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10 (수)

  • 맑음동두천 16.0℃
  • 구름많음강릉 19.4℃
  • 구름많음서울 18.4℃
  • 맑음대전 17.8℃
  • 맑음대구 18.5℃
  • 맑음울산 16.6℃
  • 맑음광주 18.3℃
  • 맑음부산 18.7℃
  • 구름많음고창 14.8℃
  • 맑음제주 18.5℃
  • 맑음강화 16.5℃
  • 맑음보은 14.8℃
  • 맑음금산 15.5℃
  • 맑음강진군 14.7℃
  • 맑음경주시 16.1℃
  • 맑음거제 15.3℃
기상청 제공

월드

[The Numbers] 삼성전자 1곳, 일본 100대 기업 '압도'?…골드만삭스가 쏘아 올린 494조 영업이익 쇼크의 실체

 

[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삼성전자의 2028년 영업이익을 약 3,445억 달러, 한화로 약 494조원(약 53조엔) 수준으로 제시했다.

 

이 수치는 삼성전자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의 10배를 훌쩍 넘는 수준으로, 메모리 반도체와 AI 관련 수요가 동반 폭발하는 ‘슈퍼 사이클’을 전제로 한 공격적인 가정에 기반한다. 골드만삭스는 이미 올해와 내년 삼성전자 영업이익 전망치를 각각 200조원대 수준으로 상향 조정하며 목표주가 역시 20만원대 중반까지 끌어올린 바 있어, 장기 전망도 같은 연장선에 놓여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전망의 핵심 배경은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중심으로 한 AI 서버 메모리 시장에서의 지배력 확대, D램·낸드 가격 상승에 따른 높은 마진, 그리고 파운드리 적자 축소에 따른 체질 개선이다. 특히 골드만삭스는 AI 메모리 제품에서 삼성전자가 선두를 유지하면서 자기자본이익률(ROE)이 80%를 상회할 수 있다는, 전례 없는 수익성 시나리오까지 제시해 시장의 시선을 끌어모았다.

 

‘일본 상위 100대 기업보다 더 번다’는 문장의 구조


최근 언론의 주목을 받은 대목은 이 494조원이라는 숫자가 일본 상장기업 상위 100개사의 영업이익 합계를 뛰어넘는다는 비교 구도다. 온라인에 확산된 한 그래프에는 “골드만삭스가 전망한 삼성전자 2028년 영업이익 53조엔”이라는 문구와 함께 도요타, 소니, 미쓰비시 등을 포함한 일본 증시 시가총액 상위 100개 기업의 연간 영업이익 합계 42.3조엔(약 391조원)을 나란히 비교한 데이터가 제시돼 있다.

 

숫자만 놓고 보면, 삼성전자의 예상 영업이익 53조엔이 일본 100대 기업 합계 42.3조엔보다 10조엔 이상 많은 수준으로, 격차는 엔화 기준 약 25%에 달하는 셈이다. 이 그래프는 일본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확산됐고, “삼성전자 한 회사가 일본 100대 기업 전체를 압도한다”는 자극적인 해석과 함께 충격·패배감·불신이 뒤섞인 반응을 불러왔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일본 100대 기업의 42.3조엔은 ‘실적 데이터’에 기반한 값인 반면, 삼성전자의 53조엔은 어디까지나 골드만삭스의 ‘단일 하우스 전망치’라는 점이다. 즉, 현재 시점의 현실 비교가 아니라 “2028년이라는 특정 시점에, 특정 증권사의 장기 시나리오가 맞아떨어질 경우”라는 강한 조건부를 달아야 한다는 뜻이다.

 

AI 슈퍼사이클이 끌어올린 ‘숫자의 판타지’


골드만삭스의 이례적인 전망은 AI 인프라 투자 붐이 반도체 산업의 이익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기대를 전제로 한다. 골드만삭스는 이미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을 239조원, 내년을 231조원 수준으로 추정하며 HBM과 범용 메모리 가격 상승, 높은 영업이익률을 근거로 들었다. D램 부문 영업이익률은 70% 후반대, 낸드 부문은 40% 후반대라는, 사실상 과거 슈퍼 사이클의 피크를 상회하는 수준의 수익성을 상정한 것이다.

