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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동산

[The Numbers] 57% 폭락한 이더리움, 2030년 4만달러 간다?…스탠다드차타드 "아마존 1000배 랠리 데자뷔"

 

[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이더리움이 직전 고점 대비 57% 폭락한 가운데, 영국계 글로벌 은행 스탠다드차타드(스탠차)가 “2030년 4만달러, 최대 20배 상승 여지”라는 초강수 전망을 재확인했다. 가격은 반 토막이 났지만 네트워크 지표는 사상 최고 수준에 근접해 있다는 점에서 ‘닷컴 버블 시기 아마존’에 빗댄 장기 베팅이라는 점이 이번 전망의 핵심이다.

 

스탠다드차타드의 ‘4만달러’ 시나리오


스탠다드차타드는 2026년 1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이더리움(ETH)이 2026년 말 4000달러, 2030년 말 4만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기존 전망을 유지·재확인했다. 글로벌 디지털 자산 리서치 책임자인 제프리 켄드릭은 최근 고객 보고서에서 “단기 가격 약세에도 불구하고 네트워크 펀더멘털은 구조적으로 강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은행은 이후 코인데스크·인베스팅닷컴 등에 공유된 업데이트에서 2026년 말 목표를 7500달러 수준으로 다소 하향했지만, 2030년 장기 목표는 오히려 4만달러로 상향 조정하며 장기 기대치를 명확히 못박았다.

 

켄드릭은 “현재 이더리움 가격은 네트워크의 실제 성장 속도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비트코인보다 강한 성과를 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ETH/BTC 비율도 2021년 강세장 고점 수준인 0.08까지 회복될 수 있다고 봤다. 이는 이더리움이 단순 ‘알트코인’이 아니라, 디파이·스테이킹·레이어2 등 전체 디지털 자산 생태계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잡고 있다는 판단에 기반한다.

 

‘-57% 폭락’과 네트워크 디커플링


시장 가격만 놓고 보면 상황은 비관적이다. 글로벌 데이터 플랫폼 코인마켓캡·코인게코 기준 이더리움은 2025년 8월 이후 고점 대비 약 57% 하락해 최근 2000달러 안팎까지 밀렸다. 2025년 초 3900~4100달러대를 넘나들던 시기와 비교하면 3개월 사이 50% 이상 급락한 적도 있을 정도로 변동성이 극단적으로 확대됐다. 같은 기간 ETH/BTC 비율 역시 약 37% 하락해, 비트코인 대비 상대적 수익률에서도 열세를 보이고 있다.

 

코인 ETF 자금 흐름 역시 우호적이지 않다. 2025년 말 기준 일부 현물 이더리움 ETF는 8거래일 연속 순유출을 기록하며 기관·고래 매도세가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런 자금 이탈과 가격 조정이 겹치며 시가총액 2위 가상자산인 이더리움은 2800달러, 2500달러 주요 지지선을 연속으로 내주는 약세 국면을 경험했다. 그럼에도 스탠다드차타드는 “가격과 네트워크 지표 사이의 괴리(디커플링)가 오히려 장기 투자자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역발상에 무게를 두고 있다.

 

“주가는 회사가 아니다”…아마존 1000배 사례 소환


켄드릭이 꺼내든 비유는 ‘닷컴 버블 붕괴 직후 아마존’이다. 그는 제프 베이조스가 2018년 연설에서 회상한 2001년 상황을 인용하며 “주가는 회사가 아니고, 회사도 주가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이더리움에 그대로 적용했다. 베이조스에 따르면 2001년 아마존 주가는 113달러에서 6달러까지 폭락했지만, 같은 기간 내부 지표(매출, 고객 수, 주문량)는 모두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켄드릭은 아마존 주가가 이후 주식 분할 조정 기준으로 2001년 저점 대비 약 1000배 상승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더리움 역시 언젠가 네트워크 펀더멘털을 가격이 반영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즉, 단기 가격 노이즈에 집중하기보다 트랜잭션, 활성 주소, TVL(총예치자산) 같은 구조적 지표가 꾸준히 개선되는지에 주목해야 한다는 논리다.

 

사상 최고 근접한 온체인 지표


온체인 데이터는 켄드릭의 주장에 적지 않은 힘을 실어주고 있다. 온체인 분석업체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최근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활성 주소 수, 전송량, 스마트 컨트랙트 호출 등 주요 지표는 2021년 강세장 당시 수준을 넘어 사상 최고치에 도달했다. 블록미디어·블루밍비트 등 국내외 온체인 분석 기사에 따르면, 일일 활성 주소 수는 200만개 수준에 근접했으며, 디파이·NFT·레이어2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거래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글로벌 리서치 플랫폼 On-Chain Foundation와 Coin Bureau 데이터에 따르면 이더리움 활성 주소는 2억7500만개를 돌파했고, 네트워크는 2025년에 출범 이후 가장 많은 트랜잭션과 연산을 처리했다. 탈중앙화 금융(DeFi)의 총 예치 자산(TVL, ETH 기준)도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지표들은 사용자·개발자의 참여가 단순 시세와 무관하게 장기적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투자자에게 남는 질문


결국 이번 ‘4만달러, 20배’ 전망의 의미는 단기 방향 제시라기보다, 가격과 펀더멘털 사이 구조적 괴리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문제 제기라고 봐야 한다.

 

가격은 50% 넘게 빠졌지만, 네트워크 사용량과 활성 주소, TVL은 사상 최고 수준에 근접해 있다는 데이터가 존재하는 만큼, 이를 ‘닷컴 버블 이후 아마존’식 장기 성장 스토리로 볼 것인지, 아니면 또 하나의 과도한 낙관론으로 볼 것인지는 각 투자자의 리스크 선호도에 달려 있다.

 

스탠다드차타드의 베팅이 ‘역사의 한 장면’이 될지, 아니면 또 하나의 과대포장 리포트로 남을지는 2030년 이더리움 차트가 말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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