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CJ 오너 4세 이선호 미래기획그룹장이 그룹 공식 채널 전면에 등장하고, ‘계열사 오픈이노베이션 협의체 밋업’에서 통합 혁신 전략을 직접 주도하면서 사실상 ‘4세 시대’의 공개 개막을 알렸다는 평가가 재계에서 힘을 얻고 있다.
동시에 비상장 핵심 계열사인 올리브영 지분을 활용한 승계·지배구조 재편 시나리오가 구체화되면서, 이선호 체제의 미래 먹거리와 지분·거버넌스 전략이 맞물린 입체적 승계 ‘로드맵’이 부상하고 있다.
‘조용한 실무’에서 ‘관리된 노출’로…이선호, 전면에 서다
이재현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그룹 미래기획그룹장(36)은 2025년 말 지주사로 보직을 옮긴 뒤, 2025년 11월 미래기획그룹장을 맡으면서 그룹의 미래 먹거리·디지털 전환을 총괄하는 위치에 올랐다. 과거 CJ제일제당에서 바이오·글로벌 사업 실무를 맡으며 ‘조용한 실무형’으로 평가받던 그는, 2026년 들어 그룹 안팎 공식 행사에 잇따라 모습을 드러내며 ‘대외 노출’이 관리된 방식으로 확대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 4월 20일 서울 중구 CJ인재원에서 열린 ‘계열사 오픈이노베이션(O/I) 협의체 밋업’은 그 전환점을 상징하는 장면이다. CJ제일제당·CJ온스타일·CJ대한통운·CJ인베스트먼트 등 주요 계열사의 스타트업 발굴·육성 담당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자리에서, 그는 “CJ는 식품·커머스·물류·콘텐츠 등 이종 산업이 많지만 소비자 관점에서는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묶인다”며 “각개전투로 진행되던 오픈이노베이션을 그룹 차원의 연결과 시너지로 재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그는 “벤처 투자는 수목원 관리처럼 시간이 오래 걸리고 투자대비 성과가 쉽게 보이지 않아 내부 오해를 받기도 한다”면서도, “대기업이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위해 계속해야 할 일이며, 궁극적으로 그룹의 새로운 성장과 장기적 가치 창출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단기 실적보다 장기 생태계 구축에 방점을 찍은 ‘오너 4세=이선호’의 철학을 드러냈다. CJ는 그룹 뉴스룸 ‘그룹&CEO’ 코너 전면에 이 행사와 함께 이선호 그룹장이 임직원 사이에 앉아 발표를 듣고, 쉬는 시간에 기념사진을 찍는 장면까지 상세히 노출하며 ‘관리된 이미지 메이킹’에 나선 상태다.
미래기획그룹, CJ판 ‘지주사 내 컨트롤타워’로 부상
미래기획그룹은 단순한 신사업 검토 조직이 아니라, 그룹 중장기 비전·미래 먹거리·디지털 전환을 함께 쥐고 있는 전략 컨트롤타워로 구축되고 있다. 2025년 이후 CJ는 계열사별로 흩어져 있던 벤처투자 조직을 정비하고,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인 CJ인베스트먼트를 그룹 체계 안에 편입시키며 오픈이노베이션의 제도화·내재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CJ는 2021~2022년을 기점으로 각 계열사에 O/I 조직을 설치하고, 이번 협의체 출범을 통해 연 2회 정례 밋업, 투자 정보 실시간 공유 플랫폼, CVC 심사역 교육 과정 신설 등 그룹 차원의 공동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이는 성장산업 발굴을 계열사별로 ‘산발적으로’ 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데이터·AI·푸드테크·콘텐츠 IP·물류테크 등 그룹 공통의 미래 축으로 수렴시키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재계는 이를 두고 “승계 국면을 보다 가시적 단계로 끌어올리는 동시에, 오너 4세에게 그룹의 미래 방향과 포트폴리오 재편을 실질적으로 설계할 권한을 부여하는 과정”이라고 본다. 특히 AI, 데이터, 푸드테크 등은 CJ가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명시한 영역으로, 이선호 그룹장이 여기서 어떤 ‘색깔 있는’ 투자·제휴·M&A를 이끌어낼지가 향후 5년 CJ의 밸류에이션과 지배구조 재편 속도를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올리브영, ‘IPO에서 합병 카드’로…승계의 키(Key)로 떠오르다
CJ올리브영은 이제 단순한 H&B(헬스&뷰티) 스토어가 아니라, CJ그룹 지배구조·승계 전략의 ‘핵심 축’으로 규정되고 있다. 비상장사인 올리브영은 2025년 매출 5조8335억원, 영업이익 744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매출 20%대, 영업이익 20%대 중반의 고성장을 이어갔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 유입 확대와 글로벌 K-뷰티 수요에 힘입어 명동·강남 상권 주요 매장이 ‘해외 수요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과정에서 이선호 그룹장은 올리브영 지분 11.04%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로 자리 잡았다. 상법 개정으로 모회사·자회사 중복 상장이 제한되고,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 규제가 강화되면서 올리브영의 IPO(기업공개) 카드는 현실적으로 제약 요인이 커진 반면, 지주사 CJ와의 합병을 통한 지배구조 개편·승계 시나리오에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전략 옵션 IPO 재추진보다 지주사 CJ와의 합병설 부각
실제 올리브영은 상장을 전제로 도입했던 임직원 스톡옵션을 2025년 전량 취소하며 ‘IPO 로드맵 후퇴’ 신호를 보냈다. 각종 증권사 리포트 등에서는 “상장 대신 지주사와의 합병을 통해 오너 4세 지배력 강화를 도모할 것”이라는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 올리브영이 보유한 자사주가 전량 소각될 경우 이선호 그룹장의 지분율이 약 11%대에서 14% 안팎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추정치도 나오며, 자사주 소각·합병·지분 스왑이 결합된 입체적 승계 구조가 전망되고 있다.
