 20%
▲탈루세액 5억~20억원: 1억원 + (5억원 초과분의 15%)
▲탈루세액 20억~30억원: 3억2500만원 + (20억원 초과분의 10%)
▲탈루세액 30억원 초과: 4억2500만원 + (30억원 초과분의 5%), 단 최대 40억원 한도
또한 정부는 2020년대 중반 제도 개편을 통해 포상금 수령 대상과 규모를 확대하면서, 연간 포상금 지급액이 약 26% 증가(175억원→222억원, 2023년 기준 추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고액·상습 탈세를 겨냥해 ‘제보 인센티브’를 강화하겠다는 정책 의지를 수치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연간·누적 규모로 본 한국 ‘세파라치’의 위상
국세청은 매년 탈세 신고·각종 제보에 대해 100억~200억원대 포상금을 지급해 왔다. 국세청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한 해에만 탈세 등 6가지 제보·신고 포상금으로 1만여건에 190억4800만원이 지급됐다. 최근 5년간(2020~2024년) 탈세제보 포상금 765억여원을 포함해, 탈세 제보를 중심으로 한 포상금 제도가 세수 확충과 조세 정의에 상당한 역할을 해왔음이 확인된다.
서울지방국세청의 경우 2018~2022년 탈세제보 포상금 연평균 지급액이 약 50억5100만원 수준이다. 이 수치는 단일 사건의 최고액은 아니지만, 국내 ‘세파라치 경제’를 가늠할 수 있는 간접 지표로 해석된다.
그렇다면 핵심인 "한국 탈세 포상금 역대 1위는 얼마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국세청이나 정부가 ‘역대 최고 포상금 지급 사례’와 구체 금액·사례를 공식적으로 공개한 적이 없다. 언론 기사와 국세청 통계를 확인한 결과, 연도별·5년 단위 총액, 지방청별 지급 규모 등은 비교적 상세히 발표되고 있지만, 개별 제보 사건 중 최대 지급액이 얼마였는지는 익명성과 신고자 보호를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미국 버켄펠드 사례가 보여준 것은 ‘슈퍼 잭팟’ 자체가 아니라, 탈세 공모자에서 내부고발자로 뒤늦게 전환한 사람에게도 거액의 인센티브를 제공할 만큼 조세 정의를 중시하는 제도의 방향성이라는 점에서, 한국의 세파라치 제도도 향후 인센티브 구조·보호장치·공개 범위를 어디까지 가져갈 것인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결론은 한국의 탈세 제보 포상금 ‘절대액’ 기록은 특정할 수 없고, 제도적으로는 40억원이 법정 한도라는 점만 분명하다. 향후 국세청이나 감사원, 국회 자료를 통해 개별 익명 사례에 대한 통계적 요약이 공개된다면, 한국판 ‘세파라치’ 생태계를 보다 입체적으로 조망하는 데이터 저널리즘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