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고객의 선납금을 관리해야 할 상조회사가 레버리지 암호화폐 ETF에 돈을 넣었다가 493억원의 미실현 손실을 떠안은 심각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한 기업의 투자 실패가 아니라 신뢰 자본을 갉아먹는 지배구조 실패로 읽힌다. 한국 7위 상조회사 부모사랑은 2025년 감사보고서에서 운영자금 595억원을 T-REX 2X Long BMNR Daily Target ETF(BMNU)에 넣었고, 연말 장부가치는 102억원 수준으로 추락했다.
문제는 손실 규모보다 돈의 성격이다. 이 회사는 한국 7위 상조회사로, 상조업은 고객이 미래 장례를 위해 미리 납입한 자금을 다루는 업종이다. 그런데도 이 자금이 비트마인(BMNR)의 일일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고위험 상품으로 흘러들어 갔다는 점에서, 수익 추구가 아니라 책임 회피형 운용이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숫자는 더 냉정하다. 부모사랑의 평가손실 493억원은 투자원금 595억원의 약 82.9%에 해당한다. 투자 후 남은 장부가치 102억원은 원금의 약 17.1% 수준이다. 게다가 비트마인 자체도 이더리움 하락 여파로 2026년 3월 말 기준 70억 달러를 넘는 평가손실에 직면했고, 4월 초에는 약 473만 ETH, 4월 중순에는 약 498만 ETH를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위 자산의 변동성이 레버리지 ETF를 거치며 증폭된 셈이다.
더 아픈 지점은 업계 구조다. 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75개 상조회사 감사보고서를 검토한 결과 42.7%가 고객 선납금보다 총자산이 적었다고 한다. 또 일부 보도는 현행 제도상 고객 선납금의 50%만 안전하게 보관하면 되고 나머지는 사실상 광범위하게 운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이번 사건은 한 회사의 일탈이라기보다, 부실한 자산관리와 느슨한 감독이 결합한 예고된 사고에 가깝다.
규제의 공백도 드러났다. 한국 금융당국은 이미 해외 레버리지·인버스 ETF에 대해 1시간 교육과 3시간 모의투자 의무를 도입했지만, 정작 상조회사의 내부 운용에는 같은 수준의 장치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로 남는다. 소비자에게는 엄격한 경고를 붙이면서, 고객 돈을 굴리는 법인에는 사실상 느슨한 문을 열어둔 셈이다.
부모사랑 측은 이를 “글로벌 시장 변동성에 따른 단기 미실현 손실”이라고 해명했지만, 그 설명은 더 큰 질문을 피해 가지 못한다.
장례라는 가장 보수적인 서비스 영역에서조차 고위험 암호화폐 베팅이 가능했다는 사실 자체가, 한국 상조업의 지배구조와 내부통제, 그리고 감독 시스템이 얼마나 허술한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기업재무분석 전문가는 "이번 사건은 한국에서 상조 회사들의 관리·감독 및 투자 관행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며 "상조 회사란 고객으로부터 장례 서비스에 대한 선불금을 받아 운용하는 업체다. 즉 상조 업계는 장례 준비를 위한 장기적 재정 안정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분야인 만큼 더욱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