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10 (수)

  • 맑음동두천 22.2℃
  • 맑음강릉 21.9℃
  • 맑음서울 23.3℃
  • 맑음대전 23.7℃
  • 맑음대구 26.8℃
  • 맑음울산 25.4℃
  • 구름많음광주 24.4℃
  • 구름많음부산 24.6℃
  • 맑음고창 23.3℃
  • 맑음제주 23.8℃
  • 맑음강화 18.4℃
  • 맑음보은 23.3℃
  • 맑음금산 22.8℃
  • 맑음강진군 24.3℃
  • 맑음경주시 26.4℃
  • 구름많음거제 23.4℃
기상청 제공

공간·건축

[지구칼럼] "단테의 《신곡: 지옥편》이 500년 앞서 충돌물리학을 모델링" 가설 등장…문학과 지구과학의 접속 “문과-이과 경계 허무는 사례”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유럽 최대 지구과학 학술 행사인 ‘2026년 유럽지구과학연합(EGU) 총회’에서, 14세기 시인 단테 알리기에리가 현대 행성 충돌 물리학을 500년 이상 앞서 ‘상상 모델링’했다는 도발적인 연구가 제기됐다. 5월 3~8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이번 학회에는 해마다 2만명 안팎의 연구자가 참가하는데, 문제의 연구는 이 거대 학술장의 학제 간 지구과학·지형학 세션 포스터로 공개됐다.

 

단테의 이 작품은 단순한 영적 알레고리가 아니라, 현대 운석학의 핵심 개념을 약 5세기나 앞서 예견한 행성 충돌 물리학에 관한 무의식적 사고 실험이었을 가능성이 제기한 것.

 

사탄의 추락, 거대 소행성 충돌로 재독해


연구를 발표한 이는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 마셜대학교의 티모시 버버리(Timothy Burbery) 교수로, 그는 단테의 《신곡: 지옥편》에 묘사된 ‘사탄의 추락’을 거대 천체의 고속 지구 충돌로 해석한다는 가설을 제시했다. 단테의 텍스트에서 사탄은 남반구로 추락한 뒤, 지구 중심까지 이어지는 거대한 원형 계단식 구덩이, 곧 ‘지옥’을 형성하고, 이때 튀어나간 막대한 물질이 지구 반대편에서 봉우리 모양으로 솟아올라 ‘연옥산’을 이룬다고 설정돼 있다.

 

버버리의 해석대로라면, 단테가 상상한 이 지형은 현대 행성과 위성에서 관측되는 대형 충돌 분지의 형성과정과 유사한 구조를 띤다. 연구자는 이 상상도를 비조류 공룡 멸종의 원인으로 알려진 멕시코 유카탄 반도의 칙술루브(Chicxulub) 충돌구, 그리고 지구와 화성 크기의 천체 ‘테이아(Theia)’가 충돌해 달이 형성됐다는 가설 등과 같은 스케일의 ‘가상 충돌 시나리오’로 병치한다.

 

버버리는 또 사탄의 길쭉한 신체 묘사를 2017년 태양계를 스쳐 지나간 성간 천체 ‘오무아무아(ʻOumuamua)’의 장축 대비 단축이 극단적으로 긴 시가형 구조에 비유하고, 대기권 진입 과정에서 완전히 기화되지 않고 거대 질량을 유지한 사례로 무게 약 60톤의 호바(Hoba) 운석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단테의 ‘문학적 형상화’를 현존 관측 자료에 기초한 충돌체의 물리적 특성에 연결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지옥의 아홉 동심원, 달·화성의 다중 고리 분지 닮았다

 

이번 연구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단테가 설계한 ‘지옥의 지형’을 현대 행성지형학의 핵심 개념인 ‘다중 고리 충돌 분지(multi‑ring basin)’로 해석한 부분이다. 단테에 따르면 지옥은 북반구 지하에 뻗어 있는 거대한 깔때기형 구덩이이며, 9개의 동심원 구조를 따라 아래로 좁아지면서 최하층(제9지옥)에 이르는 계단식 형태를 띤다.