 

이 같은 가정이 2028년까지 유지되거나 더 강화된다는 시나리오 아래에서는, 삼성전자가 영업이익 규모에서 단일 제조 기업으로는 유례없는 ‘메가 캡 캐시 머신’으로 변신할 수 있다는 그림이 나온다. 실제로 해외 투자자 대상 리포트와 국내 증권사 분석에서도 AI 서버와 HBM 수요는 2030년 전후까지 고성장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그 기울기와 지속 기간에 대해서는 하우스마다 편차가 크고, 미국·대만 경쟁사의 대응, AI 칩 아키텍처 변화 등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경고도 함께 제시되고 있다.

 

결국 494조원이라는 숫자는 “AI가 바꾸는 반도체 산업의 잠재력”을 시각적으로 극단까지 밀어붙인 상징에 가깝다. 일본 100대 기업과의 비교는 이 상징성을 극대화하는 ‘스토리텔링 장치’로 기능하면서, 한국과 일본 기업 경쟁력에 대한 감정적 논쟁을 자극하는 동시에,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재평가 논리를 강화하는 효과를 동시에 노리고 있는 셈이다. 이는 데이터 저널리즘 관점에서 볼 때 “통계의 프레이밍”이 투자 심리와 국가 감정에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다.

 

숫자가 말해주지 않는 리스크들


매우 공격적인 장기 전망이라는 점에서, 이 수치를 곧바로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이는 것은 위험하다. 첫째, AI 서버 투자가 현재와 같은 속도로 지속된다는 보장은 없다. 글로벌 경기 둔화, 빅테크의 CAPEX 조정, AI 규제 강화 등은 모두 투자 속도를 늦출 수 있는 변수로 거론되고 있다. 둘째, 경쟁 구도 역시 변수다. HBM과 첨단 파운드리에서 TSMC, 마이크론 등 경쟁사들이 공세를 강화하고 있고, 엔비디아·AMD 등 팹리스가 메모리와 시스템 설계 구조를 재편할 경우, 현재의 마진 구조가 유지된다는 보장은 없다.

 

셋째, 일본 100대 기업과의 비교 자체가 산업 구조가 전혀 다른 두 경제를 단일 잣대로 재단한 것이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일본 상위 100대 기업에는 제조업뿐 아니라 금융, 상사, 서비스 등 다양한 업종이 포함돼 있고, 이들 기업의 이익 구조와 사이클은 반도체와는 전혀 다른 궤적을 그린다.

 

따라서 “삼성 1곳이 일본 100곳을 압도한다”는 문장은 언론 보도와 SNS 상에서 소비되기에는 매력적이지만, 기업 가치나 국가 경쟁력을 평가하는 데 사용하기에는 지나치게 단선적인 프레임이다.

 

무엇보다 골드만삭스의 전망은 아직 공식 원문 리포트 전체가 공개·검증된 것이 아니라, 한국과 일본 언론이 인용한 핵심 숫자, 그리고 온라인에 공유된 그래프 일부를 통해 파편적으로 전해지고 있다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3,445억 달러라는 수치가 어떤 구체적 가정(환율, 메모리 가격, 출하량, 설비투자 수준 등)에 기반하는지, 다양한 시나리오 중 어느 트랙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서는 근거가 부족하다.

 

‘삼성 vs 일본’이 아닌 ‘AI 시대 제조 패러다임’의 신호로 봐야


국내외 주요 매체들이 일제히 “삼성전자가 일본 100대 기업보다 더 번다”는 제목을 뽑으면서, 이번 이슈는 한·일 경제 경쟁이라는 감정의 프레임 속에서 소비되고 있다. 그러나 숫자를 냉정하게 들여다보면, 보다 중요한 메시지는 “AI 시대에 특정 핵심 부품·플랫폼이 국가 경제를 넘어선 초과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가 열렸다”는 구조적 변화 신호에 가깝다.

