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 보좌관들이 최근 베이징 미·중 정상회담 이후 “향후 5년 안에 중국의 대만 무력 행동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공개적으로 경보음을 울리고 있다.
Axios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보좌관 일부가 베이징 미중 정상회담에서 돌아온 뒤 내부적으로 심각한 우려를 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특히 중국의 대만 침공이 현실화될 경우, 세계 최첨단 반도체 생산의 심장부인 대만 TSMC(타이완반도체제조)의 생산 차질로 미국 인공지능(AI) 산업은 물론 글로벌 경제 전체가 심각한 공급망 충격을 피하기 어렵다고 경고한다.
AP통신과 NBC 뉴스에 따르면, 시 주석은 대만이 "중미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이며, 이를 잘못 처리할 경우 "충돌, 나아가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시진핑의 ‘대등한 강대국’ 선언과 5년 시한부 경고
미국 정치매체 악시오스(Axios)에 따르면, 익명의 트럼프 대통령 고문은 미·중 정상회담 직후 “시진핑 주석이 중국을 ‘떠오르는 강대국’이 아니라 미국과 대등한 강대국 지위로 끌어올렸다고 스스로 인식하고 있다”며 “대만은 그의 것이라는 식의 메시지를 보냈다”고 전했다. 이 참모는 “이번 방중은 대만이 앞으로 5년 안에 테이블 위에 오를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는 신호”라며 “미국은 경제적으로 대비할 방법이 없고, 반도체 공급망은 자급과는 거리가 멀다”고 강조했다.
시진핑 주석 역시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5월 14~15일 미·중 정상회담에서 대만 문제를 중·미 관계의 ‘가장 중요한 문제’로 규정하며, “잘못 다루면 양국은 충돌에 빠져 관계 전체를 매우 위험한 지경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 의회 산하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C)와 미국 인도·태평양 사령관 출신 인사들은 이미 2027년 전후, 또는 향후 4~6년을 중국의 대만 침공 잠재 시점으로 지목해온 바 있어, 이번 5년 시한 경고는 기존 워싱턴의 위협 평가와도 궤를 같이 한다.
대만 방어 의지 시험대에 오른 트럼프의 ‘무기 카드’
이번 정상회담은 미국의 대만 방위 공약에도 미묘한 그림자를 드리웠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과 회담을 마친 뒤, 대만에 대한 140억 달러(약 19조 원) 규모 추가 무기 패키지 승인 여부에 대해 “잘된 협상 칩”이라며 팔 수도, 팔지 않을 수도 있다는 취지로 언급하며 확답을 피했다. 이는 그가 방중 직전, 베이징을 자극하지 않겠다며 이미 서명이 끝난 110억 달러 규모 무기 판매 집행을 미룬 데 이어 나온 발언이다.
미국 여야 의원들은 2025년 12월 의회가 승인한 110억 달러 패키지와 더불어, 패트리어트 미사일·대(對)드론 시스템 등을 포함한 140억 달러 추가 패키지를 조속히 집행하라고 백악관을 압박해 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 무기 판매를 중국과의 ‘협상 카드’로 공개 거론한 것은, 과거 미 행정부들이 “대만 방어는 협상이 아닌 원칙”이라고 선을 그어온 기조와 뚜렷이 대비된다는 점에서 외교가의 우려를 자아낸다.
TSMC에 쏠린 AI 칩 공급망, ‘한 방에 흔들릴 수 있다’
트럼프 참모진의 우려의 핵심에는 단연 TSMC가 있다. TSMC는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의 50% 안팎, 고성능·첨단 공정(5나노 이하) 분야에서는 사실상 70~90%에 달하는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각종 시장조사기관과 투자은행 보고서에서 추정된다. AI 서버와 데이터센터용 고성능 GPU를 생산하는 엔비디아(NVIDIA), AMD 등도 첨단 칩 상당 부분을 TSMC에 의존하고 있어, TSMC의 생산 차질은 곧바로 AI 칩 공급 차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만 정부와 TSMC는 미국 애리조나 등 해외 생산 거점을 확대하면서도 “2030년까지 대만 반도체 공급망의 75~80%는 대만에 남을 것”이라고 설명해 왔다. 중화경제연구원과 대만 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 2기 임기 종료 시점까지 TSMC의 최첨단 공정 중 미국으로 이전될 비중은 15% 미만에 그칠 가능성이 크고, 2029년 이전에 대만 생산의 40%를 미국으로 옮기겠다는 워싱턴의 목표는 비현실적인 수준으로 평가된다. 다시 말해, 향후 5년 동안 세계 최첨단 반도체 공급망의 ‘목줄’은 여전히 대만, 그중에서도 TSMC 공장 밀집 지역에 잡혀 있는 셈이다.
‘5년 시나리오’가 던지는 글로벌 경제·안보의 숙제
대만 국방장관과 전 미 인도·태평양 사령관, 미 의회 보고서들은 이미 2025년 이후 중국이 대만 전면 침공 능력을 갖추고, 2027년, 2035년, 2049년 등을 잠재적 군사 행동 시점으로 지목해 왔다. 여기에 트럼프 참모진이 미·중 정상회담 이후 ‘5년 이내’라는 보다 촉박한 시간표를 공개 거론한 것은, 대만 해협을 둘러싼 군사·경제 리스크가 더 이상 장기 시나리오가 아니라는 정치적 메시지로 해석된다.
문제는 미국과 동맹국들의 공급망 다변화 속도가 지정학적 시계와 보조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에너지·원자재·전력·물류에 이르기까지 복합 리스크에 노출된 TSMC 생산 생태계는 중동 분쟁, LNG 공급 차질만으로도 ‘전력 절벽’과 원재료 병목에 흔들리는 모습이 이미 관측되고 있다. 바클레이스 등 글로벌 금융기관 보고서는 TSMC 생산량이 소폭만 줄어도 AI 가속기 출하 일정은 전면 재편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만 방어 의지와 미·중 관계의 재조정, 그리고 TSMC를 둘러싼 공급망 재편 속도는 앞으로 5년, 대만 해협 발 ‘칩 쇼크’를 피할 수 있는지 여부를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