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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

[우주칼럼] 프라다·액시엄 스페이스, 달탐사용 우주비행 냉각의류 공개…아르테미스 IV가 여는 우주 패션·산업의 뉴노멀

 

[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액시엄 스페이스(Axiom Space)와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프라다(Prada)가 차세대 달 탐사용 우주복의 핵심 기반층인 ‘액체 냉각 환기 의류(LCVG·Liquid Cooling and Ventilation Garment)’를 뉴욕에서 공식 공개했다.

 

Space.com, The Verge, Gizmodo, axiomspace.com, International Fiber Journal, Orbital Today, collectSPACE.com에 따르면, 이 LCVG는 미국이 50여 년 만에 재개하는 유인 달 착륙 프로그램 ‘아르테미스(Artemis)’에서 우주비행사가 최대 8시간에 이르는 우주유영(EVA)을 수행할 때, Axiom 우주복(AxEMU) 안에 착용되는 일종의 ‘고기능 우주용 내복’이다.

 

럭셔리 브랜드가 우주복 속으로 들어간 이유

 

이번 LCVG는 2023년 양사가 아르테미스 III 달 탐사 우주복 설계를 위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발표한 이후, 2024년 밀라노 국제우주대회에서 AxEMU 외피를 먼저 선보이고 이어 나온 ‘2단계 결과물’이다. 액시엄 스페이스는 세계 최초의 상업용 우주정거장 건설을 추진하는 민간 우주 인프라 기업이고, 프라다는 고성능 패브릭과 스포츠 라인 ‘리네아 로사(Line​a Rossa)’를 통해 축적한 소재·패턴·엔지니어드 니팅 역량으로 유명하다.

 

프라다가 담당한 영역은 화려한 로고가 아니라, 엔지니어드 니팅과 3D 모델링, 고기능 섬유를 활용해 달 남극의 극한 환경에서도 체온을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기술 의류’의 완성도다. 액시엄 스페이스의 조나선 설테인(Dr. Jonathan Cirtain) CEO는 “항공우주 공학과 럭셔리 장인정신, 첨단 제품 개발의 최고 역량을 결합해 어느 한 회사가 단독으로는 만들 수 없었을 의복을 탄생시켰다”고 강조했다.

 

체온·호흡·위험을 동시에 관리하는 ‘8시간 생명선’


LCVG의 작동 원리는 물리적으로 단순하지만, 시스템적으로는 생명유지장치(PLSS)의 정밀한 연장선이다. 의복 전면에는 신체 주요 근육군을 따라 배치된 촘촘한 튜브 네트워크가 있고, 여기에 냉수가 순환하면서 우주비행사가 활동 중 발생시키는 대사열을 흡수한다. 흡수된 열은 우주복 뒤편의 휴대용 생명유지 시스템으로 이동해 방열 장치를 통해 우주 공간으로 방출된다.

 

기존 냉각 의복과 비교해 가장 큰 차별점은 ‘완전 이중화된 냉각 회로’다. 액시엄 스페이스는 LCVG에 주 회로와 별도로 독립된 백업 냉각 루프를 설계해, 8시간에 달하는 EVA 도중 하나의 회로에 문제가 생겨도 다른 회로로 즉시 전환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는 아폴로 시대 우주복보다 더 긴 체류 시간과, 영하 수십 도에서 영하 200도까지 극단적으로 변하는 달 남극 환경을 고려한 ‘리스크 헤지 설계’다.

 

이 의류는 호흡 환경도 함께 관리한다. 별도 튜브 루프를 통해 헬멧 내부로 신선한 산소가 지속적으로 공급되며, 우주비행사가 내쉰 이산화탄소는 얼굴 주변에서 씻겨 내려가 CO₂ 스크러버가 장착된 생명유지 시스템으로 되돌아가 제거된 뒤 산소가 재순환된다. 결국 LCVG 하나가 체온·호흡·안전 마진까지 통합 관리하는 ‘휴먼 팩터 인프라’ 역할을 수행하는 셈이다.

 

아르테미스 IV와 2028년, 그리고 일정 리스크

 

액시엄과 프라다, 그리고 일부 해외 매체들은 이번 LCVG가 NASA의 아르테미스 IV 임무에 투입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아르테미스 IV는 현재 계획상 2028년 달 착륙과 함께, 최초의 여성 우주비행사가 달 표면을 밟는 임무로 설정돼 있으며, 액시엄이 개발한 AxEMU 우주복이 핵심 장비로 지정돼 있다.

 

다만 미국 NASA 감사관실(OIG)이 2026년 4월 발표한 보고서에서는, 액시엄의 달 탐사용 우주복 개발 일정이 지연될 경우 실전 배치가 2031년으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 시나리오’도 제기했다. 액시엄은 이에 대해 2027년 우주선 내 또는 아르테미스 III 임무에서 AxEMU의 첫 비행 테스트를 수행하고, 2028년 달 표면 복귀를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주복이 일정대로 완성될지 여부는 향후 2~3년간의 기술 검증과 NASA의 인증 절차에 달려 있다.

 

민간 우주 시대의 ‘브랜드 우주복’이 갖는 함의


프라다와 액시엄의 LCVG는 적어도 세 가지 측면에서 상징성이 크다. 첫째,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와 미국 민간 우주 기업의 협업은 2023년 공식 발표 당시 “패션 하우스와 상업 우주기업 간 첫 파트너십”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2026년 LCVG 공개를 통해 단순 마케팅이 아니라 실제 하드웨어로 이어졌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둘째, 아이템 자체가 ‘밖이 아니라 안’이라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2024년 밀라노에서 공개된 AxEMU 외피는 프라다 특유의 디자인 언어와 라인 디테일이 강조되며 화제를 모았지만, 이번 LCVG는 로고보다 기능이 전면에 내세워진다. 이는 달 탐사 시대의 패션 협업이 겉멋이 아닌, 체온 37도와 생리적 안전을 유지하는 심층 기술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셋째, 프라다 입장에서는 지상에서 고기능 스포츠웨어·테크웨어로 축적한 섬유·패턴 기술을 ‘우주’라는 극한 환경에서 검증하는 실험장이 된다. AxEMU는 최대 8시간의 EVA와, 영구 음영지역에서 최소 2시간 버틸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LCVG는 그 전제를 가능하게 만드는 기반층이다. 성공 시 프라다는 명품 브랜드를 넘어 ‘스페이스 퍼포먼스 브랜드’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확보할 수 있다.

 

한국 산업·콘텐츠에 주는 시그널

 

이번 프로젝트는 한국 산업과 콘텐츠 시장에도 전략적 시사점을 던진다. 국내 섬유·웨어러블·스포츠 브랜드, 심지어 K‑패션과 메타버스를 결합한 기업들 역시 우주항공청 설립과 민간 우주 생태계 확장 흐름 속에서 ‘우주용 기능 의류’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NASA와 액시엄 사례에서 보듯, 우주복은 더 이상 국가기관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민간 브랜드·디자인·소재 기업이 참여하는 글로벌 공급망의 일부로 재편되고 있다.

 

우주산업 전문가는 "스토리텔링 측면에서는 ‘프라다 우주 내복’이라는 상징성 하나만으로도 다큐멘터리, 브랜디드 콘텐츠, OTT 시리즈까지 확장 가능한 소재"라며 "패션과 우주, 여성 최초의 달 착륙, 민간 기업의 상업 우주 진출, 고기능 섬유 산업까지 다양한 축이 한데 모이며, ‘크로스오버 우주 저널리즘’의 전형적인 사례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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