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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동산

[The Numbers] 비트코인, 6만달러가 바닥?… 역대 최약(最弱) 약세장 vs 더 큰 후퇴의 전조 '팽팽'

 

[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온체인 데이터와 파생지표가 교차 확인하는 숫자만 놓고 보면, 이번 비트코인 조정장은 과거 어느 사이클보다도 얕은 약세장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CoinNess, Phemex, Digital Asset Market Intelligence, Binance Square, Finbold, Newhedge에 따르면, ETF 자금 유입과 온체인 자본 유입이 아직 ‘완연한 회복장’의 전형적 패턴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시장은 “역대 최약(最弱) 약세장”과 “더 큰 후퇴의 전조”라는 두 개의 시나리오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모양새다.

 

온체인 지표가 가리키는 ‘역대급 완만 조정’


온체인 분석업체 글래스노드(Glassnode)는 최근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의 상대적 미실현 손실(Relative Unrealized Loss, RUL)이 2월 급락 당시 약 25%까지 치솟았다가, 이후 가격이 회복되며 현재는 약 8%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집계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장부상 겪고 있는 손실이 전체 시가총액의 4분의 1 수준까지 늘어났다가 빠르게 줄어든 것으로, 공포는 분명 존재했지만 장기 보유자들의 ‘백기 투항’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는 의미다.

 

글래스노드는 “만약 6만 달러가 이번 사이클의 저점으로 확정된다면, 이번 약세장은 역대 가장 얕은 하락장을 기록하게 될 것”이라며 “투자자 심리는 공포에서 불확실성으로 이동했을 뿐, 과거 사이클 바닥을 특징짓던 광범위한 투매 국면에는 미치지 못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같은 업체가 장기 보유자의 미실현 손실만 따로 본 자료에서는, 올해 4월 초 이 지표가 약 15%에 그쳐 과거 깊은 약세장에서 75%를 웃돌던 수준과는 질적으로 다른 국면임을 시사했다.

 

시장 리서치 업체 언폴디드(Unfolded)와 일부 온체인 분석 매체들도 비슷한 결론을 내린다. 언폴디드는 비트코인이 2025년 10월 6일 기록한 사상최고가 12만6,000달러 안팎 대비 낙폭이 현재 약 18% 수준이라는 점에 주목하며, 이는 과거 77~84%까지 떨어졌던 대형 약세장들과 비교하면 “역사적으로 이례적일 만큼 완만한 조정”이라고 평가했다. 비슷한 문제의식을 제기한 온체인 리서치에서는 “과거 온건한 약세장에서도 RUL이 5%를 넘겼고, 심각한 약세장에서는 50%를 웃돌았지만, 최근 수개월 동안 이 지표는 그보다 한참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고 지적한다.

 

‘6만 달러 바닥론’ vs ‘추가 하락론’…두 갈래 시나리오


다만 숫자가 말하는 ‘완만함’ 위에, 앞으로의 경로를 둘러싼 시각차는 여전히 크다. 2월 대규모 청산 사태로 약 1조 달러에 달하는 시가총액이 증발하며 비트코인이 6만 달러 선까지 밀려났을 당시,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피보나치 되돌림 기준 4만4,000달러와 3만5,000달러를 잠재적 하락 목표 구간으로 제시했고, 잭스 리서치의 존 블랭크는 CNBC 인터뷰에서 “4만 달러까지도 열어둬야 한다”고 경고했다.

 

반면 강세론 진영은 이번 국면을 “구조적 약세장이라기보다 강한 상승장의 중간 조정”으로 규정한다. 대표적인 온체인·가격 분석가 미하엘 반 데 포페는 “상승 추세선이 유지되는 한 이번 조정은 이후 더 큰 랠리의 디딤돌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고, 전통 금융권에서는 ETF 발행사인 밴에크(VanEck)의 CEO 얀 반 에크가 “비트코인이 전형적인 4년 주기의 ‘4년 차 조정’을 통과하며 바닥을 다지고 있다”고 해석했다.

 

이처럼 ‘6만 달러 바닥론’과 ‘추가 하락론’이 공존하는 이유는, 온체인 손실 규모는 역사적으로 작지만 가격 구조상으로는 여전히 “고점 대비 하락 추세 속 저점과 고점이 모두 낮아지는 패턴”이 관찰되기 때문이다.

 

프랭클린 템플턴 디지털자산 리서치 디렉터 크리스토퍼 젠슨은 “비트코인이 여전히 매크로 약세장 구조 안에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기본 시나리오로는 “2026년 안에 비트코인이 10만 달러 선을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자본 유입, ‘회복장’이라고 부르기엔 아직 얇다


가격만 놓고 보면 비트코인은 6만 달러 저점 대비 약 30~40%가량 반등했지만, 온체인 상 자본 유입은 과거 강세장 전환기에 비해 여전히 빈약하다는 지적이 많다. 글래스노드가 추적하는 실현 시가총액(Realized Cap)의 월간 변화는 최근 플러스로 전환하며 네트워크로 자금이 재유입되고 있음을 보여주지만, 2023~2025년 강세장 초기 국면에서 월 100억 달러 이상 유입되던 수준에는 한참 못 미친다는 분석이다.

 

ETF 시장에서도 비슷한 그림이 그려진다.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로의 자금 흐름은 2월 이후 한동안 순유출이 이어지다 최근 몇 주 사이 순유입으로 돌아서며 기관 수요의 “재가동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총 유입 규모는 과거 랠리의 모멘텀을 재현하기엔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다. 한 온체인 리서치는 “현 단계는 레버리지 축소와 포지션 재정비가 끝나가는 ‘안정화 구간’일 뿐, 진정한 의미의 ‘선순환 강세장’으로 넘어가기 위해 필요한 폭넓은 참여와 유동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요약한다.

 

이런 맥락에서 프랭클린 템플턴의 젠슨은 인터뷰에서 “기본 시나리오로 10만 달러 이상 회복을 보지만, 그 경로는 높은 변동성과 잦은 박스권 조정이 동반될 것”이라며 “기관 수요와 규제 명확성이 중장기 회복의 핵심 변수”라고 강조했다.

 

‘역대 가장 얕은 약세장’이 남길 함의


결론적으로, 온체인 손실률과 가격 낙폭, ETF·온체인 자금 흐름을 종합하면 “현재까지의 숫자”는 이번 조정장이 비트코인 역사상 가장 완만한 약세장이 될 잠재력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6만 달러가 이번 사이클의 최종 저점으로 남는다면”이라는 조건부 진단이며, 추가 하락이 전개될 경우 현재까지의 완만함은 더 큰 공포의 전주곡으로 재해석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투자자 입장에서 중요한 지점은, 과거처럼 대규모 투매·공황 매도(capitulation)가 나오지 않은 채 사이클이 끝날 수 있다는 새로운 가능성과, 반대로 아직 충분한 ‘고통 지수’를 겪지 않았기 때문에 한 번 더 깊은 조정이 남아 있을 수 있다는 상반된 리스크를 동시에 인식하는 것이다. 숫자만 보면 이번 비트코인 약세장은 분명 역대급으로 얕다. 문제는 이 얕음이 “성숙한 시장 구조가 만들어낸 새로운 뉴노멀”인지, 아니면 “폭풍 전의 고요”인지를 가르는 시간이 아직 남아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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