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08 (월)

  • 흐림동두천 16.8℃
  • 흐림강릉 17.3℃
  • 흐림서울 17.3℃
  • 흐림대전 19.5℃
  • 흐림대구 18.4℃
  • 울산 17.6℃
  • 흐림광주 19.0℃
  • 부산 19.8℃
  • 흐림고창 18.5℃
  • 흐림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8.0℃
  • 흐림보은 19.1℃
  • 흐림금산 19.6℃
  • 흐림강진군 20.4℃
  • 흐림경주시 18.4℃
  • 흐림거제 19.3℃
기상청 제공

경제·부동산

[이슈&논란] “암호화폐 방치하면 테러 공범”... 마크롱의 ‘크립토 규제 빅뱅’ 경고가 의미하는 것

 

[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파리에서 열린 제5회 ‘테러에 돈은 없다(No Money for Terror)’ 국제회의에서 암호화폐를 사실상 ‘제2의 조세·규제 피난처’로 지목하며 강도 높은 글로벌 규제를 촉구했다.

 

그는 “신흥 대륙 전체를 규제 밖에 방치한다면 우리는 테러와 조직범죄의 공범이 되는 것”이라며, 암호자산을 둘러싼 새로운 ‘와일드 웨스트(Far West)’를 허용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규제 없는 신흥 대륙은 테러 공범”이라는 메시지


마크롱은 프랑스가 2026년 G7 의장국을 맡은 가운데, 파리 베르시 재무부 청사에서 열린 제5차 ‘No Money for Terror’ 각료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연설을 통해 암호화폐를 테러자금 조달과 조직범죄의 최전선 리스크로 규정했다. 프랑스 외무부와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번 회의에는 약 60~90개국의 대표단과 20여 개 국제기구가 참석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글로벌 기준 설정을 겨냥한 정치적 메시지로 해석된다.

 

그는 암호자산이 “익명성에 의존해 불투명성을 조장하고, 우리가 세워온 모든 규칙을 우회하는 거대한 수단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암호자산 주변에 범죄자와 테러리스트에게 기회가 되는 환경이 형성되도록 내버려 두지 말자”며, 규제 사각지대를 용인하는 국가들은 결국 “사실상의 공범(complicité de fait)”이 된다는 강한 표현까지 사용했다.

 

G7 무대에서 커지는 ‘크립토 테러 자금’ 경계심


이번 발언의 파장은 단지 수사(修辭)에 그치지 않는다. 미국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는 같은 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2025년 3월 출범시킨 ‘이코노믹 퓨리(Operation Economic Fury)’의 성과를 소개하며, 이란 정권 및 연계 네트워크와 관련된 암호화폐 자산 약 5억 달러를 압수했다고 공개했다. 이는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공개 수치였던 3억4,400만 달러 규모 동결 건을 훌쩍 상회하는 금액으로, 제재 회피 수단으로서 암호화폐가 이미 ‘국가급 타깃’이 되었음을 보여준다.

 

미 재무부와 관련 보도에 따르면 이 가운데 최소 3억4,400만 달러 상당은 스테이블코인 USDT(테더) 동결 조치에서 나왔고, 주로 트론(Tron) 네트워크 상의 지갑들이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베센트는 “온체인 투명성과 중앙화 스테이블코인 구조를 결합해 이란 연계 자금을 추적·차단했다”고 평가하며, 유럽을 포함한 파트너 국가들에 이란의 그림자 금융망(shadow banking network)에 대한 공조 강화를 촉구했다.

 

홍콩의 폴 찬 모포 재무장관 역시 같은 자리에서 “각 관할당국이 디지털자산 플랫폼에 적절한 규제를 도입하고, 국경 간 불법 자금 추적에 블록체인 분석 기술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해, 아시아 주요 금융허브도 규제 공조 전선에 올라탔음을 시사했다.