 

연구는 이러한 9개 원을, 달의 남극 아이트켄(South Pole–Aitken) 분지나 화성·금성에서 관측되는 대형 충돌 분지의 계단식 구조와 대응시키고 있다. 이들 분지는 충돌 순간의 극심한 압력과 그 후 냉각·함몰 과정에서 형성된 다중 동심 단층 고리, 중심 융기(central peak 혹은 중앙 고원) 등으로 특징지어진다. EGU 측은 관련 보도자료에서 “단테는 거대한 질량이 지각을 관통해 지구 핵 부근에서 최대 압축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한 종단 속도와 지각 파괴의 물리 과정을 직관적으로 구현했다”고 평가했다.

 

즉, 단테가 설계한 ‘지옥의 9원’이 죄의 위계라는 상징 체계를 넘어, 오늘날 달·화성 표면에서 위성 관측과 궤도탐사를 통해 확인되는 대형 충돌 분지의 링 구조와 놀라운 유사성을 보인다는 것이 버버리의 주장이다. 물론 현재까지는 문학 텍스트와 지형학의 상상적 연결에 머무는 가설 수준이며, 정량적 수치 모델링이 동반된 엄밀한 지구물리 논문으로 발표된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학술적 장난’에 가깝다는 신중한 시각도 함께 제기된다.

 

 

“과학자가 아니었지만, 충돌 효과를 끝까지 상상한 최초급 사유자”


연구자 버버리는 단테가 본업은 시인이자 정치가였지만, “역사상 거대한 질량체가 초고속으로 지구에 추락했을 때 일어날 물리적 효과를 처음부터 끝까지 체계적으로 상상한 인물 가운데 한 사람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단테가 《신곡》을 집필한 시기는 1308~1320년 무렵으로 추정되며, 이때는 아직 ‘운석’이 우주 기원의 암석이라는 개념 자체가 부재했던 시대였다.

 

실제로 유성·운석에 대한 현대적 연구는 19세기 이후에야 체계화되기 시작했다는 것이 과학사 연구의 대체적 결론이다. 1833년 북미지역에서 관측된 대규모 사자자리(Leonid) 유성우 이후, 천문학자들은 비로소 유성이 대기 중 일시 현상이 아니라 우주 공간에서 유입된 물질이 연소하며 발생하는 천문학적 사건이라는 인식을 널리 공유하게 됐다.

 

그로부터 500여 년 앞선 단테의 상상력이 오늘날의 충돌 역학을 ‘선취’했다고 보는 시각은 다소 과장일 수 있지만, 최소한 그는 지구 내부 구조와 지형 형성에 대한 일관성 있는 가설을 시적 형식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독보적이라는 평가다.

 

 

문학과 지구과학의 파격 접속…“인문-이과 경계 허무는 사례”


EGU 총회는 2002년 설립된 유럽지구과학연합이 매년 개최하는 연례 학술회의로, 화산학·기후·행성탐사·지구 내부구조 등 지구·행성·우주과학 전 분야를 아우르는 20,000명 규모의 ‘지구과학 올림픽’으로 불린다. 올해 총회는 5월 3~8일 빈 오스트리아센터에서 온·오프라인 병행 방식으로 진행됐고, 화재·폭염·에너지 전환 압력, 심해 지진해일, 인공지능과 지구과학 윤리 등 6개 주제의 공식 프레스 콘퍼런스가 별도로 운영될 정도로 언론 노출도 높았다.

