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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빅테크칼럼] ‘AI 유니콘’ 넘어 ‘AI 데카콘’…몸값 9000달러 '앤트로픽', 오픈AI 제친다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앤트로픽(Anthropic)이 최소 300억 달러(약 41조원) 규모의 신규 자금 조달을 눈앞에 두면서, 프리머니 기준 기업가치가 9,000억 달러를 넘는 ‘사상 최대 AI 스타트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거래가 성사될 경우 3월 기준 8,520억 달러로 평가된 오픈AI를 제치고, 비상장 AI 기업 가운데 글로벌 1위 자리를 꿰차게 된다.

 

3개월 만에 기업가치 두 배…사실상 ‘준 1조 달러 기업’


블룸버그와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현재 최소 300억 달러의 신규 자금을 유치하는 라운드를 진행 중이며, 프리머니(투자 전) 밸류에이션은 약 9,000억 달러, 딜 규모에 따라 최대 1조 달러 수준까지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운드는 이르면 5월 말 마무리될 수 있으나, 아직 최종 계약서(텀시트)는 서명되지 않아 조건이 변동될 여지는 남아 있다.

 

이번 딜이 성사되면 Claude 개발사는 지난 3월 8,520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오픈AI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AI 스타트업으로 올라서게 된다. 라운드는 이르면 5월 말 마감될 것으로 예상된다.

 

눈에 띄는 것은 밸류에이션의 ‘가속 팽창’이다. 앤트로픽은 불과 2월에만 해도 GIC·Coatue 등이 주도한 300억 달러 규모 자금 조달에서 투자 후(post-money) 기준 3,800억 달러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이후 불과 석 달 만에 또 다른 300억 달러를 유치하면서 기업가치가 9,000억 달러대로 ‘점프’하는 셈이다. 장외(세컨더리) 시장에선 이미 앤트로픽 주식이 1조 달러에 육박하는 암시적 밸류로 거래되고 있다는 증권사·세컨더리 플랫폼 관계자 발언도 전해진다.

 

이번 라운드가 9,000억 달러 안팎에서 확정된다면, 2월 라운드(3,800억 달러 포함 기준) 대비 불과 분기 사이에 2배 이상 밸류 상승이 일어나는 ‘비정상적인’ 속도다. 이는 상장사 빅테크조차 경험하기 어려운 수준의 리레이팅으로, AI 자본시장의 과열과 동시에 수익화 가속에 대한 기대가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세쿼이아·그리노옥스 등 톱티어 VC 총집결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이번 라운드에는 세쿼이아 캐피털(Sequoia Capital), 드래고니어 인베스트먼트(Dragoneer Investment Group), 알티미터 캐피털(Altimeter Capital), 그리노옥스 캐피털(Greenoaks Capital Partners)이 각각 약 20억 달러씩을 투입하며 공동 리드 투자자로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피터 틸이 이끄는 파운더스펀드(Founders Fund)와 제너럴 캐털리스트(General Catalyst) 등 기존 투자자들도 2월 라운드에 이어 재참여하는 구도를 취하고 있다.

 

이들 투자자는 글로벌 그로스 캐피털과 레이트스테이지 테크 투자에서 ‘톱 티어’로 평가받는 하우스다. 세쿼이아와 알티미터는 과거 구글·엔비디아·스노우플레이크 등 초고속 성장 테크 기업의 성장 구간을 선점해 큰 수익을 거둔 전례가 있다. 이번 라운드에는 이들 외에도 추가 투자자들이 합류할 여지가 있으며, FT는 전체 조달 규모가 최대 500억 달러까지 불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함께 전했다.

