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국내 분식 프랜차이즈 ‘김가네’ 창업주 김용만(68) 회장이 만취한 여성 직원을 모텔로 데려가 성폭행을 시도한 혐의(준강간미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4부(부장판사 오병희)는 5월 21일 열린 선고공판에서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도 함께 명령했다. 재판부는 “대표이사가 자신의 회사 여직원을 상대로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불량하고 피해자가 상당한 성적 수치심과 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중대한 범죄임을 분명히 했다.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는 점, 동종 전과가 없는 점, 2023년 9월 피해자와의 합의 및 합의금 지급 사실 등을 참작해 실형 대신 집행유예를 선택했다는 양형 이유를 밝혔다.
1심 ,징역 3년 선고 대신 집행유예 5년…‘3억 합의’의 무게
검찰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사건은 2023년 9월 회사 회식 이후 벌어졌다. 김 회장은 회식 자리에서 술에 만취해 정상적인 의사표현과 저항이 어려운 상태였던 부하 여직원을 인근 모텔로 데려가 성폭행을 시도한 혐의를 받았으며, 범행은 미수에 그쳤지만 ‘준강간미수’가 적용됐다.
검찰은 올해 4월 1심 공판에서 김 회장에게 징역 3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신상정보 공개·고지, 취업제한 5년을 함께 구형하며 엄중 처벌을 요구했다. 김 회장 측 변호인은 재판에서 “사건 직후 피해자와 3억원에 합의해 사실상 종결된 사안이었지만, 이후 배우자(아내)의 고발로 수사가 재개돼 기소에 이르게 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2023년 9월 27일경 피해자에게 합의금 3억원을 지급한 사실을 양형요소로 명시했다. 이 합의금은 피해자의 초기 처벌불원 의사 형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지만, 이후 피해자 측이 입장을 바꾸고 형사 책임을 묻는 과정에서 다시 공론의 장으로 올라오게 됐다.
아내의 고발과 이혼소송…‘가정’에서 터진 폭탄
이번 형사 사건이 재수사와 기소 단계까지 이어진 배경에는 김 회장의 배우자인 박은희 씨의 고발과 이혼 소송이 자리하고 있다. 일요신문·뉴스핌 등 보도에 따르면 박씨는 2024년 서울가정법원에 김 회장을 상대로 이혼 소송을 제기했으며, 같은 해 7월 서울 성북경찰서에 김 회장의 직원 성범죄 및 횡령 의혹과 관련한 고발장을 제출했다.
YTN 등 방송 보도에서 김 회장 측 변호인은 “이혼 소송 중인 배우자의 고발로 수사가 재개됐다”고 주장하며, 부부 갈등과 경영권 분쟁이 형사 사건 확전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취지의 입장을 내놓았다.
실제 김 회장은 비상장사인 ㈜김가네 주식 약 99%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이혼 및 재산분할 결과에 따라 지분 구조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점도 부각되고 있다.
아내의 고발은 단순한 사생활 폭로를 넘어, 직원 성범죄와 회사 자금 관련 의혹을 수사선상에 올리면서 사건의 성격을 ‘개인 일탈’에서 ‘지배구조 리스크’로 확장시키는 계기가 됐다. 형사재판과 이혼소송, 경영권 분쟁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김가네라는 브랜드는 오너의 사생활과 범죄 혐의에 깊게 얽힌 복합 리스크를 안게 됐다.
합의금 3억과 회사 돈 횡령 의혹…형사·경영 리스크 동시 폭발
이번 사건에서 또 하나의 핵심 축은 ‘3억 합의금’의 출처와 관련된 횡령 의혹이다. 일요신문과 뉴스핌은 김 회장이 피해자에게 지급한 합의금을 마련하기 위해 회사 명의 계좌에서 자신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계좌로 수억원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돼 경찰이 횡령 혐의를 수사 중이라고 전했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2024년 11월경 김 회장의 횡령 혐의 고소장을 접수해 입건 상태에서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회사 자금이 사적 합의금으로 전용됐는지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범죄 혐의와 횡령 의혹이 겹치면서 ‘직원 성폭행 시도’ 사건은 단순한 형사 문제를 넘어, 오너 리스크가 브랜드 신뢰·가맹점 생계·소비자 불매로 이어질 수 있는 전형적인 프랜차이즈 위기 사례로 비화하는 양상이다.
재판 과정에서 김 회장은 “제가 구속되면 가맹점주와 직원들의 생계에 큰 피해가 갈 수 있다”며 선처를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피해자는 회사 내 위계 관계에서 발생한 성범죄 시도와 그 후 합의 과정, 그리고 배후에서 드러난 이혼·재산분할·횡령 의혹까지 감안하면, 사건이 ‘사적 합의로 봉합될 수 있는 사안이냐’는 여론의 질문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즉석 김밥 신화’에서 오너 리스크 교과서로
김가네는 1992년 대학로의 작은 김밥집에서 출발해 전국 400여 개 매장을 둔 프랜차이즈로 성장하며 ‘즉석 김밥 신화’의 상징으로 불려왔다.
그러나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김 회장이 직원 성범죄, 횡령 의혹, 이혼 소송과 경영권 분쟁의 중심에 서면서, 성공 신화 서사는 하루아침에 ‘오너 리스크 교과서’로 전환되는 국면을 맞고 있다. 성범죄 1심에서 실형을 면한 집행유예 판결은 법리적으로는 양형 요소를 종합한 결과지만, ‘대표이사가 여직원을 성폭행하려 했다가 3억을 주고 합의하고도 버젓이 경영 일선에 설 수 있는 구조’라는 사회적 비판을 부를 소지가 크다.
향후 항소심과 횡령 수사, 이혼 재판 결과에 따라 김 회장 개인의 법적 책임뿐 아니라, 김가네 브랜드 가치와 가맹점·임직원들의 생태계 전반에 미칠 파장은 한동안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의 ‘악성 사례’로 회자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