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현주 기자]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면서 지난해 해양수산부에 이어 최근에는 매출 10조원대 대형 해운사인 HMM도 본사를 서울에서 부산으로 이전하기로 공식 결정했다. 이를 계기로 공공기관과 기업을 중심으로 법인 소재지를 비수도권으로 옮기려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는 모양새다.
그렇다면 실제 국내 상장사들의 본사 소재지 분포 현황은 어떨까. 매출 1000대 상장사를 대상으로 살펴보니 10곳 중 7곳꼴로 본사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쏠림 현상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에 본사를 둔 기업은 전체 1000곳 가운데 700곳에 달했으며, 이 중 400곳 이상은 서울에 법인 소재지(본사)가 집중됐다.
비(非)수도권에서는 부산·울산·경남을 아우르는 ‘부울경’ 권역에 기업 본사가 가장 많이 몰렸다. 부울경 소재 기업은 110곳을 웃돌며 전체 중 11% 정도를 차지했다. 시군구 단위 기초지자체 기준으로는 ‘서울 강남구’에 1000대 기업 본사가 가장 많았고, 비수도권에서는 ‘경남 창원시’가 기업 본사를 최다 보유한 지역으로 나타났다.
5월 28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가 ‘2025년 매출 1000대 상장사 법인 소재지 현황 분석’ 결과에서 도출됐다고 28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 기업은 작년 상장사 중 매출(별도·개별 기준) 상위 1000곳이고, 법인 소재지는 각 기업의 사업보고서에 명시된 주소지 현황을 토대로 조사가 이뤄졌다.
조사 결과 매출 1000대 상장사 가운데 700곳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본사 주소지를 둔 것으로 집계됐다. 수도권 내에서도 서울이 405곳으로 10곳 중 4곳꼴로 최다였고, 경기도에는 263곳이 자리해 1000대 기업 중 4분의 1 이상이 몰린 상황이다. 인천광역시에는 32개의 본사가 소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매출 ‘10조 클럽’에 이름을 올린 슈퍼기업 40곳 가운데 30곳이 서울에 법인 소재지를 둔 것으로 조사됐다. 대표적으로 현대자동차·기아는 서울 서초구에 본사가 위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국내 주요 대기업 상당수의 법인 소재지가 서울에 집중됐지만 국내 매출 1위 기업의 본사는 서울이 아닌 경기도인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매출와 시총 1위 삼성전자의 법인 소재지는 ‘경기도 수원시’이고, 최근 반도체 호황으로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는 매출 3위 SK하이닉스는 ‘경기도 이천시’가 본사 주소지이다. 현대제철은 인천 동구에 본사를 둔 것으로 나타났다.
비수도권 중에서는 부산·울산·경남을 뜻하는 ‘부울경’ 권역 지역에 1000대 기업 중 111곳이나 본사가 분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경상남도는 50곳으로, 서울과 경기도에 이어 광역자치단체 기준 세 번째로 1000대 기업을 많이 배출한 지역인 것으로 집계됐다. 대표적으로 매출 10조 클럽 기업 중에서는 한화오션이 경남 거제시에 본사 거점지를 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상남도에 이어 부산광역시에는 매출 1000대 기업 가운데 37곳이 포진했다. 이 중 매출 1조원 클럽에는 HJ중공업(부산 영도구), 성우하이텍(부산 기장군), 화승인더스트리(부산 연제구) 3곳이 포함됐다. 이들 기업의 지난해 매출은 모두 1조원대 수준을 보였다. 여기에 최근 국내 최대 해운사 가운데 하나인 HMM의 본사 부산 이전이 확정되면서, 부산에서도 매출 10조원 넘는 ‘10조 클럽’ 기업을 품게 됐다.
울산광역시에는 24곳이 10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울산을 대표하는 기업은 작년 매출 17조원대 수준을 기록한 ‘HD중공업(울산 동구)’이 가장 먼저 꼽혔다. 여기에 ▲경동도시가스(울산 북구) ▲롯데정밀화학(울산 남구) ▲디와이덕양(울산 북구)도 작년 매출이 1조 클럽에 포함된 울산을 대표하는 기업인 것으로 조사됐다.

부울경 다음으로는 충청권(충남·충북·대전·세종) 지역에 1000대 기업 중 87개 기업이 분포한 것으로 파악됐다. 광역시도별로는 충청남도 35곳, 충청북도 31곳, 대전광역시 14곳, 세종특별자치시 7곳 순이었다. 이 가운데 지난해 매출 1조원 클럽 중 충청남도에 소재한 기업으로는 코웨이(충남 공주시), 동원시스템즈(충남 아산시), 하나마이크론(충남 아산시)이 이름을 올렸다.