 

이 같은 대형 지구과학 학술 무대에서 중세 서사시와 행성 충돌 물리학을 연결한 연구가 소개됐다는 사실은, 과학계 내부에서도 인문학 텍스트를 ‘가설의 상상 실험장’으로 활용하는 시도가 점점 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단테의 지옥 지형을 달·화성의 다중 고리 분지와 중첩해 읽는 작업은, 한편으론 과학 대중화 전략이자, 다른 한편으론 인문-이과의 기계적 구분을 허무는 상징적 사건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이번 발표는 정식 동료평가를 거친 저널 논문이 아닌 포스터 형태의 가설 제시 단계이며, 충돌체 질량·속도·에너지량을 수치로 역산해 단테의 묘사와 비교한 본격적인 물리 모델은 공개되지 않았다. 향후 행성지질학·지구물리학·문학연구자들이 협업해 ‘단테 모델’을 수치 시뮬레이션으로 검증할 경우, 단테의 상상력이 어느 정도까지 현대 충돌역학과 맞물리는지 보다 정밀한 평가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배너
배너
배너

관련기사

65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내궁내정] 침팬지와 돌고래, 누가 더 똑똑할까?… IQ·문제해결·도구사용 침팬지 vs 뇌피질·뉴런·협력·사고·소통 돌고래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편집자주> 유튜브, 인스타 등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협찬을 받지 않았다', '광고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보이기 위해 "내 돈 주고 내가 샀다"라는 뜻의 '내돈내산'이라는 말이 생겼다. 비슷한 말로 "내가 궁금해서 결국 내가 정리했다"는 의미의 '내궁내정'이라고 이 기획코너를 명명한다. 우리 일상속에서 자주 접하는 소소한 얘기거리, 궁금증, 호기심, 용어 등에 대해 정리해보는 코너를 기획했다. 침팬지와 돌고래는 전혀 다른 진화적 경로를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인간 다음으로 높은 인지 능력을 보유한 생물로 평가받는다. 전통적으로 3세 아동 수준의 지능을 가진 침팬지가 돌고래보다 더 영리하다고 여겨졌으나, 최근 연구들은 돌고래가 침팬지를 제치고 인간 다음으로 두 번째로 영리한 생물로 지목되기도 했다. IQ로 환산하면 보노보 침팬지가 약 120, 돌고래가 70~90 수준으로 측정되지만, 이러한 수치는 인간 중심적 측정 방식의 한계를 지니고 있어 절대적 기준이 될 수 없다. 뇌 구조와 인지 능력의 차이 에모리 대학의 로리 마리노 교수 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청백돌고래의 대뇌피질과 신피질은 매우 커서 "인지 능력을 판단하는

[지구칼럼] '정원사·사랑꾼' 바우어새 구애법의 불편한 진실…"감사·열정이 당연함·권태로 변질" 인간과 '데자뷰'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호주와 파푸아뉴기니 숲 속에 사는 바우어새는 ‘정원사새(gardener bird)’ ‘오페라하우스 건축가’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수컷이 암컷을 유혹하기 위해 나무 위가 아닌 땅 위에 정자 모양의 구조물을 짓고, 꽃·열매·조개껍데기·심지어 인간이 버린 플라스틱 조각까지 모아 색과 크기별로 정교하게 배열하기 때문이다. 행동생태학 연구에 따르면 일부 바우어새 수컷은 번식기 동안 하루 활동 시간의 최대 80%를 집 꾸미기에 쏟는다. ‘사랑의 정원’을 꾸미는 데 몇 달에서 길게는 1년 가까이 같은 장소를 집요하게 손질하는 모습이 반복 관찰된다. 바우어새의 구조물은 알과 새끼를 키우는 둥지가 아니다. 순수하게 구애를 위한 무대, 일종의 콘서트홀에 가깝다. 나무 가지 200~300개를 세워 만든 아치형 통로 앞에는 돌·조개껍데기가 작은 것에서 큰 것 순으로 배열되고, 일부 종은 식물즙과 침을 섞어 벽을 칠하는 ‘천연 페인트’까지 사용한다는 보고가 있다. 호주 디킨대 존 엔들러(John A. Endler) 교수팀은 큰바우어새 수컷이 이 크기 배열을 통해 암컷의 시야에서 부자연스러운 원근법(forced perspective)’이라는 착시 효과를