 

삼성전자는 그 변곡점 한가운데 서 있는 몇 안 되는 플레이어일 뿐, 이 구도는 미국의 빅테크, 대만의 파운드리, 유럽의 장비·IP 기업들까지 아우르는 글로벌 가치사슬의 재편 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 한·일 감정 대결이 아니라 “AI 인프라 시대에 어떤 산업과 기업이 어떤 구조로 초과이익을 가져가는지”에 대한 정밀한 계량 분석이다. 이번 골드만삭스 레포트에서 출발한 494조원, 53조엔, 42.3조엔이라는 숫자들은, 한국 제조업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또 일본 산업이 무엇을 놓쳤는지를 질문하게 만드는 강력한 ‘프롤로그’일 뿐이다.

배너
배너
배너

관련기사

67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영웅시대] 교황 레오 14세 "AI가 아직도 프란치스코 교황이 재임 중인 줄 안다"…유머로 연 AI·윤리 빅픽처

[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교황 레오 14세가 “AI가 아직도 프란치스코 교황이 재임 중인 줄 안다”고 농담을 던지며 스페인 주교들을 웃겼지만, 그 한마디 뒤에는 인공지능 시대를 이끌 ‘AI 교황’의 전략적 메시지가 촘촘히 깔려 있다. AI 농담 뒤에 숨은 교황의 문제의식 미국 가톨릭 매체 내셔널 캐톨릭 레지스터(National Catholic Register)와 vaticannews, catholictimes에 따르면, 레오 14세는 6월 6~12일(현지시간) 스페인 사도 순방 사흘째인 월요일, 마드리드 스페인 주교회의 본부에서 주교 80명과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농담을 건넸다. 그는 AI에게 “교황이 지금 무슨 말을 해야 하느냐”고 물었더니, 시스템이 처음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위한 조언을 내놓았다가 뒤늦게 자신이 교황임을 ‘알아채고’ 수정했다고 전하며 회의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교황이 스스로를 약간 비껴선 유머로 소비한 이 일화는, 동시에 AI가 지식은 풍부하지만 맥락 인식과 현실 업데이트에는 여전히 취약하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는 해석을 낳고 있다. 이는 그가 수차례 강조해온 “AI는 인간의 도덕적 분별을 대신할 수 없다”는 기조와 맞닿아

[이슈&논란] 술 취한 日 경찰, 도요토미 히데요시 동상 참수하다…관광자원·역사감수성 놓고 '후끈'

[뉴스스페이스=이현주 기자] 도요토미 히데요시 동상을 ‘참수’한 인물이 술 취한 일본 현직 경찰관으로 드러나면서, 단순 기물훼손을 넘어 일본 사회의 공직 윤리와 역사 인식, 관광자산 관리 문제까지 한꺼번에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나고야 상징물’의 한밤 참수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시 니시구 엔도지(円頓寺) 상점가 입구에 설치된 도요토미 히데요시 동상은 2013년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해 기증된 조형물로, 나고야 상점가를 상징하는 관광 포토존 역할을 해 왔다. 성인 허리 높이 정도의 강화 플라스틱 재질 동상으로, 설치 후 10여 년간 오다 노부나가·도쿠가와 이에야스 동상과 함께 이른바 ‘전국시대 3영웅 코스’의 한 축으로 소개돼 왔다. 그러나 2025년 8월 25일경 동상이 목이 잘린 채 발견되면서 분위기는 단숨에 뒤집혔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과 상점가 조합은 “고의 훼손 가능성이 높다”며 방범용 CCTV 분석에 착수했고, 목 부분은 임시로 박스 테이프로 감긴 채 ‘참혹한 관광 명소’로 국내외 언론에 포착됐다. 용의자는 ‘만취 공무원’…경찰관과 민간인 2명 입건 NHK와 마이니치신문, 요미우리 등 일본 주요 매체 보도에 따르면, 아이치현 경찰은 에히메현 경찰

