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여의도의 대표적인 5성급 랜드마크 호텔인 ‘콘래드 서울 호텔(Conrad Seoul, 콘래드 호텔)’을 운영하는 에스아이에프씨호텔디벨로프먼트유한회사(SIFC HOTEL development, 대표이사 나형환)가 영업적 흥행에도 불구하고 극심한 재무적 부실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정회계법인이 2026년 3월 17일 발행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2025년 매출(영업수익)은 1,183억 4,996만원으로 전년(1,101억 3,885만원) 대비 7.45% 증가했다. 영업이익 또한 206억 3,751만원을 기록하며 전년(172억 2,708만원) 대비 19.80% 증가하는 등 견조한 영업 성과를 보였다. 영업이익률 역시 17.4%로 전년(15.6%) 대비 1.8%포인트 개선되며 본업에서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풍요 속의 빈곤’…영업이익 206억 벌어 이자비용으로만 348억 지출
그러나 이러한 화려한 성적표 뒤에는 참담한 재무 성과가 숨어 있었다.. 회사가 2025년 한 해 동안 지출한 이자비용(금융원가)은 무려 348억 1,792만원에 달했다. 이는 본업을 통해 벌어들인 영업이익(206억원)보다 140억원 이상 많은 금액으로, 영업이익의 1.7배에 달하는 규모다.
결국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회사는 2025년 151억 9,284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전년(49억 6,071만원 손실) 대비 적자 폭이 3배(206.27%)나 폭증했다.

특수관계자 사모펀드의 ‘고리 사채’ 늪과 지배구조의 맹점
회사가 이처럼 감당하기 힘든 이자 폭탄을 맞게 된 원인은 지배구조와 특수관계자간의 기형적인 자금 거래에 있다. 회사의 지분 100%는 싱가포르계 법인인 ‘Aravest Korea Condor Investments Pte. Ltd.’가 보유하고 있으며, 최상위 지배기업은 싱가포르의 ‘Aravest Pte. Ltd.’이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2025년 말 기준 총 3,336억 5,600만원의 장기차입금을 안고 있다. 이 중 선순위 대출(Senior Loan)인 하나은행 등 금융기관 차입금은 2,130억원으로 이자율이 5.0% 수준이다. 반면, 특수관계자인 ‘에이알에이코리아제2호부동산일반사모투자회사’로부터 빌린 메자닌 대출(Mezzanine Loan) 1,206억 5,600만원의 이자율은 최저 5.8%에서 최고 16.0%에 달하는 고금리 사채 수준이다.
이로 인해 회사가 특수관계 사모펀드에 지급한 이자비용만 2025년 한 해 동안 201억 3,190만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55억 3,250만원) 대비 무려 263.8% 폭증한 수치다. 결국 본업에서 벌어들인 영업이익의 거의 대부분이 특수관계자인 사모펀드로 이자 명목으로 고스란히 흘러 들어간 셈이다.
기업재무분석 전문가는 "싱가포르 지배주주가 고금리 대출을 통해 합법적으로 한국 법인의 부를 해외 및 사모펀드로 유출하는 '빨대 효과'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고 지적했다.

수백억원대 회계 오류와 전임 감사인과의 갈등…불투명한 내부통제
게다가 지배구조의 불투명성과 내부통제 부실은 이번 감사보고서에서 가장 뼈아픈 페인포인트로 드러났다. 새로 선임된 감사인인 삼정회계법인은 감사 과정에서 회사의 치명적인 회계 처리 오류를 적발하고 전기(2024년) 재무제표를 전면 재작성하도록 조치했다.
오류의 원인은 다름 아닌 특수관계자 차입금에 대한 세무조정 누락이었다. 회사는 특수관계자로부터 고리로 자금을 차입하면서 발생한 '인정이자 초과분 부인액'을 법인세 회계처리에 반영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세무상 평균세율이 과소 계산되는 심각한 오류가 발생했다.
이로 인한 재무제표 수정 내역은 가히 충격적이다. 이연법인세부채 220억 9,056만원 과소계상, 결손금 74억 6,382만원 과소계상, 기타포괄손익누계액 146억 2,673만원 과대계상, 2024년 법인세수익 75억 2,157만원 과대계상 등이다.
결국 회사는 세금을 덜 내는 방식으로 장부를 조작하여 이익을 부풀렸거나, 극도로 미흡한 회계 역량으로 인해 대규모 부실 공시를 낸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전임 감사인과의 갈등이다.
삼정회계법인은 "전기 오류수정과 관련해 회사 및 전임감사인과 커뮤니케이션을 실시했으나, 전임감사인은 법인세 회계처리 오류에 대해 중대한 오류가 아니라고 판단하여 전기 감사보고서를 재발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폭로했다. 회계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감사인간의 이례적인 책임 회피와 내부통제 시스템의 붕괴를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지적했다.