[내궁내정] '메타인지' 거울 자기인식 테스트 통과 동물이 고작?…돌고래·침팬지·오랑우탄·아시아코끼리·까치·청소놀래기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편집자주> 유튜브, 인스타 등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협찬을 받지 않았다', '광고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보이기 위해 "내 돈 주고 내가 샀다"라는 뜻의 '내돈내산'이라는 말이 생겼다. 비슷한 말로 "내가 궁금해서 결국 내가 정리했다"는 의미의 '내궁내정'이라고 이 기획코너를 명명한다. 우리 일상속에서 자주 접하는 소소한 얘기거리, 궁금증, 호기심, 용어 등에 대해 정리해보는 코너를 기획했다. 거울 자기인식 테스트는 동물이 거울 속에 비친 모습을 자기 자신으로 인식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실험이다. 1970년 심리학자 고든 갤럽 주니어(Gordon Gallup Jr.)가 침팬지를 대상으로 처음 고안했다. 이 테스트는 단순한 반사 작용을 넘어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인식하는 '자아(self)' 개념의 존재를 증명하는 방법으로, 고차원적 인지 능력과 사회성, 공감 능력을 측정하는 지표가 된다. 테스트의 원리와 의미 거울 자기인식 테스트의 기본 방식은 동물을 마취한 후 눈썹이나 귀, 목 등 동물 스스로 볼 수 없는 부위에 무취의 붉은색 물감이나 스티커로 표시를 하고, 깨어난 후 거울을 보여주는 것이다. 만약 동물이 거울을

[공간사회학] 세계 最高 교회 172.5m ‘예수의 탑’ 우뚝…가우디 서거 100년, 교황 사그라다 파밀리아 최고층 탑 축성식 집전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가우디가 트램 사고로 세상을 떠난 지 정확히 100년이 되는 2026년 6월 10일, 바르셀로나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중앙 주탑 ‘예수 그리스도의 탑’이 교황의 축성으로 공식적인 하늘길을 연다. 1882년 첫 삽을 뜬 뒤 144년에 걸쳐 이어진 이 초장기 프로젝트는 탑의 최종 높이 172.5m 달성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교회 건축물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며 사실상 ‘상징적 완공’ 단계에 진입했다. 세계 최고 교회 탄생, 숫자로 보는 ‘예수의 탑’ 예수 그리스도의 탑은 2026년 2월 20일 마지막 구조물이 올라가면서 설계상 최종 높이인 172.5m에 도달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건축위원회는 이 작업을 “밀리미터 단위의 정밀 작업”으로 평가했는데, 탑 정상부에는 유리와 흰색 도자기로 만든 사방(四方)형 십자가가 얹혔다. 이 십자가는 내부 조명과 재질을 통해 밤낮으로 빛을 발하도록 설계돼, 바르셀로나 상공에서 ‘가우디의 마지막 신호탄’ 역할을 하게 된다. 172.5m라는 수치는 의도된 상징이다. 가우디는 인간의 건축물이 자연, 곧 신의 창조물을 넘어서는 안 된다는 신념 아래 바르셀로나의 몬주익 언덕(약 173.5m)보다 1m 낮게 탑

[공간혁신] ‘몽골 유한킴벌리숲’ 복원사업, 생태학적 정량성과 첫 '도출'…AI와 위성 데이터로 GPP 21년간 2.1배 증가 '입증'