[이슈&논란] 드론 연기 속 러시아판 다보스포럼에 푸틴 두 딸 '깜짝 등장'…정치용 퍼포먼스와 가족동원 정치학

[뉴스스페이스=이현주 기자] 드론 폭발음과 검은 연기가 뒤덮은 상트페테르부르크 상공 아래서, 올해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SPIEF)은 ‘푸틴 패밀리 쇼케이스’이자 전시경제의 긴장을 드러내는 무대로 열렸다. 전통적으로 ‘러시아판 다보스’로 불리던 포럼은 이제 해외 투자자 대신 권력 핵심의 친인척과 우호 인플루언서가 채우는, 정치·경제·선전이 뒤엉킨 허영의 무대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드론 공습이 가른 ‘푸틴의 고향 포럼’의 두 얼굴 포럼 개막을 전후해 우크라이나는 상트페테르부르크와 인근 군사·에너지 시설을 겨냥한 대규모 장거리 드론 공습을 감행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석유 터미널과 발트함대 핵심 기지인 크론슈타트 해군기지, 군수 관련 산업시설 등이 공격 대상으로 지목됐고, 일부 정유·저장 시설에서는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불기둥과 검은 연기가 치솟는 영상이 SNS와 방송을 통해 전 세계로 확산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엑스(X)에 연기가 치솟는 석유 저장시설 영상을 올리며 “러시아 영토 내 주요 시설들이 타격을 입었으며 그중 상트페테르부르크 석유 터미널이 포함됐다”고 밝혔고, 이를 “평화를 앞당기기 위한 장거리 제재 계획의 실행”이라고

[The Numbers] ‘AI 황제’ 손정의, 10년 만에 아시아 최고 부자 탈환…소프트뱅크는 어떻게 도요타를 넘어섰나

[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소프트뱅크그룹 창업자 겸 CEO 손정의(손 마사요시)가 10여 년 만에 아시아 최고 부자 자리를 되찾았다. 포브스 실시간 억만장자 집계에 따르면 손 회장의 순자산은 6월 2일 기준 1,007억 달러(약 138조원)로, 인도 재벌 무케시 암바니와 고탐 아다니를 제치고 아시아 1위에 올랐다. 이로써 알리바바 초기 투자와 비전펀드를 앞세워 ‘승부사’로 불려온 손 회장은, 대규모 손실과 회의론을 딛고 ‘AI 빅뱅’의 정중앙에서 부활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루 190억 달러 뛴 재산…AI 슈퍼사이클이 만든 ‘기형적 속도’ 손정의의 자산 증가는 속도 자체가 이례적이다. 포브스 집계에 따르면 그의 순자산은 2026년 초 약 690억 달러 수준에서 출발해 불과 몇 달 만에 1,007억 달러까지 치솟았다. 5월 22일 하루에만 190억 달러가 불어나며 그날 기준 802억 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글로벌 최고 부호 그룹에서도 보기 힘든 단일일 급등 규모다. 이 같은 가파른 증가세는 소프트뱅크가 추진 중인 초대형 AI 인프라 투자 계획과 직결돼 있다. 손 회장은 프랑스에 최대 1,000억 달러(약 137조원) 규모의 AI 인프라 투자를 추

[이슈&논란] ‘폭스 2세’ 제임스 머독, 3억달러로 진보 디지털 제국 사들인 진짜 속내

[뉴스스페이스=이현주 기자] 보수 미디어 제국의 후계자였던 제임스 머독이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뉴욕 매거진·복스닷컴·복스미디어 팟캐스트 네트워크를 3억달러(약 45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하면서, 글로벌 미디어 지형에 적지 않은 균열을 예고하고 있다. 루퍼트 머독의 이름으로 상징되던 보수 미디어 헤게모니 내부에서, 아들이 ‘이념·플랫폼·세대’를 갈라치는 정면 승부에 나선 셈이다. 무엇을 얼마나 샀나… 숫자로 본 딜의 실체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제임스 머독이 설립한 투자회사 루파시스템즈(Lupa Systems)는 복스미디어 산하 뉴욕 매거진, 복스닷컴, 복스미디어 팟캐스트 네트워크를 3억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발표했다. 인수 대상은 잡지 1개, 디지털 뉴스 사이트 1개, 팟캐스트 네트워크 1개 등 최소 3개 브랜드로, 모두 미국 정치·사회 이슈에서 진보 성향을 보이는 매체군으로 분류된다. 뉴욕 매거진은 창간 50년이 넘는 미국 대표 시사·문화 주간지로, 2019년 디지털 미디어 그룹 복스미디어에 편입되며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포맷으로 전환해 온 브랜드다. 복스닷컴은 데이터·해설형 저널리즘을 앞세운 ‘설명 뉴스(explain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