자본잠식 심화와 극도로 불안정한 재무지표
매년 수백억원의 적자가 누적되면서 회사의 재무 건전성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2025년 말 기준 회사의 누적 결손금은 2,155억 7,227만원에 달해 전년(2,003억 8,708만원) 대비 7.58% 증가했다.
출자금(431억원)을 이미 한참 초과하여 자본잠식이 심화되고 있으며, 건물을 재평가하여 장부상 가치를 4,993억원으로 297억원 가량 억지로 끌어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일반 부채비율은 474.6%라는 극도로 위험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회사의 유동성 리스크도 심각하다. 회사가 보유한 현금및현금성자산은 698억 2,650만원으로 기록되어 있으나, 이 중 42.5%에 달하는 296억 8,851만원은 하나은행 등 채권자의 동의 없이는 인출할 수 없도록 사용이 제한되어 있다.
사실상 가용할 수 있는 현금은 장부상 수치보다 훨씬 적은 상황에서, 1년 이내에 갚아야 할 유동부채는 649억 1,186만원에 달해 실제 유동비율은 지표(117.3%)보다 훨씬 취약할 것으로 분석된다.
힐튼호텔 본사 로열티 및 글로벌 체인의 수수료 징수까지 '첩첩산중'
여기에 글로벌 호텔 체인인 힐튼(Hilton) 그룹 계열에 지급하는 수수료 부담도 상당하다. 회사는 HLT Conrad International Manage LLC와 체결한 위탁운영 계약에 따라, 2025년 한 해 동안 관리수수료 42억 3,746만원, 그룹서비스수수료 14억 6,528만원 등 총 57억 3,350만원을 수수료로 지급했다.
본업에서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도 힐튼호텔 글로벌 브랜드 로열티와 운영 수수료는 꼬박꼬박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는 구조다.
힐튼호텔 본사 브랜드 로열티 및 운영 수수료 뿐만 아니라 지배주주 사모펀드인 특수관계자로부터 빌린 고금리 사채 이자까지 전형적인 외국계 자본의 '빨대 효과(Siphon Effect)'와 지배구조 리스크가 결합된 부실 경영의 단면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기업재무분석 전문가는 "여의도 랜드마크인 콘래드 서울 호텔(에스아이에프씨호텔디벨로프먼트(유))은 영업적으로는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화려하게 빛나고 있지만, 재무적으로는 특수관계자로부터 빌린 고금리 사채 이자 부담과 자본잠식의 늪에서 허덕이는 ‘속 빈 강정’에 불과하다"며 "영업이익을 초과하는 이자비용은 결국 해외 지배기업과 특수관계 사모펀드로 부가 유출되는 통로가 되고 있으며, 설상가상으로 수백억원대 세금 회계 처리 오류까지 드러나 지배구조의 투명성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콘래드 서울 호텔은 여의도 한복판에서 연일 만석을 기록하며 화려한 겉모습을 자랑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외국계 지배주주와 특수관계 사모펀드의 이자 수익 창출 창구로 전락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좀비 기업'의 형태를 띠고 있으면서도, 고금리 대출 구조를 유지하는 것은 지배주주의 도덕적 해이와 지배구조의 리스크를 여실히 드러낸다. 향후 세무당국의 특수관계자 간 고리 대출에 대한 이전가격 과세 여부와 내부통제 개선 여부가 콘래드 서울의 존속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