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에델만코리아가 ‘신뢰’와 ‘위기관리’를 간판으로 내세운 글로벌 PR 회사임에도, 자사 재무와 지배구조를 겨냥한 16개 공식 질의에 끝내 입을 닫으면서 ‘침묵 경영’이라는 역설의 한복판에 섰다.
외형 축소와 수익성 악화, 영업이익의 4.5배에 이르는 본사·관계사 용역비 송금이라는 구조적 논란 위에, 이해관계자 질문에조차 응답하지 않는 불통 행태가 더해지면서 “위기관리 전문 기업의 자기 회사 위기관리”가 도마 위에 올랐다는 지적이다.
에델만코리아는 감사보고서상 매출 감소와 순이익 60%대 급감, 2%대 초반으로 떨어진 영업이익률 등 총체적인 수익성 악화를 드러낸 상태다. 그럼에도 해외 본사 및 특수관계사에 지급한 컨설팅·관리 용역비는 영업이익의 4.5배에 달하는 33억원대 수준을 유지해, 국내에서 벌어들인 이익을 사실상 초과하는 규모의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간다는 비판을 받았다.
여기에 장기 리스료가 1년 새 6배 가까이 폭증하고, 외화환산손실과 유효법인세율 급등까지 겹치면서 재무 구조 전반에 ‘경고등’이 켜진 상황이다. 이러한 정량 지표들은 이미 공개된 감사보고서에 명시된 수치라는 점에서, 단순한 추측이 아닌 공시 기반 문제 제기라는 점이 무겁게 다가온다.
그럼에도 에델만코리아는 본사 용역비 산정 근거, 이전가격(Transfer Pricing) 정책, 법인세율 급등의 원인, 고정비 확대의 투자 타당성, 최상위 지배기업인 Daniel J. Edelman Holdings, Inc.의 최근 3개년 재무정보 공개 여부 등 핵심 쟁점을 짚은 16개 질의에 일절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위기관리 전문성을 내세우는 글로벌 PR 기업이라면, 이해관계자의 합리적 문제 제기에 대한 신속·투명한 커뮤니케이션이 교과서적인 대응이라는 점에서 ‘침묵 전략’은 스스로 쌓아 올린 브랜드 정체성과 정면으로 충돌한다는 평가다.
이는 곧 투자자·직원·고객·협력사 등 이해관계자들이 회사의 장기적 재무 건전성과 자생력을 평가할 수 있는 권한을 구조적으로 제한하는 결과를 낳는다. ESG를 중시하는 글로벌 자본과 소비자들은 매출 성장보다 투명한 정보공개와 책임 있는 지배구조를 더 크게 본다.
역설적으로 에델만은 전 세계 정부·기업을 상대로 ‘신뢰’와 ‘지속가능성’을 설파하는 대표적 리포트인 ‘트러스트 바로미터’를 매년 발간하면서, 정작 한국 법인에 제기된 구체적 질문들에 대해선 침묵으로 일관함으로써 자사 ESG 스토리의 설득력을 스스로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이번 16개 질의는 개별 소비자의 호기심이 아닌, 고객·비즈니스 파트너·잠재 구직자 등 이해관계자를 대신한 질문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본사 용역비 산정 근거, 장기 리스 계약의 투자 타당성, 환율·세무 리스크 관리, 국내 법인의 의사결정 자율성, 최상위 지배기업 재무 정보 공개 가능 여부 등은 모두 기업의 ‘지속가능한 영업’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이 질문에 답하지 않는다는 것은, 숫자와 구조에 대한 평가를 시장의 몫이 아니라 회사 내부 일부 경영진의 판단에만 맡기겠다는 선언과 크게 다르지 않다.
위기관리의 교과서는 위기 상황에서의 ‘속도·일관성·투명성’을 핵심 원칙으로 거론한다. 에델만코리아가 이번 사안에 선택한 ‘침묵’은 단기적으로 불편한 질문을 피하는 데는 유효할지 몰라도, 중장기적으로는 직원과 고객, 업계 전반에 “위기관리 회사가 자기 회사의 위기도 관리하지 못한다”는 인식을 각인시킬 위험이 있다.
질의1. 본사 용역비 산정 근거
2025년 기준 해외 본사 및 관계사에 지급한 컨설팅·관리 용역비 33억6000만원은 영업이익(7억4362만원)의 약 4.5배에 달합니다. 해당 용역비의 산정 기준(원가가산 방식, 매출연동, 고정계약 등)과 이전가격(Transfer Pricing) 정책을 구체적으로 공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제3자 독립기업 간 거래 대비 ‘정상가격(arm’s length)’ 입증 자료가 있는지도 함께 답변 바랍니다.