이 같은 구조에서 올리브영의 기업가치가 높게 평가될수록, CJ 지주사와의 합병 과정에서 오너 일가가 확보할 수 있는 지분·의결권 파워도 커진다. 결국 올리브영의 고성장은 단순히 ‘캐시카우’ 차원을 넘어, 4세 승계의 가격·지분 레버리지라는 이중 기능을 수행하게 되는 셈이다. 이는 일본 패밀리 비즈니스에서 특정 비상장 핵심 자회사를 승계 교두보로 활용해 온 여러 사례와 구조적으로 유사한 포맷으로 볼 수 있다.
‘연결·시너지’ 화두, CJ 포트폴리오 재편의 코드
이선호 그룹장이 첫 타운홀 성격의 공식 행사에서 반복한 키워드는 “연결”과 “시너지”다. CJ는 식품(CJ제일제당)·엔터테인먼트·미디어(CJ ENM)·커머스(CJ온스타일·올리브영)·물류(CJ대한통운) 등 이종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어, 전통적 재벌 포트폴리오에 비해 ‘라이프스타일’ 관점의 교집합이 넓다는 점이 특징으로 꼽혀 왔다.
이번 O/I 협의체 출범은 바로 이 지점을 ‘실행 체계’로 옮기는 시도다. CJ그룹 뉴스룸에 따르면, 그룹은 연 2회 밋업과 상시 투자 정보 공유, CVC 역량 강화 교육을 통해 식품·커머스·물류·콘텐츠 스타트업을 계열사 간 공동 검토 대상으로 끌어올리고, 그룹 차원의 포트폴리오 조정을 동시에 염두에 두고 있다.
이는 계열사별 ROI 중심의 ‘각개전투’ 투자를 데이터·플랫폼 기반 공동 파이프라인으로 전환하려는 것으로, 향후에는 공동 펀드, 크로스 보딩(동일 스타트업의 다계열사 동시 PoC), 통합 KPI 설정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재계 일각에선 이 같은 움직임을 두고 “이선호 그룹장이 단순 지분 승계 대상이 아니라, 포트폴리오 전략·신성장 축 재정렬을 담당하는 ‘미래 설계자’ 역할을 부여받은 것”이라고 해석한다. 특히 CJ가 강조해 온 ‘글로벌 퀀텀 점프’, ‘디지털 전환’ 기조와 맞물리면서, AI·데이터·푸드테크·콘텐츠 IP 플랫폼화·물류 자동화 등이 향후 5~10년 CJ 전략규범의 핵심 코어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리스크 관리형 승계’와 시장이 볼 CJ지배구조 체크포인트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는 “CJ가 승계를 둘러싼 사회적 시선·정책 리스크를 의식해, 실적·미래전략·오픈이노베이션을 앞세운 리스크 관리형 승계 로드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상법 개정으로 지주사·자회사 중복 상장과 자사주 활용 여지가 줄어든 가운데, 성장성이 검증된 비상장 핵심 계열사(올리브영)를 통한 합병·지분 스왑 시나리오는 규제 환경 속에서 선택 가능한 ‘합법적·시장친화적’ 옵션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시장이 주목할 체크포인트는 분명하다.
첫째, 올리브영의 장기 성장성이다. K-뷰티·관광 수요에 의존한 단기 성장인지, D2C·글로벌 온라인·자체 브랜드(PB) 강화 등을 통해 구조적 성장 스토리를 만들 수 있을지가 향후 밸류에이션의 핵심이다. 둘째, 합병 방식·교환비율·소액주주 보호 장치다. 상법 개정 이후 대형 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감시 강도가 높아진 만큼, 시장 친화적 구조 설계와 정보공개 수준이 승계 정당성 평가에 직접 영향을 미칠 것이다.
셋째, 이선호 그룹장의 ‘실질 성과’다. CJ제일제당 시절 글로벌·바이오 사업에서 쌓은 경험에 더해, 미래기획그룹장으로서 AI·데이터·푸드테크·콘텐츠·물류 스타트업과 어떤 구체적 프로젝트·M&A를 성사시키는지에 따라, 그를 바라보는 시장의 평가는 ‘오너 4세’에서 ‘프로페셔널 경영자’에 가까운 방향으로 바뀔 수 있다.
재계 거버넌스 전문가는 "CJ 4세 이선호 시대의 본격화는 단순한 ‘세대교체’가 아니라, 올리브영을 축으로 한 지배구조 재편과 오픈이노베이션·디지털 전환 전략이 맞물린 다층적 승계 프로젝트로 읽힌다"면서 "향후 2~3년간 올리브영 기업가치의 궤적, CJ–올리브영 합병 여부, 그리고 미래기획그룹이 실제로 만들어낼 신사업·M&A 트랙 레코드가, 이 프로젝트의 성패를 가를 삼각 지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