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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유통

[이슈&논란] ‘한국판 팔란티어’로 네이버 시동걸다…66조 국방예산·수십조 글로벌 군사 AI 시장 '정조준'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네이버가 국방 인공지능(AI) 전담조직을 띄우며 미국 팔란티어를 벤치마킹한 ‘한국형 국방 AI 플랫폼’ 사업에 본격적으로 올라탄다. 글로벌 군사 AI 시장이 연평균 14% 안팎의 고성장을 구가하는 가운데, 66조원대 한국 국방예산과 ‘소버린 AI(주권형 AI)’ 수요가 맞물리며 네이버의 국방 AX(AI 전환) 전략에 힘이 실리고 있다.

 

네이버, 국방 AI 전담 TF 출범…김유원 대표가 직접 총괄


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클라우드는 6월 1일 자로 국방 AX(AI 전환) 전담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한다. 국방 AI 사업만을 전담하는 조직을 별도로 꾸린 것은 네이버 역사상 처음으로, 정보기술 연구를 넘어 방산·국방 비즈니스로의 전면 진출 선언으로 해석된다. 네이버의 AI 사업을 총괄해온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가 TF를 직접 지휘하는 만큼, 그룹 차원의 ‘전사 드라이브’가 걸린 프로젝트라는 평가가 나온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이 조직을 통해 국방 특화 AI 모델, 군 전용 데이터 분석 플랫폼, 보안형 클라우드 사업을 패키지로 묶은 통합 솔루션을 추진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국방 분야 특수성을 반영한 맞춤형 솔루션을 지속 고도화해 국내 국방 AI 생태계의 질적 성장에 기여하겠다”고 밝히며 중장기 전략 사업임을 분명히 했다.

 

‘현장 상주 엔지니어’ 팔런티어 모델 벤치마킹…FDE 전면 배치

 

이번 TF의 가장 큰 특징은 국방 현장에 상시 투입되는 전방 배치 엔지니어(FDE·Field Deployment Engineer)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이다. FDE는 군·정보기관 등 보안 민감 고객사 내부에 들어가 AI 시스템의 설계·구축·운영을 전담하는 직군으로, 미국 방산 AI 기업 팔란티어가 성장 과정에서 핵심 경쟁력으로 키워온 모델이다. 네이버는 FDE를 통해 단순 기술 공급을 넘어 실전 운용까지 밀착 지원함으로써, 장기적으로 ‘한국판 팔런티어’ 포지셔닝을 노리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TF에는 FDE 외에도 초거대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사업 개발, 홍보·마케팅 인력이 함께 결합된다. 연구개발(R&D)과 영업·사업화 조직을 한데 묶어 국방 프로젝트 수주, 솔루션 구축, 운영·고도화까지 ‘원스톱 체인’을 구현하겠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선 “초기 국방 AI 시장에서 속도전을 택한 조직 설계”라는 평가가 나온다.

 

132억달러→355억달러…폭발하는 글로벌 군사 AI 시장


국방·군사 AI 시장은 이미 글로벌 방산업계의 ‘차세대 격전지’로 부상했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NRC)가 인용한 Verified Market Research 자료에 따르면, 세계 군사 AI 시장 규모는 2024년 약 132억달러에서 2031년 355억달러로 커질 전망으로, 연평균 성장률(CAGR)은 14% 이상으로 추산된다. 또 다른 분석에서는 2024년 약 254억달러 수준인 우주항공·국방 AI 시장이 2034년 650억달러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에서도 국방·국가정보 분야의 AI 예산이 빠르게 늘고 있다. 한 국방 AI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기준 한국 국방 총예산은 66조 2,947억원이며, 이 가운데 인공지능과 연구개발(R&D)에 배분된 비중이 3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제시됐다. 방위용 AI 시장은 2025년을 기점으로 본격 성장 국면에 들어서, 2025~2034년 사이 연평균 5~6% 안팎의 안정적 성장세가 예상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장의 두뇌’ 팔런티어, 네이버가 겨냥한 레퍼런스


네이버가 스스로를 “한국형 팔런티어”에 비유하는 데는 명확한 레퍼런스가 있다. 미국 팔란티어는 드론·위성 영상, 각종 전장 센서 데이터를 AI로 통합 분석해 적 위치와 최적 타격지점을 제시하는 ‘메이븐 스마트 시스템(Maven Smart System)’으로 미 국방부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전략 파트너로 자리잡았다.

