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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

[우주칼럼] 머스크의 ‘우주공항’ 도박…연 2000회 스타십 발사를 떠받칠 우주발사 기지 부지 물색 중

 

[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스페이스X가 차세대 초대형 로켓 스타십(Starship)을 앞세워 전 세계에 ‘우주공항(space port) 네트워크’를 깔겠다는 야심을 본격적으로 드러냈다. 일론 머스크 CEO가 X(구 트위터)를 통해 “세계 최첨단 우주 발사 기지” 건설 후보지를 미국 안팎에서 물색 중이라고 밝히면서, 이미 150억 달러 이상을 쏟아부은 스타십 프로젝트가 본격적인 인프라 확장 국면으로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간 수천 회 발사’가 부른 우주공항 시대

 

reuters, benzinga, binance, tradingview에 따르면, 머스크는 5월 12일(현지시간) X에서 “스페이스X는 세계에서 가장 진보된 우주발사장을 건설하기 위해 미국 내와 해외 여러 후보지를 검토 중”이라며 “스타십을 매우 자주, 연간 수천 회 발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여러 지역에 발사 거점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스페이스X도 공식 계정을 통해 “스타십 대량 발사 계획은 공공연한 사실이며, 그 발사 주기를 소화하려면 세계 최첨단 우주 발사 기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현재 스페이스X는 미국 내 네 군데 발사 인프라를 운영 중이다. 플로리다 케이프 커내버럴과 케네디 우주센터,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 텍사스 보카치카 인근의 스타베이스(Starbase)가 그것이다. 특히 스타십 개발·제조·시험의 전진기지인 스타베이스는 2024년 스페이스X 본사가 캘리포니아 호손에서 이전한 데 이어, 2025년 5월 주민투표(찬성 212 대 반대 6)를 거쳐 공식적으로 ‘스타베이스 시(市)’로 편입되며 사실상 회사 주도의 회사도시가 됐다.

 

스타십에만 150억달러…IPO까지 거는 ‘올인 베팅’


로이터가 입수한 스페이스X 비공개 IPO(기업공개) 신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10여 년간 스타십 개발에 150억 달러 이상을 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4억 달러 안팎으로 추정되는 팰컨9(Falcon 9) 개발비의 30배 이상 규모로, 기존 주력 로켓을 훨씬 웃도는 초대형 투자다.

 

스페이스X는 2025년 한 해에만 우주 부문 연구·개발에 30억 달러를 집행했으며, 이 가운데 대부분이 스타십에 투입됐다고 신고서에서 밝혔다. 2024년 관련 R&D 지출이 약 18억 달러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년 새 70%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로이터는 이러한 공격적 투자와 스타십 상용화 기대를 바탕으로, 스페이스X가 1조7,500억 달러 수준의 기업가치를 목표로 최대 750억 달러를 조달하는 ‘사상 최대급’ IPO를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스페이스X는 스타십을 미래 사업의 ‘척추’로 못박고 있다. IPO 신고서와 외신 보도에 따르면, 스타십은 차세대 스타링크 V3 위성을 1회 발사에 최대 60기까지 실어나르고(현 팰컨9는 약 20여 기 수준), NASA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달 착륙선(HLS) 역할을 수행하며, 장기적으로는 화성 유인 탐사, 그리고 연간 100GW 규모의 태양광 기반 AI 위성(우주 데이터센터)을 쏘아 올리는 플랫폼이 될 것으로 제시됐다.

 

스페이스X는 이 AI 위성 군집이 미국 연간 전력소비량의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100GW를 우주에서 생산·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고, 이를 위해서는 “연간 수천 회의 스타십 발사”가 필수라는 점을 강조했다.

 

스타베이스 21에이커 증설…우주공항의 실체 드러나


이 같은 ‘우주공항 네트워크’ 구상은 이미 텍사스 현장에서 물리적 인프라 확장으로 나타나고 있다. 로이터와 관련 보도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최근 미 육군 공병대(USACE)에 스타베이스 발사장 일대를 21에이커(약 8만5,000㎡) 확장하는 계획서를 제출했다. 여기에는 새로운 진입 도로, 저장 탱크 및 크라이오(극저온) 연료 설비, 발사 전 준비용 패드 등이 포함돼, 사실상 스타십 전용 ‘복수 패드 체계’를 구축하는 청사진이 담겼다.

 

스페이스X는 또 스타십 버전3(V3) 시제품에 대한 연료 충전 ‘웻드레스 리허설’(Wet Dress Rehearsal)을 통과시키고, 오는 5월 19일 V3 시험비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 설명에 따르면 스타십 V3는 궤도 비행, 장기 우주 체류, 유인 달 착륙 임무를 전제로 설계된 사실상의 ‘새 기체’로, 향후 NASA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투입될 HLS 버전의 기반이 된다.

 

머스크는 앞서 미래의 우주 발사 기지가 “하루에도 여러 차례 발사가 이뤄지고, 로켓이 빠르게 회전(turnaround)하는 공항처럼 운영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번 글로벌 부지 물색은 스타베이스를 모델로 한 ‘우주공항 프랜차이즈’를 세계 곳곳에 복제하려는 신호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한 번에 탱크로리 244대·물 100만 갤런…‘지상 인프라’가 최대 난제


하지만 연간 수천 회 발사를 떠받칠 우주공항 건설은 기술·환경·규제 삼중의 난관을 안고 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 분석에 따르면 스타십 발사 한 번에 필요한 연료는 천연가스 탱크로리 244대 분량에 달하며, 발사 소음과 진동을 제어하기 위한 물도 약 100만 갤런(약 380만 리터)이 필요하다. 한 연구기관은 “이 규모의 물 공급을 뒷받침할 수 있는 상수도·저수 체계가 현재 어느 곳에도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다.

 

심우주 임무를 위해 필수적인 궤도상 연료 보급도 아직은 ‘이론 속 기술’에 가깝다. 스타십은 지구 저궤도에서 탱커 역할을 하는 다른 스타십과 도킹해 액체산소와 메탄을 주고받는 방식으로 유인 달·화성 임무를 수행할 계획이지만, 스페이스X는 IPO 신고서에서 “궤도상 연료 보급은 매우 복잡한 작업이며, 아직 시연하거나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고 명시했다. 회사는 또 “이와 같은 전략적 이니셔티브를 우리가 예상하는 일정 내에, 또는 아예 상업적으로 구현하지 못할 위험이 존재한다”고 서술하며 리스크를 인정했다.

 

‘공항형 우주발사장’이 여는 신경제


그럼에도 머스크의 베팅이 성공한다면, 스타십 우주공항은 단순한 발사 기지를 넘어 새로운 ‘우주 물류 허브’로 진화할 가능성이 크다. 재사용 로켓이 항공기처럼 하루에도 여러 차례 오르내리며 위성, 화물, 승객을 실어 나르는 구조가 현실화될 경우, 발사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지고 궤도상 데이터센터·우주 제조·달 관광 등 신산업이 줄줄이 파생될 수 있다.

 

결국 관건은 ‘속도와 반복’이다. 스타십 한 기당 개발비와 인프라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진 만큼, 연간 수천 회 발사라는 초고빈도 운용에 성공해야만 스페이스X의 1조7,500억 달러짜리 IPO 스토리와 150억 달러 투자 회수 논리가 성립한다. 스타베이스를 넘어 전 세계로 뻗어나갈 ‘우주공항 네트워크’가 과연 새로운 항공 산업의 탄생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지, 아니면 과도한 레버리지에 기댄 머스크식 과속 드라이브로 끝날지는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시험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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