 

블록체인 위크서 ‘친크립토’ 외치던 마크롱, 왜 톤을 바꿨나


눈에 띄는 대목은 불과 한 달 전, 마크롱이 파리 블록체인 위크에서 스테이블코인, 디지털 유로, EU의 MiCA(암호자산 시장 규제 프레임워크)를 언급하며 프랑스를 유럽의 디지털 금융 허브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는 점이다. 당시 그는 블록체인과 암호자산이 “유동성 개선과 국경 간 결제 비용 절감 등 상당한 혁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평가하며 산업 육성과 규제의 균형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No Money for Terror’ 연설에서는 “이제는 경제정책의 선택이 아니라 대테러의 책무”라는 프레이밍으로 한층 강경한 메시지를 던졌다.

 

현지 암호화폐 전문매체들은 이번 발언을 “주요 유럽 정상 가운데 가장 직접적으로 암호자산 업계를 겨냥한 정치 신호”라고 평가한다. 특히 그는 규제의 초점을 익명성·가명성(pseudonymity) 기능 차단, 테러·조직범죄와의 “명확히 식별된 연계”에 대한 정보 공유, 그리고 테러 해방 지역의 경제·행정 정상화를 통한 재점화 방지라는 세 가지 축으로 구조화했다.

 

이는 단순한 자금세탁방지(AML) 수준을 넘어, 암호자산 구조 자체의 설계와 국가 간 수사·정보 협력 체계까지 겨냥한 접근으로 풀이된다.

 

암호화폐, 정말 테러 자금의 ‘게임체인저’인가

 

그렇다면 실제 데이터는 어떨까. EU 테러대응 조정관 및 관련 보고들에 따르면, 테러단체들의 자금 조달에는 여전히 현금, 비공식 송금망(하왈라), 기존 은행 계좌, 무역 기반 자금세탁(TBML) 등이 주요 수단으로 남아 있다. 암호화폐는 상대적으로 비중이 작지만, 익명성이 강화된 코인(프라이버시 코인), 믹서(mixer), 탈중앙거래소(DEX) 등을 통해 소규모·고빈도 자금이동에 활용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재무부와 글로벌 분석업체 자료를 종합하면, 현재까지 적발·동결된 이란 연계 암호화폐 자산 약 5억 달러는 전통 금융 시스템에서 이루어지는 수십억·수백억 달러 규모의 제재 회피 흐름과 비교하면 일부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G7과 FATF가 암호자산을 ‘우선순위 리스크’로 올려놓는 이유는, 속도·국경 초월성·자금추적 난이도가 테러·제재 회피 시나리오에서 전략적 가치를 갖기 때문이다.

 

테러가 ‘비대칭 전쟁’이듯, 암호자산은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으로도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는 비대칭 금융 도구로 인식되고 있다.

 

규제 피난처 압박과 한국에 주는 시그널


마크롱의 발언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키워드는 “새로운 규제 피난처(regulatory havens)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경고다. 그는 “전통 금융시장의 조세·규제 피난처를 정리하는 데 수년이 걸렸는데, 암호자산에서 똑같은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곧 G7 및 FATF 기준에 맞지 않는 완화적·방임적 암호화폐 규제 체계에 대해 향후 금융·외교적 압박이 수반될 수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이미 EU는 MiCA를 통해 발행자·서비스 제공자에 대한 등록·자본규제, 시장남용 방지, 소비자 보호, AML·CFT 의무를 제도화하고 있고, 미국도 이란 사례처럼 제재 대상 지갑에 대한 스테이블코인 동결, 거래소·지갑업체에 대한 2차 제재 등 ‘암호자산 제재 도구 상자’를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여기에 마크롱이 던진 “공범”이라는 단어는, 규제 강도가 낮거나 집행이 느슨한 국가들이 향후 국제무대에서 방어하기 어려운 도덕적·정치적 압박론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 역시 특금법,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 FATF 권고안 이행 등을 통해 규제 체계를 정비하고 있지만, 스테이블코인, 디파이(DeFi), 프라이버시 코인, 믹서 서비스 등 ‘익명성 증폭 수단’에 대한 규율은 여전히 과도기적이다. 이 지점에서 마크롱의 메시지는 “혁신과 투자 유치를 명분으로 규제 공백을 방치한다면, 곧 국제 공조의 압박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경고로 읽힐 수 있다.