 

앤트로픽은 이미 전략적 투자자와의 대형 딜도 확보해 두고 있다. 블룸버그와 야후 파이낸스에 따르면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350억 달러 밸류 기준 50억 달러 투자를 약정했으며, 성과 조건 달성 시 최대 400억 달러까지 추가로 투입할 수 있는 옵션을 보유하고 있다. 아마존 역시 350억 달러 밸류를 기준으로 50억 달러 투자를 약정했고, 중장기적으로 최대 200억 달러까지 증액 투자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실적으로 뒷받침된 ‘밸류 폭주’…2분기 첫 흑자 전망


이번 밸류에이션 점프의 배경에는 실제 매출·이익의 ‘기형적’ 성장 속도가 깔려 있다. 월스트리트저널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현재 투자자들에게 2분기(6월 분기) 매출 전망치를 109억 달러로 제시하고 있다. 이는 1분기 기록으로 알려진 48억 달러의 두 배를 훌쩍 넘는 수준으로, 전 분기 대비 약 130% 성장률에 해당한다.

 

특히 2분기에는 회사 설립 이후 첫 분기 기준 영업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WSJ는 앤트로픽이 2분기 약 5억 5,900만 달러 수준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이는 고가의 GPU·데이터센터 비용을 감안했을 때도 상당히 공격적인 마진 구조라는 평가를 낳고 있다.

 

다리오 아모데이 CEO는 5월 초 투자자 브리핑에서 앤트로픽의 연환산(annualized) 매출 런레이트가 이미 300억 달러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5년 말 약 90억 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던 연환산 매출에서 1년 사이 3배 이상 도약한 수치다. 글로벌 테크 전문 매체와 투자은행 리포트들은 이러한 성장 속도가 “역사상 가장 빠른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초기 구간을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한편 앤트로픽은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인프라 측면에서도 공격적으로 베팅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와 관련 업계 보도에 따르면, 최근 스페이스X의 미국 멤피스 소재 Colossus 1 데이터센터 전체 용량을 장기 임차하는 계약을 체결해 엔비디아 GPU 22만개 이상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단일 AI 스타트업으로서는 이례적인 규모의 컴퓨트 선점 사례로, 향후 모델 고도화와 엔터프라이즈용 서비스 확장 전략의 기반이 될 전망이다.

 

‘오픈AI 추월’ 이후 시나리오…2026년 말 IPO가 분수령


이번 라운드가 계획대로 마무리되면 앤트로픽은 3월 기준 8,520억 달러로 평가된 오픈AI를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공식 추월하게 된다. LinkedIn 뉴스 등은 블룸버그 보도를 인용해 “앤트로픽이 이번 라운드를 통해 사실상 오픈AI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AI 스타트업으로 올라서게 될 것”이라고 정리하고 있다.

 

향후 최대 분수령은 IPO다. WSJ와 로이터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법률자문사 윌슨 손시니를 선임해 2026년을 목표로 기업공개 준비를 진행 중이며, 이번 라운드가 상장 전 마지막 대형 비공개 자금 조달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블룸버그 역시 앤트로픽이 이르면 10월 이후 상장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을 전하면서, “이번 대규모 자금은 IPO 전까지 GPU·데이터센터 선점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한 탄약”이라는 익명 관계자 발언을 인용했다.

 

다만 ‘1조 달러에 근접한 비상장 밸류’가 정당화될지 여부는 여전히 논쟁적이다. 일부 투자자와 애널리스트들은 연환산 300억 달러 매출, 분기 흑자 전환이라는 펀더멘털을 감안하더라도 9,000억~9,500억 달러 수준의 밸류는 “빅테크를 넘어서는 초고평가”라며 거품 가능성을 경고한다.

 

반대편에선 “AI 파운데이션 모델과 에이전트 생태계가 향후 10년간 디지털 경제의 ‘운영체제’가 될 것”이라며, 현재 밸류는 오히려 잠재력 대비 디스카운트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결국 앤트로픽의 9,000억 달러 밸류는 단순한 숫자를 넘어, 생성형 AI 붐이 ‘실적 기반 성장 단계’로 진입했는지, 아니면 또 하나의 버블을 향해 치닫는지 가늠하게 해 줄 리트머스 시험지가 되고 있다. 향후 1~2년간 매출 성장률과 수익성, 그리고 IPO 이후 시장의 실질 리레이팅이 이 초고평가의 진위를 판가름할 결정적 잣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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