 

2024년 미 국방부로부터 4억8,000만달러 규모의 메이븐 관련 프로젝트를 수주했고, 2025년에는 최대 1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장기 포괄계약(IDIQ)을 통해 미군의 전장 정보체계 표준 공급자로 부상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팔란티어는 2009년 이후 미국 정부와 27억달러 이상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 가운데 13억달러 이상이 국방부 관련 계약이다. 2023년 기준 미국 정부 대상 매출만 15억7,000만달러에 달했고, 2023년 9월에는 미 국방부와 5년간 9,980만달러 규모 계약을 갱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NATO 역시 ‘바이 유러피언’ 원칙에도 불구하고 팔란티어의 메이븐 시스템을 도입하는 최종 계약을 체결하는 등, 군사 AI 시장에서 사실상 ‘디지털 전장 두뇌’ 표준으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국방은 ‘소버린 AI’의 시험대…네이버, 데이터 주권 카드 꺼냈다


국방 AI는 군사기밀과 안보 데이터를 다루는 특성상 해외 상용 클라우드와 외산 AI 모델에 대한 의존을 최소화해야 하는 대표적인 ‘소버린 AI’ 영역으로 꼽힌다. 실제로 네이버는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과 국내 데이터센터, 보안형 클라우드 인프라를 기반으로 국방·안보 환경에 특화된 주권형 AI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전략을 공개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를 기점으로 국방 AI 관련 국내 정부 사업 발주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네이버의 전담 TF 출범을 “초기 시장 주도권 선점용 포석”으로 본다. 외산 AI 의존도를 낮추고 데이터 주권을 확보하려는 국방부의 정책 기조와, 네이버의 국산 초거대 모델·클라우드 역량이 맞물릴 경우, 방위산업 디지털 전환(DX)의 ‘국산 플랫폼 표준’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관전 포인트…‘국방형 슈퍼앱’이냐, 틈새 플랫폼이냐

 

관건은 네이버가 어느 수준까지 국방 워크플로를 디지털로 끌어안는 ‘플랫폼화’에 성공하느냐에 달려 있다. 팔란티어가 전장 데이터 통합·분석·지휘결정을 하나의 소프트웨어 스택으로 묶으며 사실상 ‘전장의 운영체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처럼, 네이버도 정찰·감시·지휘통제·훈련·정비 등 다양한 군 기능을 하나의 AI 플랫폼으로 통합할 수 있을지가 핵심이다.

 

현재로서 네이버는 표적 탐지, 작전 계획 수립, 상황실 지원, 사이버 방어 등 개별 도메인에서의 맞춤형 솔루션과 클라우드를 제공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국방 데이터 레이크와 AI 서비스 레이어를 관통하는 ‘국방형 슈퍼앱’으로 진화할 여지도 있다.

 

AI빅테크분야 전문가들은 "국방 기술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AI’로 무게 중심을 옮기는 가운데, 네이버는 국산 초거대 AI와 소버린 인프라를 앞세워 방산 시장의 디지털 전환 파이를 노리고 있다"면서 "미국 팔란티어가 그린 ‘전장 디지털 트윈’을 한국형으로 변주할 수 있을지, 그리고 수십조원 규모로 성장하는 글로벌 군사 AI 시장에서 어떤 입지를 확보할 수 있을지가 네이버 국방 AX 프로젝트의 성패를 가를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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