 

‘테러 프레임’이 가져올 글로벌 규제의 다음 단계


결국 마크롱의 파리 연설은 암호자산 논의를 ‘투자·혁신’ 프레임에서 ‘테러·안보’ 프레임으로 전환시키는 정치적 사건이다. 이는 규제 당국에게는 강력한 정당성을 제공하는 대신, 산업계에는 “규제 협력에 참여하지 않는 플레이어는 곧 테러와 조직범죄의 편에 선 것”이라는 도덕적 낙인을 동반한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다.

 

동시에, 미국의 5억 달러 규모 이란 연계 암호화폐 압수 사례에서 보듯, 온체인 분석과 중앙화 스테이블코인·거래소의 협력만으로도 상당한 수준의 추적·차단이 가능하다는 점은 ‘암호화폐=추적 불가능한 검은 돈’이라는 단순한 공포론 역시 수정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향후 관건은, 각국이 테러·제재 회피 리스크를 억제하면서도 합법적 금융 혁신과 프라이버시 보호를 어느 수준까지 허용할 것인가, 그리고 그 기준을 누가 설정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

배너
배너
배너

관련기사

93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이슈&논란] 유엔사 부지 더파크사이드 서울, 용산의 미래 녹지축 완성 속도 높인다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서울 용산의 미래 가치를 끌어올릴 유엔사부지 공원·녹지 조성사업이 본격 속도를 낼 전망이다. 용산일레븐은 지난 4월 용산구청장실에서 용산구, LH 서울지역본부 용산사업단과 함께 ‘유엔사부지 공원·녹지 조성 수준 향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협약식에는 박희영 용산구청장, 김연호 LH서울지역본부 용산사업단장, 엄석오 용산일레븐(일레븐건설) 회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22-34 일대 유엔사부지 내 공원·녹지를 보다 쾌적하고 완성도 높은 도시 녹지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해 추진됐다. 협약에 따라 용산구는 공원 조성계획 변경 등 행정적 지원과 준공 후 시설물 인수 및 유지관리를 맡고, LH는 공원 조성을 위한 부지를 제공하고 정해진 사업비를 부담한다. 용산일레븐은 공원·녹지 조성공사를 수행하며, 수준 높은 공간 조성을 위한 추가 사업비를 전액 부담하게 된다. 해당 사업은 2023년부터 추진 중이며 2027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협약은 공공과 민간이 함께 도시의 공공성을 높이는 녹지 인프라를 조성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민간의 자본과 기획 역량, 공공의 행정과 관리 체계

[The Numbers] '236만원 황제주' SK하이닉스, 액면분할 미루는 진짜 이유…15조원 ADR 상장 후 히든카드 '만지작'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한 주당 236만원. 일반 투자자에게는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SK하이닉스 주가가 100만원을 돌파하며 코스피 '황제주' 반열에 오른 게 엊그제같은데, 어느새 200만원을 넘어 300만원을 향해 고속질주하면서 시장에서는 액면분할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그러나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2026년 3월 25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지금 당장은 액면분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단순한 미루기일까. SK하이닉스는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소액주주 2배 늘었지만…SK하이닉스 '글로벌 카드' 먼저 꺼낸다 SK하이닉스의 소액주주는 2023년 58만명에서 2025년 말 118만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주가 상승과 함께 개인투자자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결과다. 그러나 주당 가격이 200만원을 넘어서자 신규 진입자들의 진입장벽은 더욱 높아졌다. 액면분할은 기업가치를 변화시키지 않으면서도 주당 가격을 낮춰 투자자 접근성을 높이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삼성전자가 2018년 5월 50대 1 액면분할을 단행한 이유도 바로 이것이었다. 당시 삼성전자는 주가가 250만원을 넘어서자 액면가를 5,000원에서 100원으로 낮췄고, 그 결과