질의2. 용역 실체 및 성과 검증
33억원 규모 용역의 구체적 서비스 항목, 수행 주체, 투입 인력, 산출물, KPI 및 사후 성과평가 결과를 제시해 주십시오. 동일 기능을 국내에서 수행할 경우 대비 비용·효과 분석(대체 가능성 분석)이 있었는지 여부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질의3. 이사회 승인 및 견제 장치
해외 특수관계자와의 대규모 거래(33억원)에 대해 이사회 또는 감사기구의 사전 승인 절차가 있었는지, 독립 사외이사 또는 감사가 어떤 근거로 승인했는지 의사록 수준에서 설명해 주십시오. 관련자 제척(Conflict of Interest 회피) 절차가 작동했는지도 명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질의4. 의사결정 책임 소재
본사 용역 계약의 최종 의사결정권자는 누구이며(국내 CEO vs 글로벌 본사), 계약 조건 협상 권한은 국내 법인에 어느 수준까지 위임되어 있는지 답변 바랍니다. 국내 경영진의 재량 범위와 책임 범위를 구체적으로 제시해 주십시오.
질의5. 배당 0%와 본사 송금의 정합성
이익잉여금 91.8억원에도 불구하고 배당은 0%인 반면, 본사에는 33억원이 지급됐습니다. 주주환원(배당) 대신 본사 용역비로 이익이 이전되는 구조가 아닌지, 자본정책의 원칙과 의사결정 기준을 설명해 주십시오.
질의6. 이전가격 세무 리스크
해외 관계사 지급액의 적정성에 대해 세무당국의 이전가격 조사 또는 사전승인(APA) 여부가 있었는지, 향후 세무 리스크(추징 가능성)에 대한 내부 평가를 제시해 주십시오.
질의7. 수익성 악화 속 고정비 구조
매출 -13.8%, 순이익 -62.7% 상황에서 본사 용역비는 전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수익성 하락기에 변동비 성격으로 조정되지 않는 이유와 계약의 경직성(최소지급보장 등) 존재 여부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질의8. 환율 리스크 관리 실패 여부
외화환산손실이 3억8964만원으로 전년 대비 30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헤지(선물환, 자연헤지 등) 정책과 한도, 실제 실행 여부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미실행 또는 실패의 책임 소재를 밝혀주십시오.
질의9. 법인세율 급등 원인
유효법인세율이 23.1%에서 32.8%로 급등한 원인을 항목별로 분해해 설명해 주십시오(일회성 요인 vs 구조적 요인). 향후 정상화 가능성과 시점도 함께 제시 바랍니다.
질의10. 장기 리스(임차료) 593% 급증의 투자 타당성
미래 최소리스료가 48억원으로 전년 대비 593% 증가했습니다. 해당 리스 계약의 목적, 기간, 해지 조건, 의사결정 시점의 투자심의 자료(NPV/IRR, 손익분기 분석)를 공개해 주십시오. 수익성 악화 국면에서의 대규모 고정비 확대 결정의 책임자와 승인 프로세스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질의11. 비용 구조와 성장 투자 축소의 모순
광고선전비가 1100만원으로 전년 대비 절반 이하로 감소했습니다. 성장 투자 축소와 동시에 본사 용역비는 유지된 배경을 설명해 주십시오. 매출 회복 전략과 예산 배분의 우선순위 기준을 구체적으로 제시 바랍니다.
질의12. 인건비 구조와 생산성
급여비 105억원 대비 영업이익 7.4억원 수준입니다. 인당 매출·이익, 가동률(Utilization), 프로젝트 마진 등 핵심 생산성 지표를 제시하고, 개선 계획(인력 구조조정, 요율 인상, 서비스 믹스 전환 등)을 밝혀주십시오.
질의13. 국내 법인의 자율성 vs 글로벌 종속성
핵심 계약(대형 클라이언트 수주, 가격 정책, 원가 배분)에 대해 국내 법인의 자율 의사결정 비중은 어느 정도인지, 글로벌 본사의 승인 없이 실행 가능한 범위를 명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실질적 경영권 소재를 구체적으로 답변해 주십시오.
질의14. 이해상충 관리 체계
글로벌 네트워크 차원의 내부 거래가 빈번한 구조에서 이해상충을 관리하기 위한 내부 규정(거래 승인 기준, 비교견적, 외부 벤치마크, 감사 절차)을 제시해 주십시오. 최근 3년간 내부 거래에 대한 내부/외부 감사 지적사항이 있었는지도 답변 바랍니다.
질의15. 중장기 재무 안정성 및 구조 개선 계획
향후 5년간 리스료 48억원 부담, 환율 변동성, 본사 용역비 구조가 결합될 경우 현금흐름 악화가 예상됩니다. (1) 본사 용역비 재협상 계획, (2) 고정비 축소 방안, (3) 서비스 포트폴리오 재편, (4) 가격 정책 조정 등 구체적 실행 로드맵과 시한을 제시해 주십시오.
질의16. 에델만코리아의 최상위 지배기업( Daniel J. Edelman Holdings, Inc.)의 최근 3개년 연결 재무제표를 제공해 주실 수 있을까요? 만약 ‘비공개’라면 지배구조·투명성 이슈관점에서 미공개 이유를 답변해주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