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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동산

[이슈&논란] "SK 주식은 안 된다” 최태원의 ‘현금배상’ 승부수…3배 뛴 주가와 1조원 재산분할 결말 '주목'

 

[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파기환송심 조정 국면에서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주식이 아닌 현금’ 방식의 재산분할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지면서, 10년 가까이 이어진 ‘세기의 이혼’이 새로운 분수령을 맞고 있다. 핵심 쟁점은 3배 이상 뛰었다는 SK 주가 상승분을 어디까지 공동 재산 형성의 결실로 볼 것인지, 그리고 그 가치를 어떤 기준 시점과 방식으로 환산해 현금으로 나눌 것인지다.

 

“주식은 못 준다”…경영권 방어 논리 전면에


채널A 15일 보도에 따르면, 최 회장은 6월 15일로 예정된 재산분할 소송 조정기일에 직접 출석할 예정이며, 재산분할 협의 의사는 밝혔지만 ‘주식 분할 요구’는 명확하게 선을 그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 측은 법원에 “SK 주식을 분할하면 경영권이 흔들려 회사에 타격이 있고, 국가 경제에도 악영향이 있다”고 주장하며, 지분 자체는 나누지 않고 현금으로만 분할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1심에서 이미 ㈜SK 지분은 특유재산으로 보고 분할 대상에서 제외한 전례가 있고, 대법원도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300억원을 ‘재산분할의 기여로 볼 수 없다’고 보며 그 논리에 힘을 실은 만큼, 지배주주 지분을 둘러싼 법원의 시각도 결코 가볍지 않다.

 

1심 665억 vs 2심 1조 3808억…‘롤러코스터’ 탄 액수

 

이혼과 재산분할 소송은 액수만 놓고 봐도 롤러코스터였다. 1심 재판부는 2022년 12월, ㈜SK 주식은 최 회장의 특유재산이라고 판단하면서, 위자료 1억원과 재산분할금 665억원(노 관장 몫 약 40%)만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반면 2심 재판부는 ㈜SK 주식을 혼인 기간 중 취득한 공동재산으로 보며, 양측 합계 재산을 약 4조 115억원, 그중 35%인 1조 3808억 1700만 원을 노 관장에게 분할하라고 판결해 액수를 단숨에 ‘1조 클럽’으로 끌어올렸다. 여기에 위자료 20억원까지 더해지면서, 당시 기준 국내 이혼 사건 중 최대 규모의 재산분할 판결이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대법 파기환송…‘비자금 300억’과 분할 기준의 재설계

 

상황은 2025년 10월 대법원 판결로 다시 흔들렸다. 대법원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300억원 금전 지원은 불법적인 뇌물로, 재산분할에 있어 노 관장의 기여로 참작될 수 없다”며 2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 판단을 반영해 대법원은 분할 대상 재산을 약 4조원에서 2조 8,999억원 수준으로 줄려는 취지의 판단을 내렸고, 이는 향후 재산분할 액수에도 직접적인 하향 압력을 가하는 구조다.

 

만약 최종적으로 2조 9000억원 수준의 분할 대상 재산에 35% 비율이 다시 적용될 경우, 노 관장 몫은 약 1조 1500억원 수준이 아니라 5000억원대 중·후반으로 줄어드는 시나리오도 법조계에서 거론된다.

 

3배 뛴 SK 주가…누가 얼마나 기여했나


노 관장 측이 강하게 주장하는 부분은 ‘SK 주가의 폭등’이다. 최근 몇 년 사이 ㈜SK 주가가 3배 넘게 뛰었다는 점을 들어, 단순히 과거 시점의 자산 평가액이 아니라 현재 가치 기준의 상승분까지 재산분할에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2심 재판부는 최 회장과 선대 회장 최종현 회장의 기여도를 산정하는 과정에서 비교 시점을 1998~2009년에서 1998~2024년으로 수정했고, 이에 따라 최 회장의 주가 상승 기여도를 35.6배에서 160배로 상향 조정한 설명 자료를 내놓기도 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도 1조 3808억원이라는 재산분할 총액은 그대로 유지돼 “주가 폭등분을 누구의 기여로 얼마나 인정할 것인가”라는 문제가 여전히 재판부와 당사자 양측이 안고 있는 최대 난제로 남아 있다.

 

국내외 ‘재벌 이혼’과의 비교

 

이번 사건은 액수만 놓고 보면 해외 유명 재벌 이혼 못지않은 규모다. 미국에서는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의 이혼 과정에서 전 부인 매켄지 스콧이 아마존 지분 약 4%를 넘겨받으며 당시 시가 기준 3조원을 훌쩍 넘는 재산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 미국 등에서는 장기 혼인 관계에서 형성된 주식 가치 상승분을 공동 기여의 산물로 보고 상당 부분을 배우자에게 귀속시키는 판례가 적지 않지만, 한국은 아직까지 ‘경영권 안정’과 ‘특유재산’ 개념이 강하게 작동하는 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파기환송심이 SK 지배구조를 흔들지 않으면서도, 장기간 혼인 관계에서의 무형 기여를 어디까지 수치화해 반영할 것인지 기준을 제시할 경우, 향후 국내 대형 이혼·상속 분쟁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법조계에서 제기된다. 

 

관건은 ‘현금 얼마냐’…노소영 “600억으론 합의 어렵다”


조정 국면에서 당사자 간 거리감도 여전하다. 노 관장 측은 1심에서 인정됐던 600억원대 현금 분할 수준으로는 합의가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고, 2심에서는 애초 청구 취지 금액을 주식에서 현금 2조원대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반면 최 회장은 ‘주식은 지키되 현금은 더 낼 수 있다’는 쪽으로 조정 여지를 열어둔 모습이어서, 결국 숫자로 환산된 현금 제시액이 합의 여부를 가를 마지막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이혼 자체는 대법원 판결로 확정돼, 2심 변론이 끝난 2024년 4월 16일을 기준으로 재산을 나눠야 한다는 해석이 우세한 만큼, 향후 조정 과정에서 그 기준일 자산가치와 이후 주가 변동분을 어떻게 조합해 ‘현금 분할 공식’을 만들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다.

 

‘세기의 이혼’이 남길 파장은

 

이번 사건은 단순한 재벌가 사생활 스캔들을 넘어, 한국 상법·가사법 체계 안에서 경영권과 배우자 재산권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 시험대가 되고 있다. 특히 대법원이 비자금 300억원을 법의 보호 영역 밖으로 보며 재산분할 산정에서 제외하라고 한 판단은, 향후 정치자금·비자금이 개입된 재산 형성 사건 전반에 선례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SK 주가 3배 상승분을 둘러싼 공방, 4조원대에서 2조 9000억원대로 출렁인 분할 대상 재산, 그리고 665억원에서 1조 3808억원까지 오르내린 재산분할 액수의 궤적은, 한국형 재벌 이혼이 어떤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가장 극적인 ‘숫자 다큐멘터리’이기도 하다. 이번 파기환송심에서 최태원·노소영 재산분할 공식이 어떻게 완성되느냐에 따라, 이후 한국 재벌가 이혼·상속 분쟁의 판도와 기준선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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