충청북도에서는 현대엘리베이터(충북 충주시), 심텍(충북 청주시), HK이노엔(충북 청주시)이 매출 1조원을 넘긴 기업에 포함됐다. 대전광역시에서는 KT&G(대전 대덕구), 한온시스템(대전 대덕구), 계룡건설산업(대전 서구) 등이 매출 1조원 넘긴 기업군에 속했다. 세종특별자치시에서는 한국콜마(세종 전의면)가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넘긴 기업군에 포함됐다.
대구·경북 권역에서는 59개 기업이 1000대 기업에 속했다. 이중 경상북도는 33곳, 대구광역시는 26곳이었다. 대표적으로 경상북도에는 한화시스템(경북 구미시) 매출이 지난해 상장사 기준 가장 높았다. 여기에 포스코를 지배하는 회사인 POSCO홀딩스도 경북 포항시에 본사가 소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광역시에서는 매출 30조원대인 한국가스공사(대구 동구)가 활약하고 있고, 에스엘(대구 북구)과 엘앤에프(대구 달서구) 등도 작년 기준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한 대구를 대표하는 기업군에 속했다.
전남·전북·광주를 포함하는 호남권에는 매출 1000대 기업 중 29개 회사의 본사가 경영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세부적으로 전북특별자치도가 13곳이고, 전라남도(9곳)와 광주광역시(7곳)는 10곳 미만 수준이었다.

호남권을 통틀어서는 작년 매출 90조원대로 국내 상장사 매출 2위를 기록한 한국전력(전남 나주시) 본사가 호남 지역에 거점을 두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금호건설과 한전KPS도 한전과 같은 전남 나주시에 법인 소재지가 위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북특별자치도에서는 하림(전북 익산시)이 유일하게 작년 매출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고, 매출 1조 미만 기업 중에서는 ▲JB금융지주(전북 전주시) ▲미원에스씨(전북 완주군) ▲두산퓨얼셀(전북 익산시)도 전북 지역에 본사가 소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외 강원특별자치도(8곳)과 제주특별자치도(6곳)는 1000대 기업 중 10곳 미만으로 집계됐다. 강원 지역에서는 강원랜드(강원도 정선군)가 매출 규모가 가장 큰 회사였고, 제주 지역에서는 카카오(제주도 제주시)와 제주항공(제주도 제주시)이 작년 매출이 1조원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광역시도별 현황과 달리 시·군·구 단위 기초자치단체별로 살펴보면 ‘서울 강남구’가 1000대 기업 중 89곳이나 가장 많이 집중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지역에서 지난해 매출 덩치가 10조원을 넘긴 슈퍼기업에는 현대모비스를 비롯해 포스코인터내셔널, DB손해보험, GS리테일이 포함됐다.
이어 ▲경기도 성남시·서울 중구(각 63곳) ▲서울 서초구(47곳) ▲서울 영등포구(46곳) ▲경기도 화성시(41곳) ▲서울 종로구(30곳) ▲경기도 용인시(28곳) ▲경남 창원시·서울 마포구(각 25곳) ▲경기도 안산시(23곳) ▲서울 용산구(21곳) 순으로 본사가 20곳 이상 소재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경기도 성남시에는 KT를 비롯해 삼성중공업, 네이버, SK가스 등의 본사가 소재해 있다. 서울 중구에는 기업은행을 비롯해 미래에셋증권, 이마트, SK텔레콤 등을 품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에는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 LG그룹 계열사 본사가 다소 포진했다. 이외 일진전기와 코스맥스 등은 경기도 화성시, 현대해상과 현대건설 등은 서울 종로구가 법인 주소지인 것으로 파악됐다.
비수도권 중에서는 ‘경남 창원시’에 1000대 기업이 가장 많았다. 작년 매출 1조 클럽 중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비롯해 현대위아, 두산에너빌리티, 현대로템이 경남 창원시에 본사가 소재해 있다. 이어 ▲충북 충주시(15곳) ▲충남 천안시(14곳) ▲경북 구미시·경북 포항시(각 11곳) ▲울산 울주군(10곳)도 1000대 기업 중 10곳 이상되는 법인 소재지를 둔 지역군에 속했다.
주요 기업별로 살펴보면 현대엘리베이터(충북 충주시), 대원강업(충남 천안시), 한화시스템(경북 구미시), 포스코퓨처엠(경북 포항시), 한국제지(울산 울주군) 등이 비수도권에 본사를 두고 있었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우리나라에서 주요 대기업들이 수도권에 편중되다 보니 비수도권과의 사회·경제적 격차가 여러 지표에서 크게 벌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가 형성돼 있다”며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균형 발전이라는 대명제를 단계적으로 현실화하려면 기업들이 비수도권으로 이전했을 때 얻을 수 있는 프리미엄과 인센티브를 정부 차원에서 보다 명확히 제시하고, 장기적이고 일관된 관점의 다양한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