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펜을 들기까지 걸리는 시간, 펜을 움직이는 속도, 획의 수 등으로 인지 기능 저하 징후를 파악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frontiersin, sciencealert, sciencefocus, usnews, eurekalert에 따르면, 포르투갈 에보라 대학교 연구진이 노인들의 필기 방식을 디지털 태블릿으로 분석한 결과, 펜을 들기까지 걸리는 시간, 필기 속도, 획의 수 등이 인지 기능 저하의 초기 징후를 드러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프런티어스 인 휴먼 뉴로사이언스(Frontiers in Human Neuroscience)》에 발표했다. 이 연구는 간단한 필기 과제와 저비용 디지털 도구만으로 치매 조기 선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받아쓰기 과제에서 뚜렷한 차이 발견
연구진은 요양 시설에 거주하는 60세 이상 고령 성인을 대상으로 디지털 태블릿을 활용해 펜 제어 연습과 난이도가 다른 받아쓰기 문장 과제를 실시했다. 단순한 펜 제어 과제에서는 인지 장애 그룹과 정상 그룹 간 차이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지만, 받아쓰기 과제에서는 확연한 차이가 드러났다.
인지 장애가 있는 고령 성인은 쓰기를 시작하기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렸고, 필기 속도가 느렸으며, 획이 더 불규칙하게 끊기는 패턴을 보였다. 특히 길고 복잡한 문장에서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졌다.
인지 부담이 클수록 차이 극대화
연구를 주도한 에보라 대학교 체육·건강학과 아나 리타 마티아스 조교수는 "글쓰기는 단순한 운동 기능을 넘어 인지 과정을 들여다볼 수 있는 창"이라며 "인지 장애가 있는 고령 성인들이 필기 동작의 타이밍과 구조에서 독특한 패턴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받아쓰기는 듣기, 언어 처리, 소리-문자 변환, 운동 협응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는 복잡한 인지 과제로, 인지 기능이 저하되면 이러한 멀티태스킹 부담이 뇌의 보상 능력을 압도해 글씨가 더 느리고 단편적이며 덜 조화롭게 변한다. 짧은 문장에서는 쓰기 시작 시간과 획 수가, 복잡한 문장에서는 글자의 세로 크기, 시작 시간, 쓰기 지속 시간이 인지 장애의 주요 예측 지표로 확인됐다.
75% 정확도의 조기 진단 가능성
필기 분석을 통한 인지 장애 조기 진단은 이미 여러 연구에서 입증되고 있다. IBM 연구진이 70대 노인들의 필기 샘플을 인공지능으로 분석한 결과, 7~8년 후 치매 발병을 75%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었다. 또한 터치스크린 기반 인지 검사의 메타분석에서는 5,974명을 대상으로 한 50개 연구를 종합한 결과, 민감도 81%, 특이도 83%의 진단 정확도를 보였다. 국내에서도 컴퓨터 인지선별 검사의 진단 정확도가 83.1%로 나타나, 기존 2시간 걸리던 검사를 20분으로 단축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제시됐다.
일상 의료 환경에 통합 가능한 저비용 도구
마티아스 교수는 "타이밍과 획 구성은 작업기억과 실행 제어에 의존하는 뇌의 계획·실행 능력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며 "인지 시스템이 저하되면 글쓰기가 느려지고 단편적이며 덜 조화롭게 변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접근법이 간단한 쓰기 과제와 접근성 높은 디지털 도구만 필요로 하기 때문에 병원이나 요양원 같은 일상적인 의료 환경에서 인지 저하를 모니터링하는 실용적이고 비침습적인 방법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치매 전 단계 경도인지장애 조기 발견 중요
경도인지장애는 기억력이나 인지기능 저하가 객관적 검사에서 확인되지만 일상생활 수행 능력은 보존된 상태로, 매년 10~15%가 치매로 진행된다. 이는 정상 노인의 연간 치매 진행률 1~2%에 비해 약 5~10배 높은 수치다. 따라서 필기 분석처럼 접근성이 높고 비용 효율적인 조기 선별 도구의 개발은 치매를 가장 이른 시기에 발견하고 치료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임상적으로 중요하다.
마티아스 교수는 "장기적 목표는 관리가 쉽고 시간 효율적이며 비용 부담이 없는 도구를 개발해 특수 장비나 고가의 기기 없이도 일상적인 의료 환경에 통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