[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유한킴벌리(대표이사 사장 이제훈)는 사막화 방지 활동의 일환으로 20년 넘게 이어온 ‘몽골 유한킴벌리숲’ 복원 사업의 생태학적 정량 성과를 처음으로 도출했다고 5일 밝혔다. 유한킴벌리는 2003년부터 몽골 정부, 평화의숲, 지역시민과 협력하여 대규모 산불로 사막화가 가속화되던 몽골 토진나르스 지역에 1,000만 그루가 넘는 나무를 심고 가꿔왔으며, 이를 통해 서울시 송파구 면적(여의도 11배)에 이르는 3250ha의 광활한 숲을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장기 조림 사업의 성과를 더욱 정밀하게 측정하기 위해 추진됐다. 그동안 심은 나무의 그루 수나 조림 면적과 같은 지표는 모니터링 할 수 있었지만, 해당 숲이 생태계에 미친 영향과 사업의 실효성을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데는 기술적으로 한계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유한킴벌리는 기후테크 스타트업인 메타어스랩과 협업해 AI 기반 위성 데이터 분석을 통해 21년(분석 기간: 2003년~2024년)에 걸친 숲의 변화를 수치화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번 분석은 그동안 환경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검토되어 온 자연복원과 인공조림의 효과 중, 조림 사업의 가치를 과학적 근거로

[지구칼럼] 소설·애니·영화 속 개미의 캐릭터와 메타포…철학자·저항자·슈퍼히어로로 '인간 대변'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소설, 슈퍼히어로 영화, 애니메이션, 고전 SF 공포물까지. 서사 속 개미들은 각기 다른 얼굴을 하고 등장하지만, 공통점이 있다. 언제나 개미를 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인간을 말하고 있다는 점이다. 1. 『개미』: 철학자·과학자로 재탄생한 개미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에서 개미들은 단순한 곤충이 아니라, 하나의 문명·철학·과학 체계를 가진 존재로 묘사된다. 인간과 개미의 서사가 교차 편집되는 구조 속에서, 작가는 개미 사회의 집단지성·정보 공유·윤리 체계를 통해 인간 문명의 오만과 취약성을 비춘다. 이화여대의 관련 논문은, 『개미』가 “곤충 관찰과 생태학 지식을 기반으로 한 과학소설이자, 인간과 모든 생명체가 살고 있는 우주에 대한 철학적 사유를 담은 작품”이라고 분석한다. 과학적 디테일(페로몬, 분업, 개체수)과 철학적 질문(의식, 문명의 한계)이 결합되면서, 개미는 ‘작은 기계’가 아니라 ‘작은 철학자’로 그려진다. 2. 애니메이션 ‘Antz’…개인 vs 집단의 철학 드라마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Antz(1998)’에서 주인공 Z는 7만9,654번째 일개미로, 전체주의에 가까운 군체 사회에서 자신의 개성과 자유를

[지구칼럼] "지구상 가장 완벽 생명체" 개미의 치명적 약점 '앤트밀'…집단지성의 딜레마, 죽음의 소용돌이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개미는 지구상에서 가장 성공한 생명체 가운데 하나지만, 동시에 놀라울 만큼 치명적인 ‘버그’를 안고 있는 존재이기도 하다. 집단지성이 한 번 비틀리는 순간, 앤트밀처럼 죽음의 소용돌이로 추락하는 시스템적 취약성이 그것이다. 앤트밀(Ant mill)은 수백~수천 마리의 개미가 끝없이 원을 그리며 빙글빙글 돌다가 과로사·아사로 죽어가는 현상을 가리킨다. ‘죽음의 소용돌이(death spiral)’ 또는 ‘죽음의 회오리(dance)’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주로 시력이 거의 없는 군대개미류에서 관찰되며, 직경 수십 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원형 소용돌이를 이루기도 한다는 보고가 반복된다. 원인은 개미의 핵심 장점이기도 한 페로몬 네트워크의 오류다. 선두 개미가 급격히 방향을 틀거나 잘못된 경로로 진입했을 때, 뒤따르던 개미가 앞 무리의 흔적을 기존 경로로 오인해 그대로 따라붙고, 이 경로가 완전한 원을 이루면 전체 무리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도는 ‘자기 참조 루프’가 만들어진다. 시력이 발달한 일부 종은 주변 환경을 보고 오류를 인지해 벗어나지만, 군대개미처럼 눈이 거의 퇴화한 종은 자신의 실수를 알아차릴 수 없기 때문에, 외부 교란(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