[The Numbers] 일레븐건설, 흑자전환 이끈 '용산 유엔사'의 힘…오너 책임경영·재무 건전성 다 잡았다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일레븐건설(대표이사 엄성용)이 용산 유엔사 부지 복합개발사업(더 파크사이드 서울)의 본격화에 힘입어 지난해 1800억원대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괄목할 만한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최근 PF 시장 위축으로 건설·시행업계 전반에 유동성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인 성과다. 감사보고서를 면밀히 분석한 기업재무전문가들은 일레븐건설의 이번 실적을 두고 "미래 현금 창출 능력에 대한 객관적 증명이자 철저히 통제된 리스크 관리의 결과물"이라고 평가했다. ◆ 대형 회계법인이 공인한 '지속 가능한 이익 구조'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일레븐건설의 2025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602억원으로 전년(383억원) 대비 318.4% 급증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1837억원을 기록해 전년도 적자 고리를 끊고 대규모 흑자전환을 달성했다. 일각에서는 당기순이익에 반영된 약 998억원의 이연법인세자산(법인세수익)을 두고 착시 효과라는 지적을 제기하나, 이는 회계학적 메커니즘을 오인한 분석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회계기준(K-IFRS)상 이연법인세자산은 향후 과세소득(이익)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을 때만 외부 감사인의 엄격한 검증을

[내궁내정] "묻고 더블로 가!" 2배 레버리지 ETF 광풍과 카지노 마틴기법…수학과 심리가 만든 ‘필승신화’의 민낯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편집자주> 유튜브, 인스타 등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협찬을 받지 않았다', '광고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보이기 위해 "내 돈 주고 내가 샀다"라는 뜻의 '내돈내산'이라는 말이 생겼다. 비슷한 말로 "내가 궁금해서 결국 내가 정리했다"는 의미의 '내궁내정'이라고 이 기획코너를 명명한다. 우리 일상속에서 자주 접하는 소소한 얘기거리, 궁금증, 호기심, 용어 등에 대해 정리해보는 코너를 기획했다. 국내 증시가 박스권을 벗어나 불장 모드로 들어가자 “수익을 두 배로 키우겠다”는 개미자금이 레버리지 ETF로 거세게 쏠리고 있다. 5월 27일 국내 증시 사상 처음으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상장된 첫날, 거래대금은 ‘10조4180억원’을 기록하며, 사흘 만에 28조원에 육박하는 돈이 몰렸다. 2배 레버리지 ETF, 왜 이렇게 몰리나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가 급등한 날, 이를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 일부는 하루에만 18%대 수익률을 기록하며 “레버리지에 올라탄 개미들, 하루에 한 달치 수익”이라는 식의 헤드라인을 낳았다. 당국이 고위험성에 경고 메시지를 냈음에도 “두 배·세 배로 벌자”는 슬로건에 이끌린 ‘간

[The Numbers] 골드만삭스 “삼성·SK하닉 2028년 합산 영업이익 1000조”…‘피크아웃’ 아니라 ‘초장기 슈퍼사이클’ 전망

[뉴스스페이스=이현주 기자] 골드만삭스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028년 연간 영업이익 합산이 1,00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초강세 전망을 내놓으면서,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피크아웃’이 아니라 ‘초장기 슈퍼사이클’ 국면으로 진입했다는 논쟁에 불을 지폈다. 이 전망이 현실화될 경우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글로벌 빅테크를 능가하는 ‘현금창출 머신’으로 재평가되며, K-메모리의 글로벌 산업지형 주도력이 한층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2028년 영업이익 1,000조원…숫자로 본 ‘골드만 쇼크’ 골드만삭스는 5월 31일자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2028년 연간 영업이익을 610조원, SK하이닉스를 454조원으로 제시했다. 두 회사 합산으로 1,000조원을 훌쩍 넘는 수치로, 불과 한 달 전 제시됐던 이전 전망보다 각각 23.3%, 24%나 상향 조정됐다. 같은 보고서에서 골드만삭스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해 ‘매수(Buy)’ 의견을 재확인하고, 목표주가를 각각 48만원과 350만원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5월 초 공개된 별도 보고서에서 골드만삭스는 삼성전자 2028년 영업이익을 약 3,445억 달러(약 494조~495조원)로 추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