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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

[The Numbers] 머스크가 쏘아 올린 1.77조 달러짜리 도박…스페이스X IPO, 버블인가 게임체인저인가

 

[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스페이스X가 사상 최대 규모 기업공개를 앞두고 1,500억 달러 규모의 주문을 끌어모으며 공모 목표 750억 달러의 두 배에 달하는 청약 열기를 확인했다. 주당 135달러의 고정 공모가에 기초한 기업가치는 약 1조7,700억 달러로, 테슬라 시가총액을 웃도는 ‘우주·AI 복합 플랫폼’에 시장이 베팅하고 있다는 평가다.

 

초과청약 2배, “역대급”이지만 ‘적정가치’ 논쟁도

 

reuters, investing, engadget, cnbc, seekingalpha, businessinsider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IPO 수요예측에서 약 1,500억 달러의 주문을 확보해 목표 대비 두 배 이상 초과청약을 기록했다. 일반적인 대형 IPO에서 2배 수준의 오버부킹은 ‘무난한’ 수치지만, 공모 규모 자체가 750억 달러로 역대 최대라는 점에서 “이 정도 수요도 이례적”이라는 게 월가 평가다.

 

스페이스X는 주당 135달러의 단일 공모가를 제시하며 약 5억5,560만 주 신주를 발행, 750억 달러 조달을 노리고 있다. 공모가 기준 기업가치 1조7,700억 달러는 현재 약 1조6,000억 달러 수준으로 평가되는 테슬라를 넘어 미국 시가총액 7위권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 때문에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성장 스토리는 공감하지만 밸류에이션은 선행 지표를 과도하게 반영했다”고 경고했다.

 

다이먼 “현대의 에디슨”…로드쇼는 ‘우주 SF 콘셉트 쇼케이스’

 

IPO 로드쇼는 JP모건 뉴욕 본사에서 포문을 열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는 화상으로 참석한 일론 머스크를 3,500명의 핵심 고객 앞에서 직접 인터뷰하며 “머스크는 우리 시대의 에디슨”이라고 추켜세웠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와 야후 파이낸스에 따르면 머스크의 모친인 메이 머스크가 깜짝 등장했고, 행사는 미국 26개 주 90개 지점의 JP모건 자산가 고객에게 실시간 스트리밍됐다.

 

머스크의 프레젠테이션은 “달 호텔”, “화성은 손볼 곳은 많지만 잠재력이 큰 ‘고쳐 쓸 만한’ 행성”이라는 표현처럼 우주 식민지 개척과 태양 에너지 활용 등 SF적 비전이 전면에 등장했다. 골드만삭스가 맨해튼 로비를 로켓 모형으로 꾸미고,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외벽 조명을 스페이스X 로켓 형상으로 연출했다는 점은 이번 딜이 단순 금융 이벤트를 넘어 ‘머스크 월드’ 자체의 쇼케이스라는 인상을 준다.

 

리테일에 최대 30% 푼다…“역대급 개인 배정”으로 FOMO 자극


스페이스X는 전체 공모 물량의 최대 30%를 개인 투자자(리테일)에 배정할 수 있다고 공시해 월가 관행을 크게 벗어났다. 대형 IPO에서 리테일 배정이 통상 5~10% 수준에 그쳐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머스크 팬덤과 대중의 FOMO(놓칠 수 없다는 공포)를 정면 겨냥한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피델리티는 이번 딜 참여 기준을 계좌 잔고 2,000달러로 낮췄는데, 이는 과거 비상장 스페이스X 투자에 요구됐던 최소 50만 달러와 비교하면 ‘진입장벽 해체’ 수준의 완화다. 이로 인해 스페이스X는 헤지펀드·연기금뿐 아니라 글로벌 일반 투자자까지 흡수하는 ‘대중 IPO’의 성격을 띠게 됐다.

 

300억 달러 ‘구글 xAI 컴퓨트 딜’, 밸류에이션 정당화의 핵심 카드


청약 열기를 뒷받침하는 가장 강력한 펀더멘털 스토리는 구글과 체결한 300억 달러 규모의 AI 컴퓨팅 파워 공급 계약이다. CNBC와 공시 내용에 따르면 구글은 2026년 10월부터 2029년 6월까지 매월 9억2,000만 달러를 스페이스X에 지급하며, 약 11만 개의 엔비디아 GPU 및 관련 CPU·메모리에 대한 접근권을 갖는다. 계약 기간 32개월을 단순 합산하면 총액은 약 295억 달러로, 사실상 ‘300억 달러급 장기 확정 매출’에 가깝다.

 

구글 클라우드 측은 CNBC와 뉴욕타임스에 이번 계약이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한 “단기적이고 시의적절한 브리지(capacity bridge)” 성격이라고 설명했지만, 시장은 이를 스페이스X AI 인프라 사업의 수익 가시성을 높이는 일종의 ‘앵커 계약’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IPO 직전 공개된 이 딜은 밸류에이션 논쟁 속에서 “실제 캐시플로우로 뒷받침되는 성장 스토리”라는 강력한 반론 카드다.

 

매출 187억 달러·적자 49억 달러…‘적자 성장주’에 1.77조 달러 배팅


공시 자료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2025년 매출 187억 달러를 올리면서도 49억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의 글로벌 가입자 확대와 반복 발사에 따른 매출 성장은 뚜렷하지만, 대규모 발사체 개발·우주 인프라·AI 데이터센터 투자 비용이 여전히 수익성을 짓누르고 있는 구조다.

 

그럼에도 공모가 기준 밸류에이션 1조7,700억 달러를 적용하면, 매출 대비 주가매출비율(PSR)은 9배 이상, 순손실을 감안한 주가수익비율(PER)은 의미가 없는 ‘적자 성장주’ 상태다. S&P는 초대형 IPO 기업의 조기 S&P500 편입 허용 규정을 바꾸지 않겠다고 못 박아, 스페이스X는 상장 후 최소 1년은 주요 지수 편입 효과 없이 ‘순수 수급’과 펀더멘털만으로 평가를 받아야 한다.

 

‘테슬라+스타링크+xAI’ 합성 프리미엄…버블인가 새 패러다임인가


이번 딜의 본질은 전통적인 ‘로켓 회사’ 상장을 넘어, 로켓 발사(우주 인프라)–스타링크(글로벌 통신 네트워크)–xAI(초대형 AI 컴퓨팅)–구글·빅테크 수요까지 한데 묶은 ‘플랫폼 복합체’에 시장이 얼마의 프리미엄을 줄 것인가의 문제다. 머스크가 여전히 80% 이상 의결권을 쥐고 있다는 점과, 테슬라가 보유한 스페이스X 지분이 테슬라 밸류와도 직간접적으로 연결된다는 구조는 ‘머스크 생태계’ 전체를 놓고 투자 시나리오를 짜게 만든다.

 

현재까지 드러난 수치만 놓고 보면, 스페이스X IPO는 ‘역대 최대 공모+역대급 리테일 참여+빅테크와의 300억 달러 AI 딜’이라는 세 가지 요소 위에 세워진 거대한 실험이다. 다이먼이 규정한 대로 머스크가 “현대의 에디슨”으로 남을지, 아니면 우주·AI 버블의 정점으로 기록될지는 스타링크 가입자 성장과 구글 딜 이후 추가 인프라 계약, 그리고 무엇보다 우주·AI 수익성을 실제 현금흐름으로 전환하는 속도가 판가름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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